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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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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디케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기에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사건'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내겐 흥미를 끌었는데

책의 프롤로그부터 사건이 발생하며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 대해 계속 언급하고

'볼트모어의 서'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전작을 모르는 상태이기에 그 부분이 계속해서 궁금했다.

문학 교수였던 해리 쿼버트 사건이 대체 뭘까.

마커스는 왜 계속해서 그와의 추억을 놓지 못하고 따라다닐까.


비록 전작의 내용을 알고 있지못하더라도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읽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전작에 대한 약간의 궁금증이 있을 뿐이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극 중 작가이자 주인공인 '마커스 골드먼'을 중심으로 한 시점과

11년 전 사건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의 경사 '페리 게할로우드'를 

중심으로 한 시점이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처음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그저 11년 전 사건의 경찰이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11년과 현재를 교차하여 보여주는 이유가 있었다.


11년이 지나 페리에게 도착한 '익명의 편지'

발신인도 주소도 없는 그 편지에는 믿을 수 없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11년 전, 알래스카 샌더스를 죽인 건 누구일까.

그녀의 남자친구인 월터? 피 묻는 셔츠의 주인 에릭?

그들 중 누군가가 정말 범인인 걸까?


11년이 지나버린 사건을 페리와 마커스가 다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 끝나버린 가제본 ㅠ_ㅠ

초반부는 11년 전의 사건을 중심에 두면서 읽어내려갔고

후반부는 마커스의 수사를 중심으로 읽어내려갔다.


탐문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실제 경찰의 탐문수사를 보는 것처럼 디테일하게 그려졌고

수사 녹취에 대한 것도 표현되어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11년 전 사건과 현재가 만나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급진적으로 전개되는데

그 부분부터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려는 움직임을 앞두고 가제본 분량이 끝나버려서

8월 16일에 정식 출간이 되면 다시 읽어야 될 듯.


숨겨진 비밀이 드러날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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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 죽는 너에게 토마토미디어웍스
유호 니무 지음, 전성은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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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플래시. 그 빛을 보게 되면 행복한 일이 생긴대.


행복은 무엇일까. 소마에게 히나호는, 히나호에게 소마는 어떤 의미일까.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한 두 사람이지만, 운명처럼 끌려버린 그들에게 '기적'이 찾아올까?


풍경의 일부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린플래시라는 공통 분모 하나로 점점 가까워졌다.

히나호와 있으면 즐거웠고, 그린플래시를 함께 볼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진 말이다.

히나호의 절친인 '사키'는 전골을 위한 버섯을 채집하러 가는 소마에게

한 가지를 약속해달라고 했다.


"반드시, 내일 저녁까지는, 히나호의 얼굴을 보러 와 주세요. 꼭 지켜주세요."


그게 무슨 말일까?

어차피 오늘 버섯을 따면 당연히 내일 갈 생각이었는데.

'사키'는 또 한 번 당부했다. 버섯을 따지 못 하더라도 돌아와 달라고.

그렇지 않으면...

신경쓰지 않는 게 불가능할만큼 자극적인 말.

하지만 소마는 히나호에게 곰보버섯을 먹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산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3일째 되는 날에 히나호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원망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키'와

나를 처음 본 것 같은 얼굴의 '히나호'가 있었다.


-------------------------


끝이 정해진 시한부 로맨스라고 생각했었다.

'3일 후에 죽는다니. 누군가가 죽는 가슴 절절한 로맨스겠지.'

라고 완벽하게 넘겨짚었다.


그저 그런 시한부 로맨스가 아니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해도'를 뒤이을

'기억'이 중심이 되는 또 다른 형태의 로맨스였다.


첫 장을 펼친 이후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이 있었다.


소마와 히나호가 서로에게 끌리는 것처럼

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

그리고 그 끝에, 결국 행복이 찾아올까.


히나호를 아는 모두가 숨겨두었던 '비밀'을 그녀가 알게 되고

소마가 그녀의 곁을 끝까지 지키려하고

마침내 '그린플래시'를 마주하며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그렇게 끝날 것만 같던 엔딩에서 기다리는 건 반전이었다.


그 반전이 너무도 반갑지 않아서 이대로 끝나면 안 된다고

몇 페이지 남지 않은 이야기를 앞에 두고, 다른 엔딩이 있길 바랬다.


비록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린플래시'를 함께 보며, 또 다른 기적을 만난 두 사람의 앞날은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다.

"히나호한테 살해당해도 난 몰라요."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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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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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건널목에는 무언가가 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것. 

3호 건널목에는 유령이 있다. 야쿠자에 정치인까지 엮여있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여자. 

그녀의 진짜 이름을 뒤쫓으며 죽음의 진상에 가까워진다.



필름에 무언가가 찍혔다.

수수께끼의 피사체. 그 정체는 대체 뭘까.


심령 기획을 취재하는 마쓰다가 심령 사진 조사를 시작하자 전화가 걸려온다.

밤 1시 3분. 가냘픈 음성 하나만 들리는 전화. 여성의 소리만 들리는 전화.

매일 걸려오는 것도 아니다. 인지하지 못할 때만 걸려오는 이상한 전화다.


마쓰다는 심령 사진 조사가 살인 사건으로 일이 커짐을 느낀다.

그런데, 피해자의 이름도 신원도 불명이다.

카바쿠라에서 매춘을 했었다는 사실 하나 뿐. 그녀를 아는 사람은 정말 없는 걸까?

단순한 취재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밝히고 싶다. 알아내고 싶다.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는 왜 죽어야했는지.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3호 건널목에서 시작한 취재는 살인 사건의 장소로, 그리고 피해자의 신원을 뒤쫓는 것으로 이어진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져야 심령 기사를 쓸 수 있으니까.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취재를 이어갈수록 이야기는 깊어진다.

심령 사진의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건널목 유령'에 점점 가까워진다.


정체를 감추고 살던 여자.

잠시나마 그녀와 룸메이트였던 '에미'

카바쿠라 업소를 통해 조금씩 가까워지던 마쓰다는

이 일에 야쿠자와 정치인까지 엮여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끝에 그녀의 고향까지 알아내며

마쓰다는 자신의 일을 완수하지만, 그건 개운하지 않은 일의 마무리였다.

그깟 정보가 대체 뭐란 말인가. 그녀에 관해 대체 뭘 안다고.


그녀의 인생은, 그녀의 상처입은 영혼은

그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가십거리 같은 게 아니었다.


유령이 되면서까지 떠나지 못하고 머무는 그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그녀.


이야기를 읽어가는 동안 마음 한켠이 답답해졌다.

세상은 그 사람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기억해버린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러한 것처럼, 그 사람은 영원히 그럴 거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사연이, 그럴 수밖에 없던 상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 속 그녀의 사연이 밝혀지는 후반부가 가슴아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돌아가고 싶었을까.


마쓰다로 인하여 건널목은 이제 조용해졌다.

마음 속에 남아있던 아내도, 건널목을 서성이던 그녀도

다른 세계로 가 버렸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살아있음에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버텨왔던

그녀의 영혼이 마침내 고향에 다다랐기를 바래본다.


그깟 정보가 대체 뭐란 말인가. 그녀에 관해 대체 뭘 안다고.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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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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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취향을 깨워드립니다.

신진오, 전건우 작가의 공포 단편 8가지가 수록되었다.


[헤이, 마몬스]


마몬스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야.

녀석은 소원을 들어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어.

세 가지 소원.

규한은 형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세 가지 소원이 전부 이루어졌다는,

말이 안 되면서도 섬뜩한 그 이야기를.


[얼룩]


집에 홀로 남아있는 하나는 배고픔과 싸우고 있었다. 김치 냉장고를 열면 먹을 게 있을 지도 몰라. 상상 속의 친구 '제니'가 그렇게 말했지만, 무서웠다.

안방에 들어가면 먹을 게 있을지도 몰라.

제니가 다른 방법을 얘기했다. 안방이라면, 엄마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안방이라면 뭔가 있을지도.

그런데....흔들리는 저건 대체 뭐지?


[딩동 챌린지]


유행이다. 화제의 챌린지다.

혜윤은 듣기만 해도 섬뜩하고 꺼려지는 얘기였지만, 함께 모인 친구들이 들떠있어서 거절하지 못했다.

실패하면 벌칙이 있다는데...

그게 어떤 벌칙인지도 모르는데, 왜 다들 좋아하는 걸까?

과연 이 챌린지는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네 발 달린 짐승]


시니의 저주술.

주술을 행하면 다른 이의 눈을 빼앗을 수 있다.

시험을 앞둔 희정은 수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밑져야 본전으로 주술을 행한다.

그런데 이거, 진짜다. 정말로 되는 거였다. 세상에.

엄마의 잔소리에 스트레스는 나날이 쌓여만가는데, 수능만 끝나면, 그때까지만 잘 넘기면 뭐든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게 희정은 멈출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신딸]


신당빌라.

3층에 신당을 차리고, 무당이 하숙집 주인인 곳.

그곳에 들어간지 한달.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기댈 곳이었던 무당 '미희'에게 도움을 청하자,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뭔가 이상하다.


[추락]


미안해, 지현아.

난 더 살아야겠어. 정점에 올라야겠어.

친구를 배신해버린 그 날 이후,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오늘, 무언가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차가 고장나고, 엘리베이터에서 전화가 끊기고, 거실창이 열려있고, 정전이 되고. 그리고...

지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만성활력]


유골함 모양에 들어있는 수상한 영양제.

그 영양제를 먹는 사람은 활기가 돌고, 생생해진다고 한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일 뿐이었다. 이게 뭐라고. 대체 왜 실종된 사람들이 전부 만성활력을 먹고 있었을까.

피로에 피로가 누적된 수진은 호기심에 맛 본 만성활력 덕분에 생기를 느끼고 일의 능률이 오른다. 안 되는데. 이렇게 계속 손이 가면 안 될 텐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중독되어버린다.


[반딧불의 산]


산이 운다.

선산에는 무언가가 있다. 아버지는 그걸 괴물이라 말하고, 산지기로써 산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가문 남자들이 해야되는 역할. 처음엔 그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찾은 그 산에서 아버지가 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반딧불의 산. 그 산에는 무언가가 있다.



-------------------------


8개의 공포 단편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8개의 이야기는 현실과 맞닿아있기도, 조금은 동떨어져있기도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유혹과 연결되어 있었다.


8개의 이야기 중에선 [네발달린 짐승] 과 [만성활력]이 가장 재미있었다.


네 발 달린 짐승은 인간이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는 듯해서 끔찍했다.


만성활력은 마약과 같은 환각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역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여 결국엔 살인에 대한 죄책감마저 못느끼게 한다는 섬뜩함이 있었다.


[얼룩]은 아동 방임에 대한 사회문제를 담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엄마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서 무서웠다.

방문을 미친듯이 긁고 두들기는 엄마의 모습이라니. 아이의 눈에선 얼마나 무섭게 느껴질까.



결말이 예상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8개의 이야기가 각양각색의 소재로 만들어져서 읽는 재미를 주었다.


'테이스츠 오브 호러'라는 웹툰 원작이 있다는 걸

작가의 말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웹툰을 찾아보니 소설에서의 설정이 더 어울리는 부분도 있는 듯 하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데, 소설과 웹툰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영상으로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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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하인드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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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우유 하나였다.


고작 우유 1리터가 그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비하인드' 그곳에는 악마가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족쇄와도 같이, 끊임없이 숨통을 옥죄어오는 악마가...


희망을 품었다.

별탈없이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그런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았다.

익명의 폭로글을 남긴 이에게 말을 건 순간,

악마가 만들어놓은 함정이 스스로 발을 들인 셈이 되었다.


[미치겠지?]

[나는 왜 그럴까?]

[도대체 너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악마가 요구하는대로, 악마가 지시하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악마의 정체를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악마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 했다.

악은 너무도 치밀해서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고작 우유 하나.

그걸로 시작된 악마의 손길이 그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오고 있었다.

악은 너무도 치밀하다. 빠져나갈 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이란 게 있기나 할까 싶었다.

단 하나. 그 방법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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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익명'이라는 건 너무도 무섭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 때문에 가감없이 본성을 드러낸다.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해, 자신의 재미를 위해

거리낌없이 남을 비난하고 욕한다.

재미를 위해? 이익을 위해?

어떤 이유를 붙이든 사람이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비판이 아닌 비난은 그저 인신공격일 뿐이니 말이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현실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고작 그런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한다.

그리고 그런 마녀사냥으로 인하여 삶이 

송두리채 흔들리며 무너져내린다.


처음엔 화를 내고, 거부도 하지만

그럴수록 악은 자신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마수를 뻗친다.

그리고 거기서 피해자들은 무릎을 꿇고 만다.


오과장과 정비서.

그리고 악마들.


이야기 속에선 두 명의 피해자와

비하인드의 악마들이 나오지만

'익명'이라는 가면 속에선 얼마든지 또 다른 악마가 탄생할 수 있다.


공익 제보를 위한 익명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익명은 선한 영향력이라고 보기엔 힘든 것 같다.

악플을 근절하고, 

그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면

'익명'이라는 가면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익명'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언제든지 그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그런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섬뜩함마저 들었다.

'더 비하인드'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있는 악마가 모두 사라질

그 언젠가를 바라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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