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하인드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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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우유 하나였다.


고작 우유 1리터가 그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비하인드' 그곳에는 악마가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족쇄와도 같이, 끊임없이 숨통을 옥죄어오는 악마가...


희망을 품었다.

별탈없이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그런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았다.

익명의 폭로글을 남긴 이에게 말을 건 순간,

악마가 만들어놓은 함정이 스스로 발을 들인 셈이 되었다.


[미치겠지?]

[나는 왜 그럴까?]

[도대체 너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악마가 요구하는대로, 악마가 지시하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악마의 정체를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악마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 했다.

악은 너무도 치밀해서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고작 우유 하나.

그걸로 시작된 악마의 손길이 그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오고 있었다.

악은 너무도 치밀하다. 빠져나갈 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이란 게 있기나 할까 싶었다.

단 하나. 그 방법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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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익명'이라는 건 너무도 무섭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 때문에 가감없이 본성을 드러낸다.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해, 자신의 재미를 위해

거리낌없이 남을 비난하고 욕한다.

재미를 위해? 이익을 위해?

어떤 이유를 붙이든 사람이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비판이 아닌 비난은 그저 인신공격일 뿐이니 말이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현실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고작 그런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한다.

그리고 그런 마녀사냥으로 인하여 삶이 

송두리채 흔들리며 무너져내린다.


처음엔 화를 내고, 거부도 하지만

그럴수록 악은 자신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마수를 뻗친다.

그리고 거기서 피해자들은 무릎을 꿇고 만다.


오과장과 정비서.

그리고 악마들.


이야기 속에선 두 명의 피해자와

비하인드의 악마들이 나오지만

'익명'이라는 가면 속에선 얼마든지 또 다른 악마가 탄생할 수 있다.


공익 제보를 위한 익명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익명은 선한 영향력이라고 보기엔 힘든 것 같다.

악플을 근절하고, 

그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면

'익명'이라는 가면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익명'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언제든지 그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그런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섬뜩함마저 들었다.

'더 비하인드'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있는 악마가 모두 사라질

그 언젠가를 바라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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