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무레 요코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5년 1월
평점 :
예약주문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그 중 쌓아두는 엄마에 대하여.


이야기 속 인물 토모미는 혼자사는 일흔 둘의 엄마가 불러댈 때마다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라는 걱정이 앞선다.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온 엄마에게 잠시라고 밖에 나갔으면 하여

친구를 만들거나 하라고 스마트폰을 사줘도

전화는 유선 전화로 충분하다며 필요없다고 그러고


우리집 앞까지 청소해주는 맞은편 집 사람 때문에

본인이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엄마의 생각을 말하라는 말에 어떻게 그러냐고 답하고

청소를 하라는 말에는 몸이 안좋을때 마침 그랬다고 답한다.

그러더니 오늘 부른 목적을 얘기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이렇게 됐어. 사놓고 잊어버렸으니 별수 없잖니."


컵라면 여섯 개를 사려다 396개를 사버린 엄마.

지진이 자주 나는 게 무서워서 비상식량으로 구매했다는 엄마.


비어있는 오빠의 방을 채울 정도로 쌓아둔 엄마를 뒤로하고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 토모미는 쌓여있는 생수가 있는데도

페트병에 든 차를 꺼내는 엄마와 또 한 번 갈등을 맺는데...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게 될까?


---------------


샘플북으로 만나게 된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속 하나의 이야기를 만나서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상 식량으로 먹을 걸 쌓아두진 않더라도

그때는 필요해서 샀었지만,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것도 있을 거고,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못 입는 옷을 계속 걸어두거나 보관하는 이도 있을 거다.


한때 '미니멀 라이프'가 붐처럼 번져서

집안을 정리하고 필요 없는 걸 비우자는 얘기가 많았는데

꼭 그런 걸 추구하지 않더라도

알게 모르게 쌓이는 물건들은 종종 나온다.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는 버리는 것과 정리하는 것.

두 가지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누군가와의 관계가 엮여있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안에는

쌓아두는 엄마 외에도

'책벌레와 피규어 수집가의 신혼집 논쟁'

'못 버리는 언니, 버리려는 동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제목만 봐도 어떠한 갈등이 나올지 추측이 되면서도

어떻게 그 갈등을 해소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특히, 샘플북으로 먼저 만나게 된

쌓아두는 엄마와 토모미의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가 제일 궁금해서

그들의 뒷 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불가마
정소정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쩔 수 없이 찾아간 목욕 쿠폰의 장소, 미선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이곳이 그녀에게 작은 낙원을 선물함과 동시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줄은. 

서로를 언니라고 부르며 마음을 나누는 곳. 

불가마에서 땀을 빼듯 나쁜 기억들을 털어내고 나면,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던 개운함과 앞으로 걸어갈 용기가 생긴다.


----------


'막'을 경험하기 전까진 그런 용어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번 경험해버린 이후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시원함을 겪은 이후엔

그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했다.


그곳은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곳이기도 했고

메마른 마음에 물을 주는 곳이기도 했다.


자존감을 잃어가던 주연에게 이곳은

운명처럼 만난 꿈의 낙원과도 같은 곳이었다.


대장 언니, 이쁜 언니, 얼음 언니, 카운터 언니.

그리고 자신을 칭하는 뿔 언니.


'언니'라고 부르는 순간,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함께 땀을 흘리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쌓일수록

서로를 향한 진심이 고개를 든다.


꿈의 불가마, 미선관.

영원히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그곳에서

서른을 맞이하는 주연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


뜨거우면서도 따스한 공간.

그곳에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의 온기.


찜질방이라는 공간은

그저 하룻밤 싸게 묵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친구와 혹은 연인과

다양한 컨셉의 방에 들어가 땀을 흘리고

시원한 식혜로 목을 축이거나 밥을 먹고

때로는 오락이나 즐길거리도 있는 그런 곳.


미선관은 그런 찜질방과는 다르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옛날식이라고 해야 할까.


크고 좋은 사우나가 늘어나게 되면서

동네 목욕탕이 문을 닫고 사라진 것처럼

미선관도 언젠가 유행에 밀려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뿔언니와 대장언니가 있는 한,

그곳을 찾는 단골이 끊이지 않는 한

언제나 막은 열릴 것이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도 쌓일 것이다.


꿈의 불가마는

오래 전 발길을 끊었던 찜질방을 떠오르게 했고,

어릴 적에 갔었던 동네 목욕탕을 추억하게 만들었다.


지금과 같은 최신식에서는 볼 수 없는

옛날 그때의 감성이 보여주는 것들이 있다.

탕을 함께 쓰며 안부를 묻기도 하고,

땀을 흘리며 속마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면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며

밖으로 나왔을 때의 개운함은 2배가 되곤 한다.


지금 사회의 무게에 짓눌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잘 하라고, 더 노력해야된다는 채찍이 아닌

괜찮다고, 잘 하고 있다고 포근히 안아주는

그때 그 시절의 따스한 관심과 온기가 아닐까.


"사람도 그렇잖아. 가끔씩 너무 애만 쓰면 힘들기만 하고 더 잘 안 되잖아.

그러니까 물을 줘야 돼. 막도 사람도. 아주 흠뻑 젖을 정도로.

살아 있는 것들은 뭐가 됐든 물기를 잃으면 죽는 거거든."


이야기 안의 문장이

머릿속 깊숙이 남을 것 같은,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
이온화 지음 / 다이브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하지만 특별한 화과자점 화월당


돌아가신 할머니의 부탁으로 이어받게 된 가게.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 영업하는 그곳. 

연화는 그곳에 망자가 손님으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주문을 받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가 자신에게 이곳을 부탁한 '진짜 이유'를 알게 되는데....

-----------


한밤에 피어난 벚꽃

작별과 축복의 장소, 화월당


1억의 빚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는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머니가 남긴 화월당을 이어받게 된 연화.


첫날부터 '사월'이라는 수상한 도매업자가 오더니

준비도 하기 전에 찾아온 손님이 대뜸 손을 잡으랜다.


얼떨결에 손님의 손을 잡는 순간,

화월당의 진짜 영업이 시작되었다.


망자가 환생을 위해 찾는 곳, 화월당.


할머니가 운영하던 그곳은

망자의 주문을 받아 환생을 돕는 목적이 있었다.


망자와 산자를 구분하지 못하여

약간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연화는 화월당을 찾는 손님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

달달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내어

웃으며 작별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조금씩 화월당 운영에 익숙해져갈 때쯤,

연화는 할머니가 말하지 못한,

숨겨진 일에 대해 알게 되는데....

--------------------


남겨진 이의 슬픔에

달콤한 위로를 건네는 신비한 장소


안타깝고, 애잔하고,

그런 사연을 들려주는 화월당 이야기.


망자가 자정이 되기 전,

화월당의 디저트를 먹으면 환생한다는 독특한 설정과

각각의 인물이 다른 이를 위하는 마음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아련하게 저려온다.


'초콜릿전병'에는 딸을 위한 엄마의 마음이 담겼고,

'매화꽃 화과자'에는 연인을 생각하는 풋풋한 마음이 담겼다.


'녹차 당고'에는 친구를 위한 절친의 사랑스러움이 들어있었고,

'딸기 찹쌀떡'에는 누나를 위한 아이의 어른스러운 마음이 들어있었다.


'붉은 밤 양갱'에서는 도매업자라던 사월의 이야기가,

그리고 연화가 모르고 있던, 얘기하지 않았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화월당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모든 이야기가 안타까웠고,

모든 이야기가 애잔 했으며,

모든 이야기에는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이 있었다.


작품 속에 담긴 각각의 사연을 보며

나의 소중한 이에 대해 떠올리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살아 있다는 게,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게

더없이 소중한 순간들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주기도 했다.

삶은 달아나도 인연은 달아나지 않는다는 말이,

인연이란 돌고 돌아 헤어져도 끝이 아니라는 말이

여운처럼 머릿속에 맴도는

화월당의 따스한 위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
이온화 지음 / 다이브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이야기가 안타까웠고, 모든 이야기가 애잔했으며,
모든 이야기에는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이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 토마토미디어웍스
후유노 요조라 지음, 김지혜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이라는 감정을 향해 가는, 소중한 이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닿은,
미야모토와 미나세의 아름답고 애달픈 청춘 로맨스를 그려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