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수많은 콘텐츠와 볼거리들이 생겨나면서 즐겁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1.5배속으로 보거나 스킵하기도 하고, 보고 싶은 부분을 찾아보거나 보지 않기 위한 빨리 감기를 선택하기도 한다.

나도 그저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보곤 했다. 단순하게 요즘 영상을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만 생각했지 영상을 보는 내 행동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수많은 콘텐츠들이 우리의 시간을 노리고 있기에 시간 낭비를 피하기 위해 가성비를 따지고, 스토리만 알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이해하기 쉬운 것들을 좋아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도 가치도 못느낀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하다. 과도한 설명에 익숙해져서 친절한 내용 설명이 없으면 불안하고, 왜 그런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이 궁금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중간에도 찾아보기도 한다. 내 생각이 틀릴까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사실 진짜 모를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콘텐츠의 내용을 빠른 속도로 그저 받아들이고만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남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비만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젊은 세대일 수록 이런 성향이 강해서 빨리 감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책은 설명하는데, 그들은  무언가를 감상할 시간도, 돈도 없을 뿐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정신적 여유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무언가를 보기 이전에 정답이 알고 싶어서 스스로 스포를 읽으며, 범인에 대한 정보를 찾기도 하고, 재미있겠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 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보가 과다로 선택의 어려움이 있기에 가성비 있는 선택을 위한 방편이자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게 진짜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가성비만 따지면서 빨리감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결국에는 내 인생 또한 의미 없는 일들로 그저 소비만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웰컴 투 더 신혼 정글

웰컴 투 더 신혼 정글 - 결혼 현타 오기 전에 읽어야 할 부부 생활 백서 ㅣ 독신주의자와 결혼하기
하다하다 지음 / 섬타임즈 / 2022년 11월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 위해 선택한 제주살이, 

그 곳에서 펼쳐지는 <웰컴 투 더 신혼 정글>은 만화 형식의 책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저자는 신혼여행지에서 숙소 문제로 제주도의 구옥에서 지내면서 옛날집의 매력에 푹빠졌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고즈넉한 동네의 분위기에 빠진 부부는 그 뒤부터 자신들의 취향이 반영된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을 보낸다. 

발품과 기다림 끝에 집을 만났는데, 무려 5년동안 무상으로 임대로 집을 빌렸다. 대신 집을 수리해서 고쳐 쓰는 조건이었지만 역시 도시와는 다르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수리하는 비용과 시간이 작은 비용은 아닌 것 같더라..하하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럼에도 원하는 안채와 바깥채가 있고, 텃밭도 있으며, 바로 앞은 바다라니.

그곳에서 5년간 살 수 있다니.

무엇보다 부부가 이렇게 삶의 방향이 같을 수가 있다니 부럽다. 그럼에도 서로의 차이는 존재한다. 사물을 보는 태도도 다르고, 물건을 고르는 기준도 다르고, 무엇보다 삶의 속도 또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알게되고, 맞춰간다. 중간 속도에서 합의 하고, 양보하고,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상대가 원하는 걸 하도록 배려하며, 서로를 인정한다.

무엇보다 사랑함에 있어서는 일치를 보되 그 외의 것들은 너그럽게 포용하자는 그들의 말은 나보다 더 인생선배이자 결혼 선배 같은 면모를 보인다. 결국에는 모든 문제에는 본질과 비본질이 있다는 것을 늘 떠올린다고 한다. 결국에는 본질은 사랑이고, 나머지는 비본질적인 문제이기에 큰 어려움업이 극복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랑을 의심하지 않고, 행동을 보고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왜 아직도 포용하지 못하고 싸우고 있었을까?

이 외에도 남편을 조련하는 알짜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오은영 선생님같은 전문가 포스가 느껴진다.ㅋㅋ아니 나는 왜이렇게 못했을까?????

그들은 맞춰가는 시간들을 성장의 재료로 사용했다면 나는 갈등의 씨앗으로 키워왔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이들 부부처럼 성장하는 부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단풍 편지

단풍 편지 ㅣ 웅진 세계그림책 232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빨간 단풍색의 책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지금 딱 읽기 좋은 동화책이라는 생각에 얼른 딸과 함께 읽고 싶었다. 어느새 단풍나무에 단풍잎들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흘러가는 가을을 잠시나마 붙잡아 둘 수 있어서 기뻤다.

귀여운 새 한마리가 작은 부리로 단풍잎을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면서 단풍 편지가 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단풍잎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그 기분 나도 알 것 같다. 푸른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아 이제 내가 좋아하는 계절, 가을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웠으니 말이다.

나는 가을에 좋은데, 딸은 무슨 계절이 좋으니 자기는 봄이 좋다고 한다.

이게 자기가 태어난 계절을 좋아하는 것 같다..ㅋㅋ 그러면 봄에는 벚꽃 편지, 겨울에는 눈꽃 편지 시리즈도 가능할 것 같다. 그럼 여름에는?

새는 단풍 편지를 산 속 친구들에게 알린다. 곧 눈이 올 거란 기대를 하는 생쥐는 자신도 단풍잎을 찾으러 떠난다. 빨간 무언가를 보고는 다가갔는데 빨간 갓을 쓰고 있는 버섯이다. 다람쥐도 생쥐와 함께 빨간 무언가를 보고 가까이 다가갔더니, 이번에는 빨간 동백꽃이다.

딸이 동백꽃은 지금 핀다고 했는데 책에서 동백꽃이 등장하니 아주 아는 척을 한다. 산 속 친구들 모두 단풍잎을 찾으로 떠나는데, 이번에는 빨간 산사 나무 열매를 발견했다. 빨간 열매 또한 요즘 많이 봤는데, 그게 이 책 속의 열매가 아니냐고 어찌나 물어보던지 요즘 말 많은 딸이라 너무 힘들다.ㅠㅠ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진짜 가을을 오롯이 담은 책이라는게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온세상 가득한 단풍 나무까지 무척이나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보고 가을의 단풍 색은 정말 아름답다는걸 딸도 마음 속으로 많이 느꼈기를 바래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할머니의 이불장

할머니의 이불장 ㅣ 키다리 그림책 69
양선하 지음 / 키다리 / 2022년 11월

요즘은 참 보기 힘든 자개 이불장과 알록달록 솜이불이다. 요즘 아이들은 본적도 없을 것 같다. 책표지만 보아도 추억이 몽글몽글하고, 그립고, 아련해진다. 엄마에게는 추억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동화책 <할머니의 이불장> 되시겠다!

동화책의 속지 또한 알록달록 색동 저고리가 떠오르는 색의 배합을 보고 있자니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햇볕에 잘마른 빨래를 개는 시간, 어른에게는 집안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 같은 시간이다. 커다란 이불을 아이들이 할머니를 도아 양쪽 끝을 잡아 함께 개어본다. 개어진 이불은 할머니의 보물상자 같은 이불장에 차곡차곡 넣어진다.

딸은 이 장면의 그림을 보고는 왜 할머니들 집에는 이불들이 저렇게 많은거냐며 묻는다..ㅋㅋ 예리하다. 자식들과 그 자식들.. 손자 손녀들이 놀러오면 사람이 많으니까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었다.

반짝반짝 작품같은 그림이 가득한 자개장..

할머니 방에가면 이런 장이 있었던 게 생각난다.

서랍에도, 화장대에도, 세트로 이런 자개장이 있었는데

요즘은 잘 보이질 않으니 진짜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 자개 이불장을 열면 차곡차곡 쌓인 색샐깔의 이불과 다양한 베개들이 눈을 사로 잡는데, 진짜 어린시절 할머니집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이불장이라 그립다.

책 속의 남매는 이불 속의 그림을 보기 위해 이불 하나를 꺼내기 위해 잡아당겼는데, 위에 있던 이불이 와르르 쏟아져버렸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도 혼날 걱정도 하지 않고, 무너져 내린 이불 위를 헤엄쳐다닌다. 용무늬 이불도, 꽃무늬 이불도, 여름에 시원한 대나무 무늬 누비 이불도 모시 이불도, 아이들은 다양한 이불들을 탐험한다.

두껍고 무거운 목화솜 이불은 꼭 바다 코끼리에 같이 무겁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표현인 것 같다.

엄마가 오면서 아이들의 이불 탐험은 끝이 나고, 할머니는 이왕 꺼낸 이불을 볕바라기 하려고 챙겨 나간다. 할머니 최고.. 할머니가 없었다면 아이들은 엄마한테 호되게 혼 났을지도 모르겠다..ㅋㅋ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가 무얼 해도 다 사랑스럽게 봐준다. 이불처럼 아이들의 마음이 구겨지지 않게 눅눅해지지 않게.,

햇볕에 보송보송해지는 이불만큼이나 아이들의 천진난만함도 따뜻한 할머니의 품같은 이불 속에서 자라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점점점

점점점 ㅣ 책고래마을 42
아우야요 지음 / 책고래 / 2022년 10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때,

제일 힘든 책이 글이 많은 책인 줄 알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제일 읽어주기 힘든 책은 글이 없는 책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엄마가 지어내거나 그림 설명을 해줘야하는데, 

아이는 왜 읽어줄때마다 그 때랑 내용이 다르냐며 버럭한다.ㅠ.ㅠ

그럼 네가 직접 한번 읽어보련???ㅋㅋ

점점점

제목만큼이나 점이 가득한 책이다.

점같은 비인지 눈인지 뭔지 모를 점이 가득한 세상에

무당벌레가 연상되는 빨간 바탕에 검은 점이 가득한 우산을 쓰고 있는 

아이가 있다.

점점점 점이 가득한 세상,

눈 앞에 날라온 무당벌레가 점점점 커지기도 하고,

팔베게를 하고, 눈을 감고, 밤하늘에 가득한 점 같은 별을 바라보기도 한다.

점점점 누군가가 다가온다. 눈을 뜨니 친구와 강아지 한마리,

점 같은 구멍속으로 바라보니 무엇을 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점점점 멀어지더니 보이기 시작한다. 

아들은 킥보드를 타고, 강아지가 옆에서 함께 달린다.

그러더니 점점점 떠오르기 시작한다.

땅을 지나 나무를 지나 점점점 달까지 떠오른다.

그곳에서 산타와 루돌트가 되어 점점점 다시 내려온다

점은 하얀 눈이 되어 온 세상에 내린다.

땅에 하얀 눈이 뒤덮이고, 점같은 빨간 열매에 무당벌레가 찾아왔다.

봄이 찾아 온걸까? 아이들은 행복하게 빨간 열매를 따서 먹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 그림만 보아서는 작가의 생각을 알 수는 없지만

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딸이 또다시 이 책을 읽어달라고 가져온다면 

나는 자는 척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