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웨딩
연소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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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식을 안한다는 것 뿐인데.


결혼 과정이 줄었으면 편해야될 텐데, 

어째서 고민 거리는 똑같은 걸까. 

아니, 머리 아픈 일은 더 많은 것만 같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사회에서 

노 웨딩은 정말 불가능의 영역인 걸까?

만 스물 여섯 살.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에

윤아는 해인에게 프로포즈를 받았다.


청혼을 받을 거란 예감이 짙게 들이쳐서

이미 웨딩 드레스를 사버린 날이었다.


우리의 결혼은 화려한 예식장도, 스몰웨딩도 아닌

'노웨딩'

그렇게 정했고, 그렇게 약속을 했다.


그 대신 결혼 사진을 찍어서

결혼을 했음을 알리는 알림장을 나눌 예정이었고,

양가 식구들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뒤에, 신혼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을 안하니 수월하리란 생각은

아주 크나큰 착각이었다.

어느 것 하나 계획한대로 흘러가질 않았고,

결혼을 미루라는 엄마와의 갈등이 윤아를 괴롭혔다.


거기에 언제나 윤아의 편인 줄 알았던

해인의 엄마마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을 꺼내며

윤아의 해인, 두 사람의 결혼은

처음 계획과는 완전히 어긋나버리는데....


우리 결혼,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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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너무나 현실적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결정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두 집안끼리의 만남인 만큼

두 사람만 좋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하여

눈에 보여지는 것들을 신경쓰느라

정작 결혼 당사자는 2순위가 되어버린다.


해인과 윤아도 그런 것들이 싫어서

'노 웨딩'을 하겠다며 약속을 했고,

부모님도 수긍을 하는가 싶었지만

수없는 갈등으로 반항할 힘을 잃어버린 두 사람은

전복되는 입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 결혼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걸까.

결혼 당사자인 두 사람이 좋다고 하는데,

왜 주변에서 그러면 안 된다며 '식'을 꼭 해야한다고 하는 걸까.


결혼식에 대한 스트레스로

신랑 신부의 에너지가 전부 소비되어

정작 두 사람이 즐겁지 않은 결혼식이 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야기가 너무나 현실적으로 보여져서

결혼식을 고민하는 이들이 읽게 된다면

또 다시 고민에 빠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며 우여곡절을 겪는 두 사람으로 인하여

갈등을 매듭짓는 '소통'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자신만의 원활한 해결 방법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노 웨딩'으로 시작되어

결혼 과정에 대한 솔직한 고민들을 말하고

두 사람 사이에도 있어야만 하는 '소통'과 '믿음'을 얘기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나는 결혼할 때 스몰 웨딩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노 웨딩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여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두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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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겨울에 다시 내가
강민채 지음 / 모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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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린다.

당신의 죽음이 검색되었다.


어느덧 서른.

작가로 바쁜 날을 보내던 열음은

대본 작업하던 노트북이 망가진 탓에

친구 다영의 노트북을 꺼내든다.


스물 다섯에 떠나버린 다영의 노트북은

처음보는 사이트를 띄우더니 전 남자친구 한봄을 검색하고

아직 오지 않은 날짜의 기사에 '사망'이라는 비보가 담겨있었다.


뜨겁게 사랑했고,

헤어짐의 말도 없이 끝나버린 사랑.


그렇게 끝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다시 이어진 인연에

이젠 아무렇지 않다고 여겼던 마음은

다시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또 한 번의 죽음이 검색되자,

가짜 뉴스일지라도 확인하지 않고선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열음은 스무살의 그때처럼

한봄의 인생에 또 한번 뛰어들기로 했다.

그날이 오면 절대 혼자 두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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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사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한봄.

계속 기다릴 수 없었던 당시의 열음.


뒤가 없는 것처럼 사랑했기에.

열병과도 같은 이별을 겪었기에.

이제는 잊었다고, 다 아물었다고 생각했던

상처는 불현듯 터져나와 마음을 뒤흔들었다.


두 사람의 마음이 어땠을지

어렴풋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제대로 헤어진 것이 아니기에 5년 만에 만났음에도

'다시 사랑'으로 돌아오기까진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잘 읽히는 것을 넘어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는데,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대사가 귓가에 맴돌았다.


거기에 1화부터 10화까지의 제목이

본문의 마지막에 있는 걸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1화와 번외는 마지막이 아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겨울 연가? 와 같은 분위기의

애틋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사람이 다시 연결되게 만든 다영의 노트북.

그건 아마도 열음을 너무도 소중히 여겼던,

그래서 또 한 번의 슬픔이 머물지 않기를 바랬던,

친구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아직 겨울에 산다며 열음은 말하지만,

온기를 나누는 한봄이 함께 하기 때문에

그리 춥지많은 않을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너무 뜨거울지도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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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소슬지
원도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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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나를 깨웠어요.


오직 나만의 공간, 나의 집. 

그런데 그곳에 귀신이 나타났다. 

심지어 내 똥 냄새 때문이라고?! 


말도 안 돼! 

내 집을 돌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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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대장증후군으로 언제든 급한 볼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화장실 지도까지 만들어버린 경찰, 하주.


변사 사건으로 출동한 현장에서

또 다시 몰려온 소식으로 급하게 변사자의 집에서

급한 볼일을 해결했는데,

아뿔사! 변사자가 바로 옆에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동갑내기 슬지 옆에서

똥을 싼 탓에 자신의 집까지 따라와버리며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하게 된 하주와 슬지.


하주는 어떻게든 슬지를 승천할 방법을 찾으려 하고

슬지는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는 하주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익사, 라는 사인 속에 가려진 사연.

슬지는 왜 죽게 된 것일까.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어떤 끝맺음을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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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마주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


웃기고 재미있다.

이야기의 문을 여는 하주와 슬지의 만남.

그리고 똥 냄새라니 ㅎㅎ


그렇게도 연결이 될 수 있구나 싶었고,

그로 인하여 변기 레버로 구조 요청을 보내는 건

생각보다 더 재밌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후반부로 넘어가며

슬지와 하주의 사이에도 엉킨 실타래와 같은 일이 생기고

눈에 띄게 징조를 보이는 하주를 보며

뒷 부분이 예상되어져서 걱정에 걱정을 더했다.


슬지의 시선으로 담긴 이야기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쩌면 애타는 마음이 만들어냈을

후반부의 그 상황은 어떻게 마무리 될지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하주, 슬지의 이야기를 함께 하다보면

'살아간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제목의 '죽지 마'는 슬지와 같은, 혹은 비슷한

힘겹고 슬픈 오늘을 버텨내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단어가 아니었을까.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무언가를 더 사랑하는 오늘을 보내길.

그래서 죽지 않고 눈을 떠서 또 하루를 살아내길.

죽음을 말하지만, 삶을 전하는 '죽지 마, 소슬지'는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만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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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 전에
한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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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이 싫었어.

그런데 참 신기하지. 

너와 있으면 더 이상 겨울이 무섭지 않아.

어릴 때부터 겨울이면 저체온증과 감기로 고생하던 봄이에게

그 겨울의 사고는 트라우마를 만들어냈다.


마치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봄이 오면 활짝 날아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그렇게 끙끙 앓는 겨울이 지나고 나서야

봄은 제 이름처럼 고개를 들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런 봄에게 불현듯 찾아온 만남은

춥기만한 겨울을 따스하게 바꿔놓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진 분명 그랬다.


또 한 번의 사고로 인하여

다시 겨울에 숨어버린 봄.


지치지도 않고 그런 봄을 기다리고,

다시 용기를 내어주는 도영.


두 사람의 인연은

언제쯤 다시 닿을 수 있을까.

겨울을 힘들어 하는 봄에게

도영은 따스한 겨울이 되어 곁에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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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김의 계절 '겨울'

하지만 반드시 찾아올 따뜻한 '봄'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은 어째선지 쓸쓸한 느낌을 주고,

눈을 보는 건 좋지만, 그게 아니면 웅크리게 만든다.


새싹이 피어나는 계절이자

모든 게 시작되는 듯한 계절.

그래선지 봄이라는 계절을 좋아한다.


이야기 속 봄이는 트라우마로 인하여

겨울은 두려움이자 빼앗김의 계절이 되었고

자신 때문에 또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다가온 온기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추운 계절은 있을 터였고,

누구에게나 따스한 계절이 찾아온다는 것을.

그렇기에 혼자가 두렵다면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을

봄이는 도영을 만나 비로소 알게 되었다.


봄과 도영의 이야기 외에도

설이와 율의 이야기도 꽤 인상깊었다.

그 날의 사고에 숨겨진 또 하나의 사연.

그런 상황에서도 삐뚤어지지 않았던 율.


거기에 첫 페이지에 기록된 전생의 이야기까지 엮이며

봄, 도영, 설, 율의 인연이 그렇게 연결되면서

이건 끊어지지 않는 운명의 실이 묶여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게 회수되는 엔딩은

완전한 해피엔딩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고,

누구에게나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어두운 터널에도 결국 끝이 있음을,

그러니 오늘만 살아가자.

그러다보면 힘든 순간도 다 지나갈 것이다.


전생과 현생, 그리고 사랑을 통해

그런 응원을 보내고 용기를 주는 듯한 이야기여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땐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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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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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이를 악으로 규정하는 마녀재판!

그 누구도 무죄를 믿지 않는 가운데,

로젠은 마녀재판을 막을 수 있을까?


전직 법학 교수 로젠.

직감이 좋은 소녀, 리리와 함께 여행 중 만난 마을에서

마녀재판이 열릴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구금된 소녀 '앤'의 죄는

마술로 3명의 사람을 죽였다는 것!


죽기 전까지 별 이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성 메니니누무스를 절대적 신앙으로 삼는 마을 사람들.

신의 가호만을 믿으며 약을 조합하던 앤의 어머니를

마녀로 내몰아 죽게 만든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마녀의 소행이라며

앤의 엄마도 마녀였다는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로젠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마녀재판에서

앤의 변호를 맡게 된다.


무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없는 가운데,

앤이 구금되었음에도 마을에서 누군가 행한 주술이 발견되고

로젠은 범인이 마녀의 소행으로 보이도록 했다며 조사를 이어가며

사람들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려 하지만,

로젠은 점점 벼랑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사람을 죽이고 그 죄를 앤에게 덮여씌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로젠은 마녀재판에서 앤의 무죄를 끌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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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 약은 결국 같은 것.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어버린 광기의 현장.


마녀재판을 소재로 했다는 것부터가 흥미로웠다.

거기다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마녀재판의 변호인이 된다?

어떻게 무죄를 증명하게 될지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쳤다.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조사와 공부를 해야했을까.


16세기를 배경으로, 마녀재판을 소재로

이렇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이

마치 탐정 소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말처럼 들렸다.

그래서 그 말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을까 했지만,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진 않았고 오히려 로젠이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모두가 등 돌린 상황에서도

로젠은 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뜻밖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최악으로 치닫을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위기 속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국 답을 만들어냈다.


그것으로 모든 게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나온 엔딩의 반전에

와아-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조금 복잡한 것 같은 시대 배경을 견뎌내면

마녀 재판을 둘러싼 밀고 당기는 변론과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반전의 엔딩이 기다리고 있어서

이런 장르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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