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행복한 고백
황수빈 지음 / 마음의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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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좋은 책.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이라는 병에 걸린 첫째를 키우면서 담담히 써내려간 에세이다.

병은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가정에 불현듯 찾아왔고, 그로인하여 작가와 작가 가족의 삶의 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픈아이의 엄마는 불행하고 슬퍼해야만 하는가, 그녀는 자신이 행복하다 말하고있다.

사람들의 이런 시선을 작가는 프롤로그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아플 수록 아이에게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작가님의 모습이 참 멋지다. 아이가 병을 갖고 있다해서 슬픔에 빠져있다면 아이에게 고스란히 그 슬픔이 전해질 것이다. 기쁨보다 슬픔이 전염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보며 떠오르는 한 아이가 있다. 초원이라는 아이.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믿음좋은 부부의 예쁜 딸이다. 귀하게 얻은 딸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데 허혈성 뇌병변 1급이라는 판정을 받고 태어난 아이. 거의 뇌사상태로 태어난 이 아이를 만났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사랑으로 예쁘게 키우던 이 아이, 의미있는 뇌파도 조금씩 잡히면서 희망이 생기고 있던 와중에 폐혈증이 합병증으로 찾아와서 약 10개월의 세상에서의 삶을 살고 갑작스럽게 하늘 나라로 떠나게 되었다.
그 아이가 떠나고 부부는 초원이를 잘보내고 예쁘게 웃음을 지은 사진을 올렸다. 초원이가 천국가는 길 함께해주신 분들, 기도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떤이가 그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웃을 수 있냐고 비난한 듯 하다.
그때 올린 초원이 아빠의 글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누구보다 많이 울었기에 웃을 수 있었다는 이 말이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그렇다. 아픈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 많이 울고 아파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을 것이다. 아이는 아마도 행복하게 웃는 엄마아빠의 모습만을 기억할 것이고 누구보다 행복했을 것이다.

누가 웃는다고 비난했는지 모르겠다. 비난한 그 사람 뿐아니라 아이가 아픈데 왜이리 이 책의 작가가 이야기한 행복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해당될꺼다. 나도 누군가를 보며 그리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보다 다른이의 삶에 왜이리 쓸데없는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냥 똑같이 대하는 것, 그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싶다.


인정.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

내 아이가 아픈 아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금방 나을거다. 곧 회복되겠지 희망이 병을 인정하면 꼭 사라질 것 같지 않았을까...

그러나 인정하는 순간 아이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장애있는 아이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엄마가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욕심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라는 법률스님의 말... 우리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얼마나 더할까... 일부러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때문이 아닐까.



나는 너에게 희생양이 아니란다. 너는 소중한 보물인데 엄마가 보물이라 생각하지 못했어. 네가 엄마에게 와준 것만으로도 큰 선물인데 엄마가 너무 소홀했지?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너는 지금 그대로 충분히 멋져. 엄마는 너 자체를 인정해주지 못하고 있었어. 엄마가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도록 진심으로 노력할게. 사랑해.





인정하고 나니 '병'이란 녀석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인정하고 나면 모두 깃털처럼 가벼운 것들이다. 인정하늗 순간 축복처럼 터지는 출발신호와 깃털처럼 가볍고도 즐거운 마음이 우리를 흥겹게 달리게 해줄것이다.




부정, 분노, 타협, 절망, 수용의 단계.
수용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의 인생에서도 어려운일이 일어난다면 부정에서 수용까지의 단계를 최대한 축소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이 책은 아픈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읽는다면 정말 큰 위로를 받을 것이고, 만약 아픈아이가 없다면 그 삶에 감사하며,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어떠한 모습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부모가 되야한다는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세상에서 비교하지 않고 내 아이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정말 뜨겁게 사랑하는 남녀의 사랑 유효기간도 3년정도라고 한다. 그 후에는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지고 단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녀간의 사랑 뿐아니라 자식간의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뱃속에 있을 때 태교하며 얼마나 사랑고백을 하는가. 태어나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런 아가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되서 울고불고 고집을 부린다면 부모는 화가난다. 그러다 또래집단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고, 아이의 부족한 면들만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사랑하고 바라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인정하고 행복하기 위해 글쓰고 책도 내며 나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황수빈 작가님에게, 매일 쓴 약을 삼키며 씩씩하게 자라고 엄마 마음을 잘 읽어주는 창현이에게,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응원의 박수와 기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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