아무리 강해지려고 해도 가족의 죽음은 언제나 슬픕니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것이 가족의 죽음입니다.
그것도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면 더욱 가족의 죽음은 충격이면서 슬픔입니다.
이 에세이 《어느 날, 남편이 내 곁을 떠났습니다》는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린 남편과 가족 이야기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였던 남편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남편의 죽음, 아빠의 죽음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장례식날 아이들도 울었고 아내도 울었습니다. 남편의 유골함을 들고도 눈물은 소리 없이 흘렀습니다. 모든 장례 기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저자도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도 생깁니다. 그렇게 일상 생활을 하지만 문득, 갑자기 남편이 보고 싶어집니다.
가족을 잃은 이 아픔은 언제까지 가는 것인지, 아픔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 외면하다 그리워하기를 반복하는 감정으로 계속 살아야 합니다.
또 가끔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날의 기억은 잊고 싶었지만 자꾸만 불쑥불쑥 떠오릅니다. 남편이 떠났다는 전화를 받던 순간, 응급실에 누워있던 남편, 관에 들어가기 전 곱게 꾸민 채 누워 있던 남편 모습, 남편이 가루가 된 걸 확인하던 순간이 예고 없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그리움은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 역시 생활하면서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게 됩니다. 갑자기 보고 싶다고 울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가족관계에 아빠가 빠진 것을 증명할 서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아빠의 이름 옆엔 사망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의 빈자리는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내라는 이름 대신에 과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족을 떠나보내면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후회입니다. 살아 있을 때 잘 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고 잘해 줄걸하는 후회만 듭니다.
고단하고 지쳤어도 먼저 잠들지 말고 기다려 줄걸, 기다렸다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며 어깨라도 주물러 줄걸,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손이라도 잡아줄걸, 고맙고 행복했다고 말해줄걸, 배려받고 있는 만큼 배려해 줄걸하는 후회되는 생각만 떠오릅니다. 남편과 나눈 추억도 많았습니다.
행복했던 추억이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결국에 자책에 이르게 되면서 이별 후의 아픔, 슬픔, 그리움에 자책이 더해지는 날들이 계속됩니다.
한 남의 아내이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셋이서 지내는 일상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남편 없이도 꿋꿋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래도 남편의 부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의 빈자리는 항상 채워질 수 없었고 존재의 부재로 인한 결핍이 우리의 삶과 함께 했습니다.
결핍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마음에는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아마 평생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