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자리 흩트리기 - 나와 세상의 벽을 넘는 유쾌한 반란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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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획기적인 인사들이 내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인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대학교 총장의 이미지가 좋게 그려진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하였다. 많은 대학의 총장들이 학생을 위한 정책보다 총장이라는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려 놓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자신의 실속을 챙기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대학다니던 시절의 총장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학생들을 위해 어떠한 제도들을 만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훌륭한 총장들도 많았겠지만, 최근 아주대 학생들이 '총장님을 나라에 빼앗겼다.', '아 사랑하는 나의 총장님은 갔습니다.' 이런 글들을 많이 보게 되었었고 어떤 분인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있었던 중에 얼마전 직접 쓰신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저자는 정말 전형적인 흙수저가 성공한 케이스이다. 11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동생 세명의 부양을 맡아 대학도 가지 못하고 바로 고등학교 재학중에 은행에 취업하게 된다. 그러나 고졸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 야간대학원을 가게되고 우연한 계기게 고시를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동시에 합격하게 된다.

공부만 해도 고시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고시패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참 대단하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끝나고 야간대학에 가서 수업을 받은 후, 나머지 시간에 고시 공부를 해서 붙은 케이스다. 정말 성실, 노력, 끈기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고시 패스했지만 고졸 출신에, 야간대학을 다니는 그를 모두 무시했고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외국 유학을 해서 박사과정을 받아야겠다는 꿈을 갖게 되고 하나씩 차근차근 이루게 된다.



저자는 주어진 환경과 나 자신, 그리고 세상 우리를 옭아매는 삼중감옥에서 탈출하는 하는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남이 던지는 질문/나에게 던진 질문/세상이 던진 질문을 잘 들여다 보고 이 질문들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나눈다.

있는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자신의 자리가 빈약할 때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단련의 기회다. 있는 자리가 안전하고 여유로워졌을 때는 일부러라도 그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는 인생의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용기를, 자리가 공고해졌거나 정점에 올랐을 때 스스로 경계하는 지혜를 줄 것이다.

p47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안전하고 여유로워진 자리에 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지금의 나의 자리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내 자리를 흩트려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벗어나기 너무나도 힘든 세상...조금이라도 보장된 자리, 안정적인 직업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그렇다. 정말 힘들게 그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치자. 저자는 그 안정적인 자리에 있을 때 내가 있는 자리를 다시 흩트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안정에서 흩트려서 도전해보고 성취해보는 것들이 필요하다. 나다움을 찾는 과정을 통하여 꿈을 꾸었던 것들을 이루고 또 다시 다른 꿈을 꿈꾸며 이뤄나가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의 승부처는 '주어진 상황'에 대처해 열심히 살았던 때가 아니라 내가 '상황을 만들어 부딪친 때'다. 그리고 그 승부처에서 '절실함'과 '끈기'와 같은 승부수를 갖느냐에 따라 인생과 운명은 바뀐다. p153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것도 매뉴얼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상황이 어떻게 다가올지는 우리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도 만들지 않으려고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그 때가 오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과 때를 만들고 거기에 부딪혀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나도 멋진 이야기다. 세상이 만든 상황에 부딪혀 쓰러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 자체를 만들어본다면 부딪히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시작할 힘이 나지 않을까 싶다.



김동연 총장이 가장 유명한 것은
[파란학기제- 학생이 스스로 한 학기동안 교과과목에 없는 과목이나 과제를 설정하여 학점을 받는 제도], [애프터유ㅡ 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하여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외국대학에 해외연수를 보내는 프로그램] 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많은 도전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였고 더욱더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돈이 없이 힘든 자신의 상황과 환경을 탓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학생들은 총장이 진심으로 우리를 위하는구나, 우리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김동연 총장이 이렇게 학생들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에도 나와있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더 첫째 아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나와 동갑인 큰 아들은 27살에 혈액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게 된다. 누구보다도 열심과 성실과 근면이 있었고 교우관계도 좋았으며 건강했던 아들은 힘든 유학생활 공부를 마치고 그가 원하던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한 후 정말 행복한 삶을 보냈다. 정말 이제부터 행복만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는 혈액암을 선고받았고 2년 반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생각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그가 자기의 큰 아들 또래의 학생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감히 생각해본다. 그의 사랑하는 아들과 같은 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고민과 사랑이 넘쳐나는 제도들이 아닐 수 없다. 총장이 자식과 같이 학생을 사랑하는데, 그 학교가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난 책이 있다. 바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비슷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정말 많은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 그 책을 읽지 않은 청년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었던 그 책이 지금 중고시장에서 매입불가로 거래가 거의 되지도 않는 이유는 김난도 교수가 너무나도 엘리트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보통수저, 흙수저인 우리 청년들을 대변하고 잘 아는 척 이야기 했다는 것에 격분한 청년들은 그를 몰아세웠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많이 다르다. 정말 힘든 삶을 살아오고 누구보다도 자신의 처지와 상황과 환경이 어려웠던 그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모습들이 그려져있고, 그 것에 많은 청년들이 공감하고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를 보니 6월 7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고 한다. 기대가 큰 만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청문회 잘 마치고 우리나라를 위해 멋지게 일해주시길 기도해본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
저자 김동연
출판 쌤앤파커스
발매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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