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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백수로 있을게 - 하고 싶은 게 많고,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
하지혜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2월
평점 :
백수의 위치는 참 불안하다. 백수라는 존재가 '나는 참 쓸모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남들은 다 있는 직장 왜 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자괴감과 우울증에 빠지기도 쉽다. 하지만 저자는 다르다. 당당하게 백수 생활을 즐기며 조금만 더 백수생활을 즐기겠다고 말한다. 백수라고 우울해하기 보다는 백수라는 생활의 단점을 최대한 누리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펼쳐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렇게 책으로까지 이야기를 쓴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은 긍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백수라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맞서는 26살 그녀는 백수를 패배자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약하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좋지 못했다는 그녀처럼 나 또한 그랬기에 깊히 공감되고, 나도 나에 대한 확신이 없이 늘 다른 누간가에 의존하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다. 그녀와 비슷한 점에 공감도 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지금 내 모습에 반성이 되기도 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백수가 아니었다. 서울에서 방송 일을 하다 자신의 생각처럼 다른 일에 크게 실망을 하고, 6년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집 진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시골같은 작은 소도시에서 어찌 사냐고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더 시골같은 할머니댁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백수생활을 하면서 꿈이 없고, 목표가 없는 것이 가장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고 한다. 그렇다 무기력해지면 쉽게 망가진다. 그러므로 백수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는 맛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집안일을 도우며 부모님에게 나는 놀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대놓고 보여줘야 한다는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믿어줄 것이고 언제고 다시 일어설 자식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이다.
뒷바자리지한 부모님의 노고를 감사히 여기며, 하루라도 빨리 백수탈출을 꿈꾸지만 백수 생활이 편하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기도 한다.
이렇게 까지 시간적으로 여유롭게 자유로운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게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왕창 모아다가 주어진 시간을 오로지 '나만을 위한 플러스 시간'으로만들어 가는 중이다.
가족의 막내로 반려견을 키우고, 시골에서 위로 받으며, 자신이 위로 받은 것들로 부터 글쓰기를 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책 속에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