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의 단검
이정훈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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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을 잃은 남자는 복수를 결심했다.


도형은 어느 날 밤,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는다. 

단순한 사고라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의심한 도형은 

사고 부근의 별장을 가진 대기업 회장 아들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는데...

도형은 사건에 얽힌 진실을 알아내고 복수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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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비극적인 사고, 그리고 은폐


한순간에 가족을 잃게된 충격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베테랑 형사 도형에게도 그랬다.


한밤에 일어난 충격적인 사고.

그리고 사고 현장으로 급하게 가다가 난 교통사고까지.


가족의 사고이기 때문일까.

사건에서 배제된 것에 더해서

정신과 상담까지 받게 되지만

추락사라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당연하다.

캠핑장으로 먼저 출발한 아내와 아들.

뒤늦게 출발하려던 도형은 통화를 하며 캠핑장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전화기 너머 무언가에 부딪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는데,

추락사일 뿐이라고? 단순 사고라고?


이건 사고가 아니다. 사건이다.

그것도 대기업 회장 아들이 엮인.


후배 형사 황보의 도움으로 사건을 추적하며 복수의 대상을 찾아내지만,

그날의 사고에 연루된 인물이 하나씩 살해당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한다.


누굴까. 

도형의 타겟을 죽이는 그 존재는.

그리고 그날의 사고에 엮인 진실은 드러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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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반전과 충격을 선사하는 결말


한 번 손에 잡으면

좀처럼 내려놓기 힘들만큼 흡입력이 있다.


가족의 비극적인 사고와

그날의 진실을 추격하는 도형의 뒤를 따르며

나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지는 분노를 느낀다.


내 가족이 저런 사고를 당한다면

평소엔 냉철한 판단을 하던 사람도

눈이 뒤집힐 수밖에 없다.


하물며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그것도 대기업이 연루된 은폐 사건이라면,

법의 복수를 바라기보단, 직접 복수를 하려하지 않을까.


그런 복수심에 영혼이 잠식된 사람에게

복수의 신, 네메시스의 단검처럼 무기를 쥐어준다면

그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숨가쁘게 사건을 추격하고,

의문의 인물에게 사고와 연루된 인물이 살해당하고,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후반부가 되면

충격에 빠지게 된다.


어느 정도 반전이 숨겨져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반전과 충격을 선물한다.


그 부분이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아예 없을법한 일은 또 아니여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등골이 오싹할 섬뜩함이 느껴질 것 같은 부분이기도 했다.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

그 속에 감춰둔 단검의 실체가 놀라웠던,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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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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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년의 양우와 2004년의 명원의 만남


첫 시작은 악연이었다. 

자전거 도둑이 되어버린 양우와 자전거 주인 명원. 

그리고 외딴 곳으로의 동행, 그리고 도주(?). 


우연이 반복되면 인연이 되듯, 의도적으로 만들어버린 인연 아닌 인연으로 

두 사람 사이의 추억은 쌓여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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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과의 첫 만남.

그런데 이 녀석, 수상하다!


처음은 지독한 악연이라 생각했다.


자전거를 훔쳐간 도둑을 붙잡았더니 그냥 주웠을 뿐이란다.

그러더니 쓰고 있던 헬멧을 고쳐야한다며 빨리 가야된단다.

그것도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서 말이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뒷자리에 올라 의문의 남자를 따라간 곳은 외진 곳의 허름한 건물 앞.

금방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지만

기다려줄 이유가 없다! 내 자전거니까!


그런데 이 녀석...

몽타주까지 그려서 나를 찾는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엮이게 되었는데...

클라이밍 선수처럼 9층 베란다에 매달린 아빠를 구해주더니

팔에서 스파크가 보인다.


저 녀석은 사람이 아니다. 정체가 뭘까?

수많은 의문의 끝에, 녀석이 담담하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나는 미래에서 왔어."


미래에서 온 양우와 현재를 살아가는 명원.

어쩌다 엮이게 된 두 사람이,

어쩌다 쌓게된 첫사랑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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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이 만들어준 21세기 마지막 첫사랑


양우가 살고 있는 22세기의 삶은 어떤 걸까?


시간 여행이 가능하고, 편리한 인공지능이 있고.

많은 게 발전되어 우리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어째선지 온기가 사라진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기에 양우는 병원에서 유일한 말동무였던 '바다'를 되찾고 싶었다.

2004년에 있다는 그 말을 믿고서.

정말 21세기에 바다가 있을 것만 같아서 시간 여행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명원을 만났다.

우연인듯, 인연으로 이어진 21세기의 첫사랑을.



이야기가 쉽게 읽혀서 좋았다.

장면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10대만의 풋풋함이 글 속에 그대로 담겨있어서 좋았다.


청소년 문학은 아니지만, 청소년 문학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그 안에 청춘의 한페이지를 써내려가는 몽글몽글한 로맨스가 담겨 있어서

흐뭇한 미소와 안타까움이 공존하기도 했다.


2004년 즈음에는 나도 명원처럼 학생이어서

그때의 아이템이라거나 노래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22세기에서 온 소년과 21세기 소녀의 만남.

짧은 여름과 가을의 만남이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그때의 감정들.


매년 그 계절이 돌아오면 양우를 떠올릴 명원의 모습이,

미래의 캡슐을 볼 때마다 명원을 떠올릴 양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 두 사람의 마지막이

오랫동안 남을 여운으로 기억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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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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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하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까.


검은 고양이를 따라 홀린듯이 들어간 칵테일 바. 

거기서 바텐더가 쉐이커로 만든 칵테일을 마시는 순간, 

나우는 13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절친 이내가 살아있던 그때로. 

친구를 구하고 사랑도 지켜낼 다섯 번의 시간 여행. 

그 안에서 나우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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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라진 시간,

그리고 네가 존재하는 시간.


마치 친형제와도 같은 사이.

나우와 이내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내와 하제의 로맨스에 나우는 제 마음을 숨겨야만 했다.

절친의 여자친구니까.

이내가 좋아하는 하제니까.


불의의 사고로 이내가 사라진 시간에도,

하제가 이내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시간에도,

나우는 묵묵히 제 마음을 숨긴 채 하제의 뒤에 있었다.

모든 걸 단념한 하제가 뒤돌아 자신을 바라볼 때까지.


하제의 곁에 자신이 있게 되기까진

그런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프로포즈를 앞둔 어느 날

바텐더의 쉐이커로 만들어진 칵테일을 먹고 난 뒤,

열아홉의 날로, 열다섯의 날로 돌아가버렸다.


사랑을 포기하고 친구를 구해내야할까?

친구도 구하고 사랑도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


다섯 번의 시간 여행.

그 끝에 나우가 선택하게 될 삶은 어떤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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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으로 알게 된 현재의 시간.


'그 분의 세계'


그게 뭘까?

나우를 과거로 돌아가게 만든 존재.

나우의 과거가 아니라는 바텐더의 말에

나우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가 있을 거라 추측했다.


그 추측은 맞았지만,

나우가 원했던 '친구도 구하고, 사랑도 지키는' 결말은 아니었다.

그 분은 나우가 그런 결말을 선택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 분이 원하는 건 과거를 바꿔보려하고,

과거에 머물며, 과거를 불안해하는 나우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시간을, 앞으로의 세계를 살아가는 나우의 모습이었다.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함께 하며

답답하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다.


'만약에'라는 시간 속에서

다시 써 보는 과거의 기록들.


하지만 한 번 지나간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인생에 '만약'이라는 시간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한 '만약'의 시간에 갇혀 있다면.

그로 인해 앞으로의 세계가 불안하게 된다면,

어떤 누구도 '현재'를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지나온 과거의 시간 속에서

다시 되돌리고픈 순간들이 있긴 하다.


이랬다면 어땠을까?

그때 저런 선택을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되돌아본 과거에 후회의 순간이 없는 이가 있을까.

우리는 후회의 마음을 간직한 채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한 후회의 순간이 있기에 한 단계 성장하고

그러한 마음을 양분 삼아 한 차례 성숙해진다.


지금 이 순간,

현재의 시간을 살아가는 것.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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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A/S 상담소
이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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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나고 깨진 사랑을 다시 이어 드립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가 오해로 얼룩져 헤어짐을 선택하거나, 

마음을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거나, 

오래된 짝사랑으로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이가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등, 

여러 조각난 사랑을 다시 이루어주는 

여기는 '첫사랑 A/S 상담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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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이루고 싶으신가요?


우연히 알게 된 전화번호.

스팸이거나 사기가 아닐까 싶었지만

헤어진 사랑을 잊지 못해 속는 셈치고 전화를 걸었다.


첫 전화에 혜주의 이름과 정보를 알고,

동준과 헤어졌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

첫사랑 A/S 상담소의 AI 상담사.


상대의 세계에 자신을 모두 던져 넣을 수 있었던 첫번째 사람.

그리고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첫번째 사람과의 첫 사랑.


첫 사랑의 깨진 부분을 수리하여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허무맹랑한 상담이었지만,

혜주는 어째선지 거기에 기대고 싶어졌다.

그리고 전화 상담에 이어 동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배려란 상대의 관점에서 해야된다는 것을.

서로를 향한 배려 때문에 오해가 생겨서 동준의 마음을 잘못 이해했음을.


첫사랑 A/S 상담소를 통해 동준과의 사랑이 이어진 혜주의 곁에서

또 다른 첫 사랑도 이어지게 되는데...


세상의 모든 사랑이 행복하게 이루어지길 원하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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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은 첫 사랑이다.


첫 사랑.

자신을 모두 던지고,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첫번째 사람.

하지만 여러 이유로 어긋나거나 깨져버린 사랑.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래서 가슴이 시리거나 아픈 그런 사랑을

다시 연결하거나 이어붙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바램을 실행시켜주는 특별한 상담소.

상담소의 소장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전화가 연결되면 사랑의 정보를 알게 되는 앱까지.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갔지만,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건

'특별한 힘' 같은 게 아니다.


억지로 갖다 앉혀놓고 사랑하라며 명령하지도,

큐피트의 화살을 쏴서 사랑에 빠지게 만들지도 않는다.


알지만 간과한 것들을,

모르고 지나친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을

되돌아보고 깨닫게 해준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어긋났던 관계가 회복되고,

지나간 사랑이 맺어지기도 한다.


이야기를 읽으며 '인연'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건

인연과 관계의 연속이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연결되는 인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자신의 주장만 펼치는 게 아닌 서로 맞춰가는 것.

무작정 화를 내는 것이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


서로를 향한 배려와 서로를 향한 마음이 맞닿는다면

세상의 모든 첫 사랑은 행복한 결실을 맺지 않을까?


첫사랑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

몽글몽글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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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비밀 레시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6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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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이상하지만 특별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곳만의 레시피.


탕후루가 들어간 떡볶이, 무 대신 복숭아를 넣은 소고기뭇국, 

새우 대신 바닷가재와 캐비어가 들어간 달걀국까지. 


상상도 하지 못할 조합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의외로 맛있다! 

거기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이들의 마음까지 위로해준다니! 


'악마'라는 존재가 선물하는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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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달래는 음식이 먹고 싶지 않아?


말하는 까마귀 '파주주'의 존재도 신기하지만,

식당의 주인이라는 '데몬'의 존재도 신기하다.


설탕과 소금을 혼동하고

우당탕탕 소리로 불안감을 키우지만

완성된 음식은 맛 하나는 끝내준다.


거기다 맛있게 먹어준 보답으로 환상을 보여준다고?


먹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레시피

그리고 그에 따라 눈앞에 보여지는 끔찍한 미래 .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커지는 시점에서 만나게 된 악마의 레시피는

미래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선택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만년 5등으로 수영에 대한 회의감과 절망으로 가득찬 '세현'

친구의 뜻대로만 움직이다가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지영'

반대로 병에 걸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민준'


세 명의 고민은 제각기 다르고, 부정적인 감정도 다르다.

단 한 가지.

악마의 레시피에서 음식을 먹었다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앞으로의 삶이 달라졌다는 것 까지.


부정적인 감정을 가져가고 영혼을 달래는,

악마가 선물하는 환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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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만든다.


학창 시절의 고민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성적에 대한 고민,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오는 생각의 차이 등


이 작품은 그런 청소년기의 고민을 소재로 삼아

독자에게 말하고 싶은 바를 담아냈다.


또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어른에게도

그때를 떠올려보고, 되돌아보며

어른의 무대로 바뀌어버린

지금의 나에겐 그런 부정적 감정이 없는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재능이 없는 건 아닐까, 에서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보니까 포기하지 말자.


나만 외톨이가 된 건 아닐까, 에서

친구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 대해 알아가기.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 에서

또렷한 감정의 형체가 된 사랑으로.


자존감, 우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 안에는

슬픔, 기쁨, 절망, 아픔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마음이 담긴

특별한 비밀 레시피도 담겨 있다.


눈앞에 보여지기 전까진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환상'으로 보여주며 깨닫게 하는 곳.


별점과 리뷰는 없더라도,

나만 아는 식당으로라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때때론 친구처럼, 때때론 대나무 숲처럼

위로가 필요할 때 훌쩍 찾아갈 수 있는 마음의 쉼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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