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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남자들도 자식 때문에 울었다
모리시타 겐지 지음, 양억관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예상 외로 평이 상당히 안 좋아 좀 놀랐지만, 의외로 유익한 책이다.
일본어 원제는 <불초자식>('무스코'이므로 엄밀하게는 불초한 '아들')으로, 이것도 썩 잘된 제목은 아니다. 부모만 못한 자식을 의미하는 말이나 '아버지' 부문 출연자들이 과연 자식들보다 월등히 나은가, 하면 그건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불초자식'을 '위대한 남자들도 자식 때문에 울었다'로 바꾼 한국 출판사 쪽 책임은 다소 가벼워진다. 그러나 그렇게 제목을 변경하고 그 첫 장에 케네디가를 배치한 것-'일러두기'를 보면 일본측과 협의하에 순서를 바꾸었다 하므로-은 확실한 "삑사리"다. 조셉 케네디는 나머지 동료(?)들에 견주어, 백 보 양보해도, '위대한 남자' 계열로 배치할 순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삑사리가 이 책의 최대 약점이고, 기 평자들의 말처럼 아버지들 스토리 나열에 저자가 할애하는 페이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이에 파생되는 약점이긴 하나, "왜 그들의 자식들이 제 아비 눈에서 눈물을 뽑았는가?"라는 의문에 나름 논리적 결론을 내리기 위한, 즉 '아들들의 불초함'이 그 아버지들에게 얼마 만큼의 상처가 됐을지 저자 본인도 납득하고 더불어 독자도 납득시키기 위한 장치로 이해하고자 들면 못할 것도 없다.
원제의 허점과 한국판 약점을 벌충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모호한' 형태의 표제가 나을 듯싶다. "어떤 아들들" 뭐 이런 정도?
한 페이지 안에서 동일 인물 이름이 통일되지 않은 점, 조금 게으른 티가 보이는 교정 등이 내용 외적 흠이지만, 정사-사실 무엇이 진정한 정사인가 싶기도 하지만-보다 야사에 관심 많은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상상 이상의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