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일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설익은 인생 성장기
작은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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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날 갑자기 반려병이 생겼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줄 알았던 20대.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불현듯 병이 찾아왔다. 

왜 내 삶에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원망과 자책, 분노와 후회를 지나 인정의 단계가 오며 치료를 시작했지만, 

종종 무너질 것만 같은 위기에 놓인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다잡은 끝에,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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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당연시 되는 사회.

그 속에서 챗바퀴처럼 달려야했던 나를 돌아보기


달리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그 말이

마음 속 깊숙이 들어와서 박힌다.


우리는 사실, 달리지 않아도 살 수 있는데,

달리지 않고도 사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왜 그토록 달리고 있는 걸까.


'설은일기'의 여는 글부터 닫는 글까지

나의 상황을 생각해보게 만들며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불어넣는다.


누구나 숨겨진 아픔 하나쯤은 갖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지은이와 달리

세상은 '겉모습만'으로 많은 것을 판단하고 넘겨짚는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아픔'을 겪는 이들이

벼텨내기 힘든, 살아가기 힘든 세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힘든 그 마음을 곁에서 알아줄 것이고,

그로 인해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나아갈 힘을 줄 것이다.


설익은 밥은 맛이 없고,

설익은 과일은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먹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설익으면 어떠랴.

이 시기를 버티고, 그럼에도 살아가면

언젠가 달콤한 나만의 열매가 열릴 것이고,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올 것이다.


남들보다 뒤처졌다고 조바심이 나겠지만,

나에겐 '나만의 속도'가 있는 거니까.

넘어지고 다치고 실패하더라도

모든 게 다 끝난 건 아니니까.


그러니 무르익지 않아도 괜찮다.

설익어도 괜찮다.

여행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자고 용기를 주는,

나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로부터

견뎌가는 과정을 그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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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문동 봉주르 아파트
오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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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살 것인가? 같이 살 것인가?


월급 80만원 때문에 선택했던 봉주르 아파트 동대표 회장.

젊은 사람이 무언가를 바꿔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그를 회장으로 만들었고,

이름부터 '공정한' 그의 성격이 빛을 발하며 봉주르 아파트를 바꾸기 시작한다.


고인 물을 넘어 점점 썩어가던 부분을 도려내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아파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바른 말을 했다고 회사에서 해고당하며 날개가 꺾여버린 

그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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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뇌며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


어느새 어리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옛날을 생각하게 되고

이사를 오면 이사떡을 돌리고, 인사를 나누고

정을 얘기하던 때가 종종 그립곤 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각박하고 차가워졌다.

그렇기에 예전엔 너무도 당연했던 온정을 나누는 소식이

뉴스 기사를 통해 알려지곤 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편리한 세상이 찾아오자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은 '기계'와 친해졌고,

'우리'가 아닌 '나'를 중시하게 되면서

열려있던 문을 점점 닫아버렸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기에

개인을 우선시하는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살아감에 있어서 생길 수밖에 없는 '관계'에 엮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때로는 사소한 것마저 얘기하며 함께 웃고 슬퍼했던 그때가

'삼문동 봉주르 아파트'를 읽는 내내 더더욱 생각이 났다.


인생을 캔버스에 비유한 것,

토론은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란 것,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까지

이야기에 마음을 더하여

깊은 울림을 준다.


이야기에 나오는 정환의 행보는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어긋난 것을 바르게 바로잡는 행동이

누군가에겐 아니꼽게 보이겠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로 인하여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고

웃음 짓고 정을 나누는 소통이 이루어졌기에,

그저 높이 세워진 시멘트 아파트가 아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는

'봉주르 아파트'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마지막에 자리한 작가의 말의 엔딩처럼,

'따로, 떨어져' 지내야 하지만

'서로의 일부'가 되어 같이 살아가는,

온정 가득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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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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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말아야 될 말을 들어버렸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의 고백. 어떤 말인들 못하랴. 

사람을 죽였다는 고백마저 '미친놈'이라며 속으로 욕을 뱉을 뿐이었다. 

그런데 구조가 되어 버리면서 숨막히는 압박이 시작되었다!

이럴 줄은 몰랐다.


주원, 태일, 상혁.

세 친구는 죽음을 앞둔 조난 상황에서

각자의 치부를 고백한다.


주원은 옛 연인 효진과 찍은 셀카가 있었고,

태일은 안 마신다던 소주를 좋아하며

상혁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도박을 했었다.


뭐, 그 정도야.

일탈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있던 20대 청년 백산의 고백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저는요, 사람을 죽인 적이 있어요. 딱 세 번."


들으면 안될 말을 들은 뒤

구조 되어버린(?) 그들 사이엔 어색함이 흐르고,

태일과 상혁은 백산을 경찰에 신고하고 자백 녹취를 받으려하지만

거짓말이었다는 그의 말이 받아들여지며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는건가 싶었다.

그가 세 친구의 주변에서 목격되기 전까진.


백산은 자신의 고백을 듣게 된 세 친구를 노리는 걸까?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세 친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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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진 몰랐다.

평범한 우리들이 이럴 줄은.


그는 분명 연쇄살인범이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우리는 확신한다.


그렇게 믿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죽음을 앞둔 극한의 상황이었기 때문일 거다.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백산의 표정과 말투, 분위기는

그의 고백을 믿을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세 친구를 어떻게든 찾아오지 않을까 예상했고

우연이 반복되며 공포가 찾아왔다.


살인범의 고백을 들은 상황에서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그 살인범이 내 주위에 있다면?

당연히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서도

정말 그런걸까? 라며 의문을 가지게도 만든다.


빠르게 읽히는 이야기 속에서

세 친구의 계획은 '그러면 안 돼!'를 외치게 하는데

그럼에도 확고하게 씌워진 믿음에

불안을 떨쳐버리기 위한 역습을 계획하고 결국엔....


눈에 무언가가 씐 상태가 어떤건지 잘 안다는

형사의 말이 이야기 전체를 나타내는 것 같았던,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을 만들어버린

잔혹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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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네를 죽여줘
플로랑스 멘데즈 지음, 임명주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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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멍청이!

어떻게 사람을 착각할 수 있지?!


다크웹을 통해 자신을 죽여달라 의뢰한 다프네는

지하철 선로에서 미는 방식으로 해주겠다던 마르탱과 이야기를 나누고

마침내 실행 일이 되었다.


문제는 경험이 많다던 마르탱이 

사실은 한번도 누군가를 죽여본 적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

심지어 얼굴을 착각해서 엉뚱한 사람을 밀어서 죽게 만들어 버렸다!


누군가가 죽는 걸 눈앞에서 보게 된 다프네는

자신이 정말 죽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죽기를 거부하고

마르탱은 의뢰에 실패하면 다른 킬러가 와서 모두를 죽일거라 말한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다프네의 말에 동의한 마르탱은

제3자인 심리 치료사 모나를 찾아가기로 하는데....


남은 시간은 열흘.

다프네는 원하는 대로 죽을 수 있을까?

마르탱은 의뢰받은대로 다프네를 죽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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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태의 폭력이 등장하는

경고 메시지로 시작되는 첫 페이지.


왠지 19금 혹은 15금이 붙어야될 것 같은

그런 내용이 후반부까지 이어진다.


단순히 청부살해를 의뢰하고

자살을 희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대한 정신과 상담에

남녀 관계에 대한 것까지

모든 것이 나온다.


그럼에도 피식- 웃음 짓게 하는 포인트가 곳곳에 있어서

너무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점이 좋았다.


다프네와 마르탱,

중심이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르탱의 웃픈 실수로 인하여 경악을 자아내고

그렇게 이어지는 인연이 심리 치료사를 만나며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모나와 제랄드.

마르탱이 엉뚱하게 죽게 만든 인물로 인하여

제랄드와 두 사람의 연결점이 생기고

여기에 심리 치료사인 모나가 연결되며

꼬여버린 관계에 유머러스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비록 후반부에 모두가 모이며 맞이한 상황은

'아, 이렇게 안 끝났으면 했는데' 라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

비로소 자기자신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 다프네의 엔딩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마지막이었다.


민감한 소재를 블랙코미디처럼 풀어낸 이야기여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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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다경
서미애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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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의 절친, 경호 삼촌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삼촌의 딸, 

다경이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다경과 민규의 가족은 절친을 넘어

서로 여행도 종종 가는 사이였다.


다경은 남동생 선규와 동갑이라서

민규에게도 동생과 같은 존재였다.

미묘한 기류가 흐르던 그날 전까진 그랬다.


그 이후 입시를 이유로 2년동안 여행에서 빠진 민규는

대학에 합격한 뒤, 여행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장례식에서 다경과 재회했다.


그렇게 그녀는, 민규의 집으로,

선규가 지내던 민규의 옆방에서 지내게 되었고,

그날부터 이 집의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다경은 옆방에서 

자꾸 소리를 내어 민규를 자극하고,

마치 딸이 된 것처럼 세라와 가까워지고,

방을 내어준 선규를 뒤흔드는 말을 한다.


다경이 여기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집에 있으면 부모님이 떠올라 무섭다던,

정말 그 이유 뿐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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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찾아낼 거예요.

찾아내서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여우누이, 다경이라는 제목과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 때문에

자연스레 '하영 연대기'를 그려냈던 시리즈가 떠올랐다.


잘자요, 엄마를 처음 읽었을 때

이야기 전체를 장악했던 심리 묘사를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으로

설화 여우누이를 현대적으로 변주했다는 이야기에

기대를 품고 첫장을 펼쳤다.


심리 스릴러를 잘 살리는 작가님이기에

이번 작품 또한 각 인물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여행지에서 흔들리던 감정.

서먹해진 사이. 집에서의 재회.

혈기왕성한 남자 고등학생 민규의 마음이 잘 드러났고,

졸지에 방에서 쫓겨나게 되었지만

여린 마음으로 다경에게까지 화를 내지 못하는

선규의 마음도 잘 드러났다.


정환에 세라,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다경까지

각 인물들의 감정이 잘 다뤄져서

이야기를 읽는 독자 앞에 그 인물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잘자요, 엄마 부터 나에게 없는 것까지

하영의 성장을 3편에 걸쳐 봐왔기에

부모를 죽인 사람을 찾아내겠다거나, 여행지에서 낯선 남자에게 화를 내는

다경의 모습에서 아무래도 '하영'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다경의 등장으로 인하여 흔들리는 네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 중심이기에

다경의 시점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나오게 되었는데,

다경이 알게 된 부분을 경찰들이 몰랐을까? 라는 부분에선 의문도 뒤따른다.


다경은 정말 이 집을 홀려버린 여우누이가 맞을까?

어쩌면 보이지 않게 곪아가던 치부를 밝히러 온 존재가 아니었을까.


가볍게 읽기 좋은,

심리 스릴러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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