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에게 삶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혹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길이 되기도 하고, 행복 또는 절망이라는 두개의 얼굴을 지닌 사랑이라는 것.  지난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은 이 책을 이제 막 사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며 추천의 글을 남겨놓았다.  사랑의 여섯가지 이름.  어떤 사랑이야기 일까,, 궁금해진다.  사랑때문에 생각에 잠겨있는 내 마음에 어떤 울림을 남겨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 빛나는 것, 그것은.

"모든 여자는 자신의 바다, 그리고 모든 남자는 자신의 하늘을 품고 있어.  아니면 반대로 모든 여자는 자신의 산을, 모든 남자는 자신의 바다를 품고 있지.  그들은 상대방의 낯선 매력에 빠져들곤 하지.  하늘과 바다는 수평선에서 서로 맞닿을 수 있지만 절대 하나가 될 수 없고, 작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없지." -37쪽.  그렇게 하나가 될 수 없고 같은 시간에 존재할수 없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주는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가리워 지지 않을 사랑을 독수리와 익투스의 사랑에서 배워본다.  (그런데 왜 하필 물고기의 이름이 익투스일까... ) 

 

# 사랑이라는 고통의 이름.

오랜 세월을 살아온 뿌리로도 플라스틱은 안아들일수 없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한 자신을 무시하는 사랑에 배신감을 느끼고,  사람들의 멸시와 학대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을 의탁했지만 자신의 개성과 권리를 빼앗으려는 상대방에게 온몸으로 저항하는... 그렇게 서로 상대방의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은 진실된 사랑을 하고 있음을 고집하는 참나무와 버려진 인형과의 이기적인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간의 사랑을 빗대어 놓은것만 같아 씁쓸해져온다.   나조차도 스스로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사랑이지는 않은지 되새겨보게 된다.

 

# 감아 안아야 할 그 아름다움의 이름.

"제 눈이 항상 저 위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곁뿌리와 새싹과 구물거리는 덩굴손은 낮에는 구름을, 밤에는 별들을 향합니다.  타고 오르고 올라 구름에 이르고, 구름마저 딛고 올라 별에 다다르고 싶어 합니다. " -80쪽.   계속되는 어긋남, 배신과 좌절로 인한 절망에 빠져들면서도 또다시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들.   아픔을 치유해가며 평생을 함께 하고픈 이름.  그게 사랑이 아닐까. 

 

# 맞닿은 사랑의 기적.

"화려한 무늬의 나비를 한번 상상해 봐.  나는 행복이라는 상상의 나비를 잡았어.  그런데 잡았다고 생각하고 손을 펴보니 손바닥 안에 남은 거라곤 황금빛 가루밖에 없는 거야.  행복을느끼기도 전에 놓쳐버리고 만 거지. " -122쪽.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은 참 힘들고도 막막한 일이다.  닿을수 있을것 같지만 눈앞에서 사라지고,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손을 내밀고야 만다.  힘겨운 삶속에서 힘겨이 마주하게 된 두개의 손을 보며 지금 내가 잡고 있는 손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보게 된다.

 

# 사랑을 위한 사랑.

"사랑이란 매 순간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완전하게 내 것으로 소유할 수 없는,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멀리 달아나 버리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입니다. "  -128쪽.   '사랑을 위한 사랑'을 하는 많은 사람들.  누구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욕심과 필요에 의한 사랑을 찾는 이야기속에서 사람의 마음속 이기심을 잠시 들여다 본다.   깊은곳에 감추어진 내 이기심도 부끄러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지도.

 

# 그리고,, 툴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죠.  저는 툴슈를 사랑하면서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 -186~187쪽.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는 남자.  온 생애를 다 바쳐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알리고 있는 남자.  번개가 치는 찰라의 순간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랑이지만 그 때문에 그녀를 사랑하고 사랑할거라는 남자.  결국 존재하고 있지 않지만 온생애의 전부를 감싸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렇게 들려주는 여섯개의 단편들 속에서 내 속에 있는 삶과 사랑, 그리고 욕심과 이기심들을 모두 찾아서 꺼내볼 수 있었다.  때론 비겁하고 이기적이지만 그 모든것을 지워버릴수 있는 사랑이라는 설레임을 다시금 발견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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