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회사를 다니고 있지는 않지만... 한 때 회사를 다녔었답니다.
하지만 극락 컴퍼니에서 나오는 아저씨들의 허전한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떤 마음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뭔가 열중하던 일이 없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공허함을 마음에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 할 땐 힘들고 지쳐서 쉬기를 바라지만 막상 쉬고 난 후엔
그때 일이 그리운 그 마음... 네,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은 너무 힘들어 애들이 얼른 커버리길 바라지만
막상 우리 애들이 크면 어린 지금이 그리워 질테니까요.
극락 컴퍼니는 왠지 짠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정년을 하고 나서 하루 아침에 도서관 지기가 된 아저씨들...
그 아저씨들에게 다시금 활력을 넣어준 새로운 회사놀이...
그냥 놀면 될텐데... 왜 하필 회사놀이인지...
하지만 그 속에는 더 깊은 속 뜻이 숨어 있답니다.

북로드/ 하라 고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이 표지의 의미를 알겠네요. ^^

정말 작가분이 상상력이 기발하신듯 합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 건지...
오호~~ 너무 놀라웠답니다. 그것도 근간에 쓰신 책이 아닌 1998년도 소설이라는데...
상상력이 대단하신 분이시랍니다.

작가분이 시대적 현상을 주제로 소설을 많이 쓰시는 모양입니다.
다른 책들은 본적은 없지만... 한번 찾아서 보고 싶네요.

오늘도 주인공 스고우치는 도서관에서 할일없이 책을 뒤적이며 시간을 죽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을 보라고 하면 무척 즐거울 것 같은데...
우리의 주인공 스고우치는 그게 즐겁지 않답니다.
책이 좋아서 도서관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딱히 할일이 없고, 마땅히 시간 때울 곳이 없어 도서관에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런 스고우치는 기리미네를 만난답니다.
기리미네 역시 회사를 정년하고 나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온 같은 처지의 남자입니다.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로 수다를 떨다 장난삼아 회사놀이를 해보기로 결심한답니다.
회사놀이? 네, 말 그대로 회사놀이입니다.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리얼한 놀이랍니다.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장난삼아 던진 그 말이 어느덧 그 둘의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 주는
놀라운 놀이로 발전하게 된답니다.
전국으로 그 놀이가 붐을 일으켰으니까요.
모두들 회사가 그리웠던 아저씨들...
정년 후 이젠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아 즐거워 했던 이들이
어느새 그 때의 힘겨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놀이로써라도
그 일을 하고 싶었던 거지요. 일은 이들에게 모든 것이었다는 것을
정년 후에 깨닫게 된겁니다.
회사 놀이는 이들의 전문분야인 만큼 놀이라기 보단 실전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정교했답니다.
그러면서 이들 모두 달라지게 된답니다.
생동감이 넘치고 활력이 생기고 삶이 다시 재밌어 지기 시작한거죠.
왜 여유롭게 정년을 보낼 수 있음에도
다시금 답답한 정장에 넥타이를 메고 회사 놀이를 즐기는지...
첨엔 이해가 가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스고우치의 속마음을 알고 나서 공감이 되더라고요.
저라도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닌데...
나이를 먹었다는 이후로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정년.
자신이 무척 쓸모없고 힘들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래서 다시금 놀이로라도 그 느낌을 느끼고 싶었던 거겠죠.
뭔가 평생을 바쳐 해온 일에서 밀려나는 느낌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일보다 자신이 무기력해진 느낌에 더욱 힘들었겠죠?
그리고 또한사람... 신페이... 젊음이 무기인 청년이죠.
거창하고 멋진 독립을 꿈꾸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입니다.
어느날 홧김에 사표를 쓰고 아버지가 재미로 시작한 일을 사업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아들... 그러나 아들의 바램과 현실은 너무 달랐습니다.
아버지와 더욱 멀어질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여러 일을 겪고 나서 그 둘은 더욱 끈끈한 가족으로 뭉친답니다.
저도 지금 작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서
하루 하루 삶의 이유를 찾고 있답니다.
그런 제게 만약 집에서 애만 보라고 했다면...
분명 스고우치처럼 무기력해졌을지도...
정년이란 말이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만약 정년이 다가오면 그땐 어떻게 보내야할지...
손자나 보면서 보내야 하는건 아닐런지...
나이가 들었다고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니 그들에게도 뭔가 몰입할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경험이 우리보다 더 많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제 정년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회사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년은 없지만...
제게도 언제고 찾아올 시기일 테니까요.
그리고 그런 정년을 좀더 값지게 보내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서서히 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답니다.
혹여 주변에 정년을 맞이하신 분이 있으신가요?
그래서 그분으로 인해서 힘드신가요?
아님 그분이 힘들어 하시나요?
자주 화를 내시거나... 그런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극락 컴퍼니를 권해드리고 싶네요.
만약 이걸 읽고 나시면 그분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거에요.
그리고 자신의 정년도 그려볼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