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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평점 :

신인이라고 하시는데... 아직은
한국추리는 좀 갈길이 멀다 싶었으나 이분의 책을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답니다.
신인이라고 하기 뭣할 정도로 잘
쓰셨더라고요. 술술 넘어가고 편안하게 쓰셔서 읽는 내내 저도 초반엔
저의 어릴적을 추억해보곤 했답니다.
하지만 책의 활자 크기가 어찌나 큰지... 동화책인줄 알았어요.
아무래도 양을 늘리기 위한 것인듯
싶은데... 개인적으로 좀 그렇습니다. 책 가격을 내리던지 내용을 더 보충하던지 했음 하는 바람이랍니다.
시공사의 책들이 참 책 크기가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 좋다 싶었는데... 이번 책은 시공사 책 치고는 좀 컸어요.
아직은 한국추리가 어색한
레몬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국이름이면 왜그리 낯설게 느껴지는지
그동안 추리하면 아무래도 일본이나
외국이 앞도적 많아서 그렇겠지요.
하지만 점차 이런 분들이 늘어난다면
분명 한국에서도 거장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우리 어릴적에는 다세대 주택이
많았지요.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집들.
단칸방에서 여러식구들이 옹기종기
사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시설 그때는 다 어려웠어요.
동네가 마치 친척들처럼 서로의
아이를 보듬어 주고 밥을 먹여주고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도 어릴적 엄마 아빠가 다 일을
하셔서 늘 동네 아이들과 놀곤했답니다.
학교 마치고 저녁에 엄마가 골목
어귀에서 불러야 집으로 들어올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요.
정말 온동네가 하나가 되어서는
누구네 새 가구가 들어오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금새 알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하면 서로 나눠먹고 접시를
들고 이집 저집 방문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지요.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삭막하다 싶은
생활이지만 또 그때는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서로 장단점이 있을겁니다.
다세대 주택을 둘러싼 추억 파기~
우연하게 칼럼을 연재하며 시작된 어릴적 추억담
그런데 그 속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볼수록 갖가지 추악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된답니다.
같은 이야기였음에도 각기 다른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이 맞추다 보니
결코 들추지 말아야 했음직한
이야기들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옵니다.
누군가에게 추억은 그저 추억일 수
있으나 누구에게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과거이기도 하지요.
이번 라일락 붉게 피던 집 역시
그런 두가지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고 있습니다.
문간방에서 세들어 살던 총각이
어느날 연탄가스를 마시고 죽게되고 같이 한집에 살았던 이들조차도
어느사람은 자살이라고 하고 어느
사람은 사고라고 기억하게 되고 그 집에 살았던 각기 다른 인물들을 만나며
서서히 들어나는 진실은 그 모든
것을 뒤엎은 것이었답니다.
욕심... 가난... 그리고
무관심이 빚어낸 사건이겠지요.
한사람은 자기 것이 아닌데 남의
것을 뺏고 싶어 저지른 일이었고
너무 가난하여 아이들에게 밥세끼
먹이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사는 부모의 가난함 때문이요.
같이 사는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곪아가고 있는 아픔을 무관심했기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결국 모든 것은 소통의 문제였다고
생각된답니다. 서로 오해만 하다 끝나버린 이야기.
조금씩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했다면 아마도 이 중 몇개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