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네오픽션 ON시리즈 38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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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지 불과 3년 만에 

또 하나의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기온이 35도가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페인플루 후유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뜨거워진 뇌가 부패하기 시작하자 감염자들은 

정신 줄을 놓고 이웃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감염자들이 좀비화되자 정부는 외부 출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삶이 어떻게 한순간에 중단된단 말인가.


좀비가 창궐해도 우리는 가야한다.


초과는 지성대병원에 온다던 자신의 딸을 만나러.

초희는 양수가 터진 탓에 아이를 낳기 위해, 엄마 숙영과 함께.

근대는 '덕후는 절대 죽지 않는다'를 외치며 코믹 페스티벌에 가기 위해.


그렇게 가족은 각자의 방법으로 서울을 향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광경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어두운 숲속의 서커스'는

2015년에 출간된 작품을 개정판으로 재출간하며

코로나 팬더믹 이후의 신종 바이러스 창궐이라던가,

'데몬 헌터스'를 넣으며 극의 배경을 현재와 어울리게 바꾸었다.


그 탓인지 개정판이라는 느낌보다는

새롭게 나온 신작 느낌이었고, 좀비 사태와 비정한 살처분과 맞물려

어려운 상황에서 등을 맞대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다.


이런 사태에도 코페에 가겠다는 근대에게선 무모함이 느껴지지만,

그가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여신의 하루'를 보여주지 못했을 테고

겹쳐 보여서 좋았던 '여신의 하루' 엔딩과 윤재의 모습이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이야기 속에

다양한 인물의 감정을 녹여낸 이야기는

[살인자의 쇼핑몰]처럼, 영상화가 이루어져도 괜찮을 것 같다.


부산행의 엔딩과 같은 애잔함이 머무는

그런 영화, 또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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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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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존재하는,

흔한 존재가 주는 공포.


'링'을 넘어선 새로운 공포라는 문구가

그리 허황된 것만은 아님을 이야기를 읽다보면 느끼게 된다.


이야기 속에는 남극에서 건너온 얼음과 더불어

녹색의 피와 보이니치 필사본까지

알 수 없는 것들이 연결되며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재난을 목도하게 되는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려는 인물들의 행적을 따라가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게이코, 츠유키, 유리, 우에하라,

유카리와 란


주요 등장인물은 6명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츠유키가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을지도.


이야기 속에는

금단의 열매를 부활시키려는 인물과 의문의 집단 사망과 실종된 여자를 지나

마침내 드러난 그날의 진실들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데

너무 아쉬웠던 건, 이야기에 담긴 용어들이 너무 어렵게 다가온다는 점이었다.


핵심이 되는 시아노박테리아 뿐만 아니라

란을 위한 인수정리와 허수에 대한 설명에

보이니치 필사본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종의 기원에 대한 것까지.


유비쿼터스를 쓰기 위해 얼마나 연구하고 또 연구했는지

얼마나 준비를 하고 구상했는지를 알 것 같지만,

나에겐 어렵게만 다가오는 느낌이라서

'링'과 같은 공포를 기대하고 책을 펼친다면 머리가 지끈거리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이야기가 마냥 어렵기만 한 건 아니어서

게이코가 의뢰를 받아 실종자를 찾기 위해 단서를 쫓고

그 결과 한 가지 가설을 세우는 부분은 재밌었고,

비로소 실마리를 찾게 된 이후에 모두를 말살시키려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제6다이바로 향하며 일어나는 일들부터는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몰입이 되었고 재미있었다.


제6다이바에서 일어나는 일은 식물의 무서움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식물이 인간에게, 동물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는 설명은

지구 생명체 총 중량의 99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게 식물이라는 것과 맞물려

또 다른 공포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우주, 과학과 같은 분야에 큰 관심이 없어서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그런 분야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4부작으로 구상되었음에도 배경이 다른 이야기라고 하니,

미국을 배경으로 펼쳐질 또 다른 유비쿼터스는

또 어떤 공포를 가지고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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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코믹스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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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 미로

자신때문에 남편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빠진 '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며 기괴한 미로에 발을 들이고,

멀리서 그의 남편 '성은'마저 추억이라는 미로 속으로 들어간다.

고독부

고독 속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독부 신설.

하지만 좀처럼 통과되지 못하는 제안서에

혜주는 로봇을 활용하기로 하고,

이 계획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부른다.


리얼 러버

성인을 위한 AI미팅룸에 푹 빠진 정호.

월급의 대부분을 쓰며 여자친구라 여기지만,

미팅룸에서 그는 그저 '고객'일 뿐이다.

결국 중독되어버린 정호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데....

합체 가족

어느날 갑자기, 가족 구성원의 몸이 

하나의 신체로 합체되는 원인 불명의 F 바이러스.

아버지의 오른팔이 되기 싫었던 나는

다른 결정을 내린다.

부모 뽑기방

아이들에게 부모를 새로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 부모 역시 자녀의 선택에 동의하면

3천만원을 지급하는 부모뽑기 방에

슬픔이 가득한 한 가족이 오게 되고

이곳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데...

싫은 부부

상담을 받는 남편과 아내.

부부치료를 잘 부탁드린다고 하지만

이 상담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할

복수가 숨겨져있었다.

야수의 기억

형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연구소장.

인터뷰가 익숙한 듯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는

소장이면서도 소장이 아니고

형사면서도 형사가 아니다.

국가 소멸 한 시간 전 소개팅

소멸을 앞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예정된 소개팅은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두고두고 후회할 기억이 되지 않았을까.

지구는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961년 달 탐사를 했다던 유리 가가린.

전설의 조종사가 외계인이었다고?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굶고 있는 가족에게 내 살점을 바친다

살점을 바치면, 황금을 준다.

데블 신과 함께 성스러운 의식을 하려하지만,

누군가 죽을 수도 있다는 당혹스런 얘길 듣게 되고

황금을 더 받기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박 씨는 무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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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상상력의 향연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


애틋함이 담긴 로맨스부터

인간의 욕망이 만든 끔찍함을 지나

과거의 역사를 배경으로 만든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두 눈을 즐겁게 한다.


책에 담긴 11개의 이야기들 중,

가장 재미있고 흥미를 끌었던 건 '야수의 기억' 과 '리얼 러버'였는데,


리얼 러버는

AI가 나날이 발전되는 상황 속에서 미래에는 정말로 이런 곳이 있을 것만 같았고,

그로 인해 '중독'에 빠지며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었다.


야수의 기억은

약물 혹은 정신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강력 사건 소식이 종종 들려오는 상황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렇게 '야수'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장면이 상상되며 섬뜩함이 느껴졌다.


작가님의 상상력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서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었지만 ㅎㅎ


'땡땡자는 죽어주세요' 와 '블랙 레이블 시리즈'로 이어지는

다양한 상상력의 결과물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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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세계
후미즈키 아오이 지음, 윤은혜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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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마음이 보여, 물고기로.


속칭 '아싸'로 불리는 타치바나. 

남에겐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머무는 물고기가 보인다는 것.


깃들어 있는 물고기의 종류나 특징으로 어떤 사람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고,

물고기가 없는 사람은 잘못을 저질렀더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물고기로 인하여 거짓말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아 관계를 맺는 게 어색한 소년에게

'인싸' 사쿠라바는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이었다.

각양각색의 물고기로 가득인 탓에 얼굴마저 잘 보이지 않는, 학교의 미소녀.


그런 사쿠라바를 우연히 위기에서 구해준 이후,

타치바나의 삶이 바뀌었다.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소녀, 사쿠라바.

또 한 번의 아픔을 겪는 타치바나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희생당하는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험악한 '고래'를 막는 작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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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웃음이 지어지는 풋풋한 설렘.


사람의 마음이 물고기로 보인다.

누군가에겐 금붕어가, 누군가에겐 잉어가,

또 누군가에겐 피치 페어리 바슬렛으로.


사쿠라바의 맑고 순수한 마음은

마음을 닫았던 타치바나를 두드리기에 충분했고,

혼자만의 수조 세계에서 한 걸음 걸어나와

'함께'하는 방법을, 수줍게 피어나는 마음을 알게되며

닿을 것 같지 않던 두 손을 맞잡게 되었다.


책의 도입부에 있는 몇 컷의 만화는

이어지는 이야기를 더 몰입하게 만들고,

후반부에 장관을 이루는 물고기 떼는

영상이 되어 머릿속을 떠오른다.


물고기가 보인다는 건 곤혹스러운 능력일지도 모르지만,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돕거나, 함께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의외로 꽤나 유용한 초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예쁘다는 말로 가득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문득 나의 물고기는 무엇일까 떠올린다.


물고기의 종류를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당당한 척 갑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아주 여린 멘탈을 지닌 물고기가 있다면

딱이지 않을까 싶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았던,

풋풋하고 몽글몽글한 설렘이 마음 속에 퍼져나가고,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입가에 머무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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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엘의 집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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럴 리가 없다.


숲 속에서 발견한 기이한 사당. 

그때부터 기이한 일들이 시작되었다. 

기포가 보이고, 소리가 들리고, 믿기지 않은 일들이 서현에게 일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목도하게 된 끔찍한 사건. 

서현의 언니 유현은 터져나오는 비명을 막을 수가 없고, 

두 눈에 담긴 참극을 믿을 수 없다.

끔찍한 사건으로부터 2년.

심령 잡지 기자로 있는 경석은

2년 전 있었던 한 가족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가둔 유현을 찾아가 그날의 의혹을 던진다.


"다른 힘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유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의심을 품고

경석과 함께 조사를 시작하지만

기이한 일들은 이미 유현을 휘감고 있었다.


심령사 세령, 구마사제 도결.

어느새 깊이 발을 들이게 된 그들은

유현을 휘감은 존재를 밝혀내고 마귀를 막아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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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틈없이 몰아치는

끔찍하고 기이한 일들의 연속


'귀우', '괴조도'로 이어지는

이다모 작가님의 전작은 알고 있었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선뜻 펼쳐보지 못했다.


'바엘의 집'은 그보다 적은 분량이어서

어쩌면 첫 만남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첫 페이지를 연 순간,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를 못했다.


가정 폭력이 동반된 입시 스트레스.

유일하게 웃을 수 있었던 언니의 존재.

그런 가족에게 들이닥친 믿기지 않는 사건.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기이한 형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봄 날씨임에도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소름이 돋았고,

제발,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며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시흥 악귀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데,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라 더 몰입이 되는 느낌이었고

약한 마음을 파고든 마귀로부터

세령과 도결이 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누구하나 필요하지 않은 인물이 없어서 좋았고,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영상으로 만들어져도 꽤 오싹한 장면이 나올 것 같아서

언젠가 영상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이야기 '바엘의 집'


오컬트 소설을 좋아한다면,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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