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물리학 - 사소한 일상이 물리가 되는 즐거움
이기진 글.그림 / 시공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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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참 재밌는, 아니 유쾌한 책을 만났다. 그런데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바로 물리학에 관련 된 책이다. 물리학이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어렵다'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쉽게 쓰인 책이라고 해도 용어부터 어렵고 이론은 더 어려운 책이 바로 물리학 아닐까? 일단 학문이라는 것 자체가 쉬운 학문은 어디있게냐만 내가 문과여서 그런지 수학, 과학에 관련된 책들은 머리가 지끈지끈해져서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귀여운 그림삽화들과 함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사소한 일상이 물리가 되는 즐거움'이라는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정말 사소한 것부터 쉽게 쓰여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겉표지에서도 느껴지는 재밌는 그림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작가가 직접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는 것!

대학시절 물리학을 그만두고 그림을 할까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던 동아리 활동, 정말 유쾌하게 그려진 이 그림들을 보니 그럴만도 했겠다 싶다.

저자는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로 매우 유명하지만, 물리학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가수 2NE1 씨엘의 아빠로 유명한 이기진 교수이다.




물리학은 지극히 개인적인 학문이다. 물리학은 삶의 철학이 될 수도 있고,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으며, 내가 가진 사상의 지평선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가 세상을 인식하고 세상의 이치를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우주를 내다보는 방식, 바로 그것이 '나의 물리학'인 것이다.

개인적인 학문이라... 삶의 철학이라... 책을 읽기 전까지는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었다. 물리학과 삶의 철학까지 연결된다니, 복잡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읽다보니 쓸데 없는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물리학을 설명하면서도 교수님의 삶의 철학이 묻어나오는 책. 물리학 책에서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물리를 잘하는 방법이 궁금한가?



바로 바로바로




물리를 잘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물리학은 아주 쉽고, 나도 물리학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창한 것을 기대했다면 큰 실망이겠지만, 물리학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한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렵다 어렵다 생각하면 더 어려운 것이고 쉽다 쉽다 생각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물리는 쉽고, 언제든지 물리를 시작하면 잘할 수 있다"는 배짱을 가지는 것이다. 마치 취미로 물리학을 즐기는 것 처럼 말이다.



물리학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은 자연 현상 속의 법칙을 궁금해한다. 어떤 현상을 보면 그 이면을 보려고 하고, 현상 속에서 법칙이나 모델 비슷한 것을 만들려고 한다. 사물을 그냥 사물로 보지 않고 그 사물의 본질에 관심을 가진다.

나는 사실 이런 관심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반대로 우리신랑은 궁금증이 많고 사물을 잘 관찰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물리학이나 화학에도 관심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학문에 얇고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위의 말에 큰 공감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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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의 칭찬이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다. 그 칭찬 한마디가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물리를 쉽게 보도록 도와준 것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쉽게 생각해야 예상치 못한 성공과 가능성이 찾아온다. 어렵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등학교 선생님의 칭찬에 저자는 물리학계에 유명한 교수가 되었다. 물리학 책에서 이런 깨달음까지 주다니... 나는 아이를 칭찬해주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아이에게 칭찬이 부정적이라는 아들러의 이론을 찬성하지 못하는 나, 칭찬은 아이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아이에게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본문 이미지
물리학의 관성은 우리 삶에도 적용된다. 변화를 만들어주는 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물리적 현상도, 우리의 삶도 계속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물리학의 이론을 설명하면서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그. 그렇다 관성이 생기면 그것을 깨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리학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다니!!
나 지금 다이어트 중인거 알았는가? 지속성!! 이게 진짜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기에 지속성의 이론이 너무나도 쉽게 이해되다니!!!


추울 때 패딩을 입는 것, 따뜻한 옷을 입는 이유가 찬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한다. 밖의 온도가 영하인데 우리 몸의 온도는 37도이니 몸의 열이 빠져나간다. 당연히 그러고 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몸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 물리적으로 바깥의 추위는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올 수 없다.


나는 이런 기본 적인 것도 몰랐다. 내가 지금 물리학의 어려운 이론들과 공식들을 안다고 뭐가 도움이 되겠는가... 이런 삶에서의 물리학을 기본적인 지식으로 알고 있다면 참 도움이 많이 되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쉽게 물리학을 접할 수 있다니... 저자에게 매우 감사하다. 물론 이 것으로 물리학을 어느정도 안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위에 말한 것 처럼 어느정도의 기본적인 지식을 재미있게 습득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이 전에는 쉬운 물리학 관련된 책이 집에 몇권 있어 읽어봤을 때, 전혀 이해가 안되고 어려웠는데, 조금씩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다시 어렵다고 뒷걸음 칠 수도 있겠지만, 쉽다 쉽다 생각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학문이라니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자신감도 얻게 해주는 책!!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길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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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풀다 - 구글X 공학자가 찾은 삶과 죽음 너머 진실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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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책, 노란 스마일이 방긋 웃는 비타민같은 책을 만났다. 구글X CBO가 아들의 죽음 17일 후부터 쓰게되었다는 책이다. 보통 아이가 죽었다면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인데, 책을 쓰고 그것도 행복에 관한 책을 썼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싶다.

이 책의 저자 모가댓은 책을 쓴 이유가 바로 자신이 시행착오 끝에 만든 행복방정식을 통해 행복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행복이라고 하면 어떤 동사들이 떠오르는지 생각해보자.

행복하다.
행복을 느끼다.
행복을 만들다.
행복을 찾다.
행복을 만나다.

등등의 동사는 많이 들어왔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의 제목인 '행복을 풀다'는 처음 들어본다.

겉표지의 귀여운 스마일 안에 이런저런 공식들을 보니 문제를 푸는 것 같이 행복을 푸는 것이겠구나... 짐작이 간다.

작가인 모가댓은 공학자이다. 공학자인 그는 자신이 구글X의 신규사업개발총책임자로 뛰어난 성공을 얻었지만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고 그러한 기분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입증가능한 사실들을 연구하고 조사하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행복 방정식'을 만들어낸다.

'행복을 풀다'는 이 말은 바로 행복을 위해 노력하여 만든 행복방정식에 자신의 상황과 환경을 넣어 풀어가며 행복을 만들고 느끼기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찾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아 헤매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행복을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하는 목적지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목적지라는 곳이 실제로는 우리 모두가 시작하는 곳이다. P32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아이가 죽었음에도 슬픔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않았던 이유.
바로 자신이 만든 행복 방정식이 성립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된 것이다.

행복은 의식적인 선택으로 시작된다.!!



이 책에서는 6-7-5 행복모델을 강조한다.
6가지 큰 환상을 깨뜨리고
7가지 맹점을 바로잡고
5가지 궁극적인 진실을 움켜잡아라.

심리적 고통에서 기쁨을 느끼고 환희로 변화하기 위한 각 과정에 대한 여러가지 예시와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각 챕터에 세부내용은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행복을 느끼기 위하여 어떻게 보면 복잡하게, 어떻게 보면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이 이론을 알아야만 바삭히 알아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있는 사람들은 읽어보고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으로 만들어서 상세히 나오다 보니 조금은 지루하고 방대해 보여 잘 안읽히는 단점이 있었다. TVN 어쩌다 어른에서 곧 강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강연을 듣고 책을 만나는게 도움이 될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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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행복한 고백
황수빈 지음 / 마음의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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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좋은 책.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이라는 병에 걸린 첫째를 키우면서 담담히 써내려간 에세이다.

병은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가정에 불현듯 찾아왔고, 그로인하여 작가와 작가 가족의 삶의 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픈아이의 엄마는 불행하고 슬퍼해야만 하는가, 그녀는 자신이 행복하다 말하고있다.

사람들의 이런 시선을 작가는 프롤로그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아플 수록 아이에게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작가님의 모습이 참 멋지다. 아이가 병을 갖고 있다해서 슬픔에 빠져있다면 아이에게 고스란히 그 슬픔이 전해질 것이다. 기쁨보다 슬픔이 전염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보며 떠오르는 한 아이가 있다. 초원이라는 아이.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믿음좋은 부부의 예쁜 딸이다. 귀하게 얻은 딸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데 허혈성 뇌병변 1급이라는 판정을 받고 태어난 아이. 거의 뇌사상태로 태어난 이 아이를 만났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사랑으로 예쁘게 키우던 이 아이, 의미있는 뇌파도 조금씩 잡히면서 희망이 생기고 있던 와중에 폐혈증이 합병증으로 찾아와서 약 10개월의 세상에서의 삶을 살고 갑작스럽게 하늘 나라로 떠나게 되었다.
그 아이가 떠나고 부부는 초원이를 잘보내고 예쁘게 웃음을 지은 사진을 올렸다. 초원이가 천국가는 길 함께해주신 분들, 기도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떤이가 그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웃을 수 있냐고 비난한 듯 하다.
그때 올린 초원이 아빠의 글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누구보다 많이 울었기에 웃을 수 있었다는 이 말이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그렇다. 아픈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 많이 울고 아파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을 것이다. 아이는 아마도 행복하게 웃는 엄마아빠의 모습만을 기억할 것이고 누구보다 행복했을 것이다.

누가 웃는다고 비난했는지 모르겠다. 비난한 그 사람 뿐아니라 아이가 아픈데 왜이리 이 책의 작가가 이야기한 행복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해당될꺼다. 나도 누군가를 보며 그리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보다 다른이의 삶에 왜이리 쓸데없는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냥 똑같이 대하는 것, 그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싶다.


인정.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

내 아이가 아픈 아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금방 나을거다. 곧 회복되겠지 희망이 병을 인정하면 꼭 사라질 것 같지 않았을까...

그러나 인정하는 순간 아이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장애있는 아이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엄마가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욕심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라는 법률스님의 말... 우리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얼마나 더할까... 일부러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때문이 아닐까.



나는 너에게 희생양이 아니란다. 너는 소중한 보물인데 엄마가 보물이라 생각하지 못했어. 네가 엄마에게 와준 것만으로도 큰 선물인데 엄마가 너무 소홀했지?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너는 지금 그대로 충분히 멋져. 엄마는 너 자체를 인정해주지 못하고 있었어. 엄마가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도록 진심으로 노력할게. 사랑해.





인정하고 나니 '병'이란 녀석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인정하고 나면 모두 깃털처럼 가벼운 것들이다. 인정하늗 순간 축복처럼 터지는 출발신호와 깃털처럼 가볍고도 즐거운 마음이 우리를 흥겹게 달리게 해줄것이다.




부정, 분노, 타협, 절망, 수용의 단계.
수용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의 인생에서도 어려운일이 일어난다면 부정에서 수용까지의 단계를 최대한 축소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이 책은 아픈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읽는다면 정말 큰 위로를 받을 것이고, 만약 아픈아이가 없다면 그 삶에 감사하며,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어떠한 모습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부모가 되야한다는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세상에서 비교하지 않고 내 아이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정말 뜨겁게 사랑하는 남녀의 사랑 유효기간도 3년정도라고 한다. 그 후에는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지고 단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녀간의 사랑 뿐아니라 자식간의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뱃속에 있을 때 태교하며 얼마나 사랑고백을 하는가. 태어나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런 아가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되서 울고불고 고집을 부린다면 부모는 화가난다. 그러다 또래집단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고, 아이의 부족한 면들만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사랑하고 바라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인정하고 행복하기 위해 글쓰고 책도 내며 나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황수빈 작가님에게, 매일 쓴 약을 삼키며 씩씩하게 자라고 엄마 마음을 잘 읽어주는 창현이에게,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응원의 박수와 기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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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한 인문학
이봉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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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하다.

네이버 검색창에 검색해보니 이렇게 나온다. 음탕하고 난잡하다. 그리고 예시로 음탕한 여자라고 나와있다. 왜 여자의 앞에 붙은 형용사로 남자예시가 없는 이유도 궁금해졌다.

이처럼 음란하다는 단어는 절대 긍정적인 단어가 아니다.

나역시 매우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했다. 음란하다는 단어를 특별히 사용해본 적도 없다.

부정적인 느낌이 강렬한 음란하다와 인문학의 콜라보는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이 책은 총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금기,억압, 차별, 편견, 전복

5개의 챕터에 각각 소주제로 여러 문학, 영화 등의 인문학에서 나온 음란한 주제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우리가 많이 아는 소설이자 영화 [롤리타]

미성년자와의 19금 사랑 과연 문학이기에 허용될 수 있는 것인가.



저자는 미성년자와의 사랑에 미성년자와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몇가지 인류학적 사례를 끌어온다. 동인도의 어떤 곳에서는 사춘기 이전에 결혼하거나 동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든지,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거주하는 랩차족은 어린여자와 성교해도 무방하다던지, 시인 알리기에리 단테가 9세의 아이를 열렬히 사랑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작품이 패륜소설이라는 오명을 피하려고 역사적 사례를 소설에 첨가한다. p22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1950년대라 해도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저자가 이것이 크게 논란을 빚으리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저자는 소설에 그려진 비윤리적 상황을 극복하려고 곳곳에 은유와 환유라는 장치를 깔아놓는다. 소설의 현실적 불가해성을 무력화라기 위해 문학적 도구들을 백분 사용한 것이다.

롤리타가 아직까지도 문제작품으로 여겨지는건 금기된 사랑을 진정한 사랑처럼 포장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아직도 롤리타신드롬까지 생겼다. 롤리타신드롬이란 미성숙한 소녀에 대해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롤리타를 포르노그래피로 보느냐 인문학으로 보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많은 고전전집에 롤리타가 있고 이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것 보면 정말 문제 작품은 맞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포르노그래피로 보고있다. 저자가 위에서 말한 해석처럼 그 무엇도 정당화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일단 서평쓰기가 쉽지 않았다. 내용이 음란한 인문학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19금 문학, 영화들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그러기에 읽는내내 민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문학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보며 저자의 생각과 내생각을 비교해보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여기 나온 작품들을 제대로 본적이 거의 없어 내 생각을 온전하게 비교할 수 없던 것은 아쉽다.

숨기면 숨길수록 들어내고 싶고 궁금한건 맞다.
그렇다고 너무 자유롭게 성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좋지않다.

얼마전 tvn에서 본 알쓸지잡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작가가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프랑스의 여작가 프랑수와즈 사강이 공항에서 마약투약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녀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내가 내몸을 망칠 권리가 있다. 그런데 왜 타인이, 국가가 그걸 제재하느냐라고 법정에서 이야기 한것이다.

국가가 이런 마약, 포르노, 성매매 등을 강하게 단속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마약은 자기 자신하나만을 파괴하지 않는다.

마약하는 사람들은 마약을 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좋고 나쁜가에 대한 개인의 판단은 완벽할 수 없다.
인간은 완벽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비가치재인 마약, 술, 담배, 포르노 등 개인이 인지 못하는 유해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단속하는 것이라는 유시민님의 말에 적극공감한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동성애에 대한 의견에는 반대한다. 그 외에는 여러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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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자리 흩트리기 - 나와 세상의 벽을 넘는 유쾌한 반란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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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획기적인 인사들이 내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인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대학교 총장의 이미지가 좋게 그려진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하였다. 많은 대학의 총장들이 학생을 위한 정책보다 총장이라는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려 놓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자신의 실속을 챙기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대학다니던 시절의 총장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학생들을 위해 어떠한 제도들을 만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훌륭한 총장들도 많았겠지만, 최근 아주대 학생들이 '총장님을 나라에 빼앗겼다.', '아 사랑하는 나의 총장님은 갔습니다.' 이런 글들을 많이 보게 되었었고 어떤 분인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있었던 중에 얼마전 직접 쓰신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저자는 정말 전형적인 흙수저가 성공한 케이스이다. 11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동생 세명의 부양을 맡아 대학도 가지 못하고 바로 고등학교 재학중에 은행에 취업하게 된다. 그러나 고졸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 야간대학원을 가게되고 우연한 계기게 고시를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동시에 합격하게 된다.

공부만 해도 고시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고시패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참 대단하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끝나고 야간대학에 가서 수업을 받은 후, 나머지 시간에 고시 공부를 해서 붙은 케이스다. 정말 성실, 노력, 끈기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고시 패스했지만 고졸 출신에, 야간대학을 다니는 그를 모두 무시했고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외국 유학을 해서 박사과정을 받아야겠다는 꿈을 갖게 되고 하나씩 차근차근 이루게 된다.



저자는 주어진 환경과 나 자신, 그리고 세상 우리를 옭아매는 삼중감옥에서 탈출하는 하는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남이 던지는 질문/나에게 던진 질문/세상이 던진 질문을 잘 들여다 보고 이 질문들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나눈다.

있는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자신의 자리가 빈약할 때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단련의 기회다. 있는 자리가 안전하고 여유로워졌을 때는 일부러라도 그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는 인생의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용기를, 자리가 공고해졌거나 정점에 올랐을 때 스스로 경계하는 지혜를 줄 것이다.

p47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안전하고 여유로워진 자리에 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지금의 나의 자리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내 자리를 흩트려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벗어나기 너무나도 힘든 세상...조금이라도 보장된 자리, 안정적인 직업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그렇다. 정말 힘들게 그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치자. 저자는 그 안정적인 자리에 있을 때 내가 있는 자리를 다시 흩트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안정에서 흩트려서 도전해보고 성취해보는 것들이 필요하다. 나다움을 찾는 과정을 통하여 꿈을 꾸었던 것들을 이루고 또 다시 다른 꿈을 꿈꾸며 이뤄나가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의 승부처는 '주어진 상황'에 대처해 열심히 살았던 때가 아니라 내가 '상황을 만들어 부딪친 때'다. 그리고 그 승부처에서 '절실함'과 '끈기'와 같은 승부수를 갖느냐에 따라 인생과 운명은 바뀐다. p153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것도 매뉴얼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상황이 어떻게 다가올지는 우리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도 만들지 않으려고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그 때가 오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과 때를 만들고 거기에 부딪혀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나도 멋진 이야기다. 세상이 만든 상황에 부딪혀 쓰러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 자체를 만들어본다면 부딪히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시작할 힘이 나지 않을까 싶다.



김동연 총장이 가장 유명한 것은
[파란학기제- 학생이 스스로 한 학기동안 교과과목에 없는 과목이나 과제를 설정하여 학점을 받는 제도], [애프터유ㅡ 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하여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외국대학에 해외연수를 보내는 프로그램] 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많은 도전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였고 더욱더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돈이 없이 힘든 자신의 상황과 환경을 탓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학생들은 총장이 진심으로 우리를 위하는구나, 우리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김동연 총장이 이렇게 학생들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에도 나와있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더 첫째 아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나와 동갑인 큰 아들은 27살에 혈액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게 된다. 누구보다도 열심과 성실과 근면이 있었고 교우관계도 좋았으며 건강했던 아들은 힘든 유학생활 공부를 마치고 그가 원하던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한 후 정말 행복한 삶을 보냈다. 정말 이제부터 행복만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는 혈액암을 선고받았고 2년 반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생각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그가 자기의 큰 아들 또래의 학생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감히 생각해본다. 그의 사랑하는 아들과 같은 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고민과 사랑이 넘쳐나는 제도들이 아닐 수 없다. 총장이 자식과 같이 학생을 사랑하는데, 그 학교가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난 책이 있다. 바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비슷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정말 많은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 그 책을 읽지 않은 청년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었던 그 책이 지금 중고시장에서 매입불가로 거래가 거의 되지도 않는 이유는 김난도 교수가 너무나도 엘리트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보통수저, 흙수저인 우리 청년들을 대변하고 잘 아는 척 이야기 했다는 것에 격분한 청년들은 그를 몰아세웠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많이 다르다. 정말 힘든 삶을 살아오고 누구보다도 자신의 처지와 상황과 환경이 어려웠던 그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모습들이 그려져있고, 그 것에 많은 청년들이 공감하고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를 보니 6월 7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고 한다. 기대가 큰 만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청문회 잘 마치고 우리나라를 위해 멋지게 일해주시길 기도해본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
저자 김동연
출판 쌤앤파커스
발매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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