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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김광연 지음, 박승희 그림 / 지콜론북 / 2019년 7월
평점 :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모여있는 책이다. 먹는 이야기, 음식 그림, 그리고 사람 이야기까지 말이다. 사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어떤 공간의 이야기일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밥 먹는 술집이고, 혼자 와되 되며, 얼마든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책을 읽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니.. 이 공간을 탄생시킨 저자의 스토리 또한 궁금했다.
밥먹는 술집의 탄생은 쉽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었고, 1층이 아닌 곳에 술집을 낸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의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다란 창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그녀가 완성 시킬 공간의 이미지가 너무 궁금했다. 수많은 발품을 판 끝에 그녀는 지금의 광장이 있는 장소를 찾아냈고, 그 이름을 '광장'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여기서 그녀의 고향이 창원이라는 이야기에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지금 창원에 살고 있어서 그녀가 말하는 창원의 잔디광장을 바로 떠올릴 수 있어서 행운이라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탄생한 광장은 저자의 방식대로 꾸려져 나갔다. 자신의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혼자 와도 괜찮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배려한 규칙들도 만들어졌다. 단체 손님은 받지 않고, 조용조용한 분위기의 가게를 꾸리기 위해서 말이다. 무엇보다 다른 가게와 차별화 된 점은 다양한 이벤트는 물론이고, 그녀의 재충전 시간을 위한 한 달간의 방학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그녀는 늘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특히 소수자를 위한 선택을 말이다. 단체보다는 혼자 오는 손님들을 더 환영하고,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단체들을 후원하고 도움을 주면서 말이다.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랄만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이자 광장장인 김광연씨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름만 보고 남자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 이다. 사실 초반에는 그녀가 여자라는 힌트가 없었는데, 중반부에서 그녀 모습의 그림을 보고 알았다.ㅋㅋ
아무튼 그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광장이 오래도록 사랑받고 유지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