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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플레이
김종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11월
평점 :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내가 보조 작가로 몇 년을 버텼는데.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 공모전에 떨어지고, 어떤 마음으로 거길 떠났는데.
그런데 감히 내 작품을 가로채서 영화를 만들어?
용서할 수 없다. 참을 수 없다.
그 인간은 내 손에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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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대우를 받았어도 참아야 했다.
모두가 그러했으니까.
이 바닥이 그런 거라고 하니까.
하지만 그 밑에서 몇 년을 보내며
더 이상은 배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쯤,
플랜 b를 생각하던 인혜에게 악몽이 찾아왔다.
불쾌하고 역겨웠던 꿈은 소재가 되었고,
그렇게 4년이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역작
'카르마 플레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공모전에 떨어졌고,
미련 없이 김영헌의 사무실도 그만두었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김영헌의 신작이 인혜의 작품인
'카르마 플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씨 하나 바뀌지 않은 캐릭터와 제목.
그리고 받지 않는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
자신이 썼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도 없는 인혜는
그를 찾아가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칼을 숨긴 채로 찾아간 별장.
문이 열리고 인혜를 맞이한 건.... 낯선 남자?
이 남자는 누굴까?
복수의 대상인 김영헌은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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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혜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감독의 별장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다.
복수를 하기 위해 감독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는 인혜.
하지만 감독의 별장에 있는 건, 낯선 남자 인유.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안으로 들어섰지만,
그곳에서 깨진 병조각과 수상한 가루를 발견하고
쎄한 느낌이 들던 찰나, 지퍼가 인혜의 발을 만졌다.
'카르마 플레이'를 쓰게 만든 악몽.
그리고 그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라 말하는 인유.
인혜는 남자와의 심리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비로소 김영헌을 만나게 된다.
그 이후로도 이야기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릴러에서 생존으로 바뀌고,
에필로그에 이르면 누가 괴물이었는가, 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을 도둑맞았다는 것에 함께 분노하고
별장에서의 심리 전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선 오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딱 한 가지의 아쉬움은
별장에서 인혜와 영헌과의 대화가 너무 짧아서
작품을 두고 다투며 나누는 대화도 재밌었을 것 같은 생각에
두 사람이 먼저 만나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끝까지 읽고 나면 표지가 뜻하는 바를 알 수 있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과도 같아서
만약 다음편이 나온다면 그건 '정체'를 파헤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복수로 시작되어 어둠을 파고드는 이야기.
'카르마 플레이'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