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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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야.


전학생 스즈키의 말에 '도시에서 유행하는 신 게임인가?' 

싶었던 요시오는 질문을 던진다.


인기 있는 선생님의 남자친구에 대해,

내가 언제까지 사는가에 대해,

고양이 학살 사건의 범인에 대해.


요시오가 속한 소년 탐정단은 '신'의 말에 근거한 범인을 경찰에 신고하기로 하고

증거를 날조하기로 뜻을 모으지만,

다음날 친구가 죽게 되는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엔 그저 신 게임에 동참하는 정도로 생각했던 요시오는

점점 스즈키가 진짜 '신'이라 믿게 되고,

범인에게 천벌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는데.....


고양이 학살 사건의 범인은 정말, 신이 말하는 대로일까?

친구를 죽게 만든 범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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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정말 '신'일까.

범인은 정말 그 사람이 맞을까.

그렇다면 천벌은....왜?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을 '신'이라고 한다면.

그 증거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현재 일어나는 일을 맞춘다면 어떨까.


어른이라면 그저 우연이라며 웃어 넘길지도 모르지만,

초등학생이라면 처음엔 의심하더라도 점점 빠져들 것이다.


'신 게임'은 그러한 믿음 뒤의

끔찍한 사건과 범인의 정체를 추리하는

요시오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빠르게 읽히고 몰입감도 좋은데,

이게 '아동서'라는 것이 충격적이다.

요시오의 눈앞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그것은 '천벌'이며 '신'은 틀리지 않는다, 라니.


친구의 죽음을 두 차례나 목격한 요시오는

거기에 또 한 번의 천벌을 마주한 뒤에

어떻게 온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가로젓게 되는 상황 앞에서

요시오의 미래는 칠흑같은 어둠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 생각해본다.

스즈키는 정말 '신'이었을까.

'신'이라는 이름 하에 요시오도 모르는 사이

가스라이팅을 행한 건 아니었을까.

읽은 뒤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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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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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찬탈자

천박한 순례자

가난한 공범자


잡지사 기자였던 편집자 고바야시,

유령을 믿지 않는 오컬트 유튜버 이케다,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프리랜서 작가 호조.


세 사람은 이케다가 촬영했던 심령 명소를 분석하고

소문을 각색, 괴담을 날조하여 팬북 발매라는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자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지고 회의를 할수록

유령을 믿지 않는다했던 이케다의 안색이 변하고

고바야시와 호조에게도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었는데....


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들에게 다가오는 저주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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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큐멘터리에 이야기를 더하다



작가의 전작인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보면서

참신한 구성이라 신기하기는 하지만

그런 구성이 반복되며 무서움도 옅어졌다는 리뷰를 썼었는데,

이번 '더렵혀진 성지순례에 대하여'는 

마지막까지 공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로쿠보 살해'라는 일본 민담을 차용하여

그 당시의 그 일이 실제로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첫 페이지부터 실제 사진인 듯한 이미지를 넣어서

짱이케라는 유튜버가 실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역자의 후기에는

'저주로 죽어 환생할 때까지 더렵혀진 성지를 방황하며

윤회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걷는 순례자가

저주를 계승할 다음 희생자를 기어코 찾아낸다'고 적혀 있는데,

이케다가 건넨 마지막 말은

"이젠 네 차례야."

이야기를 함께 했기 때문에

더 섬뜩하게 다가오는 대사가 아니었나 싶다.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던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와는 달리,

실제처럼 느껴지는 모큐멘터리 방식에

세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괴담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추가되어

잘 만들어진 공포 소설을 읽는 것 같아서

전작보다 만족감이 좋았다.


영화로 만들어진 긴키 지방은 아직 안 봤지만,

영화는 평점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

아마 이번 작품도 영화로 만들어지면

꽤 괜찮은 공포 영화로 탄생 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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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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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처럼 느껴지는 모큐멘터리 방식에, 세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괴담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추가되어
잘 만들어진 공포 소설을 읽는 것 같아서 전작보다 만족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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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호더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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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가 치는 밤, 아이를 발견했다.


칼을 움켜쥔 채로 창고에 숨어 있던 아이, 엘리너.

집으로 들이고 먹을걸 주어도 경계심을 풀지않던 아이는

급기야 케이시의 총으로 그녀를 겨누기까지 한다.


케이시는 어떻게든 아이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엘리너는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아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한편, 열 세살의 아이 엘라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외면하는 외톨이다.

매일 샤워를 하고 씻어보지만,

잡동사니로 가득한 집 안에서, 세탁기도 고장난 상황에서,

방임하는 엄마 밑에선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 엘라에게 '앤턴'이라는 친구가 생기고,

생각지도 않았던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엘라와 케이시.

두 사람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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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으로 모든 비밀이 풀린다.


과거의 엘라,

현재의 케이시.

두 시점이 교차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빠져들 정도로 각각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과거의 엘라는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친구'라는 존재에 기대어

어떻게는 희망을 보려했던 한 아이가 보였고,

현재의 케이시는

갑작스럽게 마주한 상황 속에서도 선생님이었던 경험을 살려

어떻게든 아이를 진정시키려는 어른의 모습이 보인다.


방임과 폭력의 상황에 놓인 엘라를 보며 눈살이 찌푸려지고

케이시를 찾아온 엘리너라는 아이가 엘라라는 생각이 뒤따르지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비밀'이 풀리면 숨을 헉 들이마시게 된다.

이렇게 떡밥을 회수하다니.

이렇게 연결되다니!


프리다 맥파든의 전작(하우스메이드 시리즈, 핸디맨)을 읽었기에

어떤 몰입감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주는지 알고 있지만

'차일드 호더'는 가정 폭력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결합시키고,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보는 재미와 반전을 더해

휘몰아치는 후반부 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읽었던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을 정도인데,

두 시점이 연결되는 부분이 주는 희열과 몰아치는 후반으로

책을 덮은 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한다.'

그렇다면 아이를 학대한 부모는 어느 정도의 벌을 받아야 할까.

부디 조심하길. 

법이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정의를 실현하려 직접 움직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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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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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에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편지. 

그곳을 찾아온 이들은 어떤 고민을, 어떤 괴로움을 품고 있을까. 

천국을 향한 편지,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게서 건네 받는 답장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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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도 돼.

살아도 되고말고.



최애 아티스트의 죽음.

유일하게 살아갈 의미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사라진 세상에서

점점 위축되어가는 '마키무라'는 천국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광고에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향하고, 최애 아사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살아갈 의미와 터전을 준 은인의 죽음.

눈앞에 놓인 물욕에 그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든 '오키'는

아오조라 우체국에서 은인 '사에키'에게 사죄의 편지를 보낸다.


용기와 길을 제시해준 할머니의 죽음.

학교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도망쳐버린 '메구미'는

여름 방학에 찾아간 할머니 댁에서 살아갈 길을, 자신감을 회복한다.

천국으로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보낸 메구미에게 할머니는 의외의 답장을 보낸다.


딸보다 의지했던 반려견의 죽음.

한 순간의 실수로 '페로'를 잃게 된 중년 여성 '지요코'는

페로와의 추억에 눈물 짓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다.


자신을 지지했던 연인의 죽음.

성공한 사업가지만,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은 막지 못했던 '잇페이'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잘못된 선택을 한 탓에 사회적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떠나간 연인을 추억하며 그녀에게 편지를 보낸다.



눈물로 시작되어 따스함으로 위로를 건네는

다섯 통의 편지가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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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그리고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기차역을 읽을 때, 소름이 끼쳤었다.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

내 삶의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기에

이야기의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하늘로 떠나고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이 찾아왔다.

천국으로 편지를 보내는 특별한 우체국이.


다섯 통의 편지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었고

때로는 눈물 짓게, 때로는 안타깝게 만든다.


각각의 이야기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닌,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야기가 연결되어 특별함을 더한다.


천국으로 보내는 편지는 거액의 우표값이 들기 때문에

돈과 사랑이라는 선택지 앞에 놓이지만

소중한 사람과 한 번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기적을

돈 때문에 포기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 번 더,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기차역과 유령 열차에 비해

감동적인 면에서는 조금 덜했지만,

요즘 시대에 이용빈도가 줄어든 '편지'를 통하여

상실의 슬픔을 이겨낼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특별함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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