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 -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이 밝힌 걷기의 기적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지음, 홍정기 감수 / 비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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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 KBS<생로병사의 비밀>

(매일 꾸준히 걷다 보면 평범한 일상에 기적 같은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걷기가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현대인들에게 실천은 그다지 쉽지 않다. 따로 운동을 전혀하지 않는 내가 이만큼 건강을 유지하고 살고 있는 것도 어쩌면 걷기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걷고 싶어서 걷게 된 것은 아니다. 운전 미숙으로 자차를 이용하지 않다보니, 저절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고, 그러자니 자연스레 걷고 때로 늦으면 뛰게도 된다.

 

보행은 우리를 인간으로 돌아가게 한다. 걸을 때 둔해진 신경이 예민해지고, 힘이 없던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또한 필요 이상 섭취한 당분이 소모되고 내분비계의 균형을 잡게 된다. 뇌의 모든 부위에 자극이 전달되어 뇌와 몸의 연결성이 원활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007)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게다가 운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있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좋은 것으로 걷기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런데 이왕이면 검증된 방법을 따라하면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1장에서 걷기의 놀라운 효능으로 건강 수명을 늘리는 걷기 혁명에 대해서 먼저 알려 주고, 그 다음 2장에서는 걷기로 통증과 질병을 이겨 내며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또한 3장에서는, 약이 되는 걷기와 독이 되는 걷기를 다루며 백년 걷기를 위한 지침을 알려주고, 4장에서는 각 상황에 맞게 따라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걷기 방법을 상황별로 소개한다.

 

실제로 현대인들은 얼마나 몸을 움직일까? 걷기를 포함한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 추이를 확인해 본 결과, 성인 남녀 모두 10년 전보다 20퍼센트 이상 신체 활동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일어서서 움직이는 것에서부터 건강에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015)

 

시간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 하고, 그런 상황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효과도 확실한 것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거나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강조한다. 중강도로 제대로 걷기만 해도, 모든 질병의 원인인 뱃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계단을 꾸준히 오르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는 신남옥(가명, 73)씨는 나이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운동을 마치고 모두가 엘리베이터로 향할 때도 신남옥씨의 선택은 계단이다. 여러 층의 계단을 오르면서도 숨 한 번 고르는 법이 없다. -중략- 운동이 생활의 일부가 된 신남옥 씨의 건강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운동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아 2년 전에 진행했던 인지기능 검사를 다시 한 번 실시했다. 놀랍게도 신남옥씨의 검사 결과는 지난번 검사 때보다 오히려 좋아졌다.(036)

 

계단을 오를 때 우리 몸의 심장 박동수는 점차 빨라지고 그로인해 심장혈액량과 뇌혈류가 증가해 뇌세포가 활발해진다고 한다. 그러니 계단을 꾸준히 오르면 뇌혈류 흐름과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줘서,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등 뇌의 노화로 발생하는 각종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걷기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에 따라서 걷는 게 약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걷기 운동을 하니까 굽었던 허리가 교정되더라고요. 팔자 걸음으로 걷던 게 일자 걸음으로 교정이 되니까 좋아요.”, “고지혈증이 있어서 6개월 동안 검진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매일 1만보 걷기를 하고 있어요.”(101)

 

약이 되는 바른 걷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자세를 점검하고 바른 걷기 운동 자세를 익혀야함은 당연하고, 안정된 걷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평소에 근력강화운동은 필수라고 한다.

 

무릎이 아픈 이복혜(가명, 67) 씨는 집에서 생활할 때 바퀴의자를 애용한다. 10여 년 전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등산을 좋아했던 이복혜 씨는 어느 날 산에서 내려오던 중 무릎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산에 올라갈 때는 힘들었지만 내려올 때는 비교적 쉬워서 뛰어 내려오기를 반복했다가 무릎에 무리가 온 것이다.(107)

 

이렇게 잘못된 방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걸을 때 통증을 느낀다면, 선자세와 3단계 발디딤(뒤꿈치발바닥발가락), 그리고 하체 근력을 점검하기를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율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나 또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소화력이 떨어지고 조금씩 체중이 늘어난다. 아직은 정상 범위에 있지만, 계속 이대로 가면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신을 차리고 조금 더 올바른 방법으로 걷기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요즘 한창 맨발 걷기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이왕이면 안전한 방법으로 우선 3단계 발디딤과 무리하지 않는 범위만큼 보폭을 늘리고, 조금 빠르게 걷기부터 실천해봐야겠다.

 

 

* 내 몸을 살리는 걷기의 효능: 에너지 소비 증가, 심뇌혈관기능 강화, 하체 근력 강화

 

* 키에 따른 적정 보폭:

[×0.45,×0.37,-100]으로 총3회 계산한 후 최소값과 최대값의 범위를 적정 보폭으로 정한다.

)키가 170cm인 경우,

[170×0.45=7.45,170×0.37=62.9,170-100=70] 최소값:62.9 최대값:76.5 사이가 적정 보폭

 

*하루에 마실 물의 양: ) 키가 160cm인 경우, 60×60=360mL/3.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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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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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이 있으면 당연히 어둠도 있다. 우리의 삶은 누구할 것 없이 모두 저마다 이유가 있고 소중하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많은 이들이 화려한 곳에만 현혹되지 말고, ‘음지’에도 조금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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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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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허남설




우리 가족은 20여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 이사와 총 4층 건물 중, 18평 다세대주택 3층 한 세대에 살고 있다. 뒤쪽 산이 공원이라 오늘 같은 휴일에 창을 모두 열고 거실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노라면, 사방에서 새소리와 우렁찬 매미소리가 끊임없이 들려 내 마음을 위로한다. 물론 계절에 따라 달라지지만, 도시에서 이만큼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살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지인들과 만나 우연히 아파트 얘기가 나오면 슬그머니 기가 죽는다. 내가 살고 있는 주택은 나중에 재건축이 어려워 가격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 집이 살기 위한 보금자리일 때는 문제가 전혀 없는데, 부의 수단으로 따지게 되면 가난이 증명 된다고나 할까? 그래도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면 이 곳을 쉽게 떠날 수가 없다.

 

낯술에 얼큰하게 취한 그가 말했습니다. “거기 말이에요, 제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거기 재개발하고 원주민 재정착한 사람이 10퍼센트도 안돼요. , 조금 다른 방식으로 개발했다면 달랐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아직도.”(5)

 

재개발과 재건축 명목으로 건물은 자꾸 높아만 가고, 원주민들은 돈이 없어 더 싼 곳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실……. 이 책의 저자는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축 설계사 사무소에서 일하다가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궁금해, 신문사에 입사한 후 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잘 생기고 예쁜 것에 길들여져 있는 현실에서, 그는 오히려 낡고, 긁히고, 부서지고, 허물어질 것 같은 못생긴 서울의 달동네에 관심을 갖고 길을 재촉한다.

 

백사마을의 골목을 걷다보면 금세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길을 잃게 됩니다. 어디를 가도 똑같이 칙칙한 질감의 집들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사까지 겹치다보니 마치 미로에 갇힌 듯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그 정도로 이 마을의 골목은 닥치는 대로 냈는지 질서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어지러이 얽혀 있습니다.(22)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제멋대로이며 도무지 볼품이라고는 없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백사마을을 걸으며, 그 골목길 곳곳에서 소소한 즐거움은 물론이고, 무채색 도화지에 초록빛 물감이 점점이 찍혀가는 싱그러움들과도 맞닦들이게 된다.

 

이 백사마을이 곧 사라집니다. 마을의 땅을 가진 사람들은 1990년대 초부터 마을을 개발하길 바랐고, 마침내 20212월 노원구청이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습니다. 조만간 사라질 운명에 처한 마을에서 주민들은 하나둘씩 떠났고, 새로 들어오는 발길도 뚝 끊기면서 마을은 이제 인기척을 거의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텅텅 비었습니다.(23)

 

백사마을은 백사마을 주거지보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땅을 7:3으로 갈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재개발 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서울시가 이 사업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방향을 틀어버린다. 주택과 고층 아파트를 짓기로 했던 것을 주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3~4층 주택보다는 고층아파트를 지어 임대주택 물량을 더 늘린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의 옛 정서를 되살리고 원주민들의 삶을 보전하려는 취지인 줄 알았는데, 계속 읽다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가는 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기왕 이사하게 되었으면 방세가 좀 더 싼 서울 외곽 동네를 알아보지, 왜 행당동을 떠나지 않느냐는 게 제 물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대답은 너무 간명해 오히려 저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노인은 폐지를 주워서 남편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는데, 오랫동안 폐지를 거래했던 고물상이 그 동네에 있다는 것, 그것이 노인이 행당동 근방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였습니다.(103~104)

 

예전에 서울 쪽방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왜 저사람들은 돈이 없으면서 굳이 서울을 떠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그들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 나의 무지에서 비롯되었음을 나중에야 알았다. 다른 곳에 가서는 도저히 그만큼도 살 수 없는 그들만의 이유가 분명했다.

 

가난하고 아프게 살아온 탓인지 자연스레, 힘들고 외로운 이들에게 관심이 많이 간다. 그러니 제목만 보고도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백사마을에서 시작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서울의 외진 달동네 사람들의 삶과 애환, 그 속에서 재개발이나 도시재생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담겨 있다.

 

오래 전부터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지방분권이 이루어지고, 형식적이 아닌 그 마을의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주민에 의한 직접적인 주민자치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우리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이 꼭 절실하다. 그래야 재개발이나 도시재생 사업도 주민의 삶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가리라 생각된다. 그 시점에 못생긴 곳을 주목한 저자의 발자취가 브런치 대상 수상작으로 뽑혀 단행본으로 나오게 되어, 미리 읽고 강력 추천해 본다.

 

밝음이 있으면 당연히 어둠도 있다. 우리의 삶은 누구할 것 없이 모두 저마다 이유가 있고 소중하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많은 이들이 화려한 곳에만 현혹되지 말고, ‘음지에도 조금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보기에 썩 만족스럽지 않은 못생긴 도시가 이런 다양한 삶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모든 논의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보존할 대상은 천막이나 지붕 같은 게 아니라 바로 그런 삶입니다. 그 삶을 보존하는 일이 슬레이트 지붕이나 타이어 올린 천막을 지키는 일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할 것입니다. 그것이 공공의 책무입니다. 어쩌면 우리 도시에는 일정한 못생김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때는 못생긴 도시가 누군가의 삶을 지키는 집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225~226)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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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김주완 지음 / 피플파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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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김주완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341)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2부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를 시청하게 되었다. 다른 제목도 많은데 굳이 어른 김장하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보게 되었는데, 세상에 아직도 저런 분이 살고 계신가? 싶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심에 다시 책을 찾아서 읽었다.

 

기자 출신인 저자가 김장하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1991년 그가 설립해 이사장으로 있는 명신고등학교(당시 땅과 건물만 시세로 100억 원대에 달하는)를 국가에 헌납한다는 뉴스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내가 배우지 못했던 것이 오직 가난이었다면, 그 억울함을 다른 나의 후배들이 가져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것이고, 그리고 한약 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곧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겠기에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105)

 

배운 게 없으니 책이라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김장하 어른은 한약 업을 해서 번 돈으로, 자신은 평생을 최소한의 돈으로 청렴결백(자동차 없이 평생을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살면서,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국가에 헌납했다. “1. 내 친척은 한 사람도 쓰지 않겠다. 2. 돈을 받고 한 사람도 채용하지 않겠다. 3. 권력에 굽히지 않겠다.”는 명신고등학교 설립자인 김장하의 교사 채용 원칙 세 가지만 봐도 그의 뜻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이 된다. 거기에 이사장실도 필요 없다며 한 달 만에 양호실로 바꿨다.

 

학생들을 지원하면서도 성적보다는 형편을 먼저 고려했으며,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지원을 하고, 생활비까지 지원하면서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환경, 문화, 언론, 교육에도 두루 참여하였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되어있을 당시에 여성도 인간이다에서 출발해 돈이 없어 법률 자문을 받을 길 없는 여성들을 위한 무료상담이 가능한 가정법률상담소 한울타리를 지원했고, 엄동설한 추운겨울에 자녀들과 갈 곳 없는 여성들을 위한 쉼터 내일을 여는 집을 설립해 6개월 동안 숙식하면서 안정을 찾고 자립할 수 있게 했다.

 

명신고등학교 장학재단인 남성학숙장학회를 통해서 지원받은 학생들은 그나마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남성문화재단이나 특히 알음알음 어려운 학생들에게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한 것들은 제대로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하게 인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이 지원 받았다고 나서는 학생도 있고,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사람도 있는데, 당사자(김장하)에게 물어보면, 자신은 기억에 없다고 하니 정확한 숫자를 알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자연스레 연결되어 모임을 하려고 했는데, 장학생들 중에는 잘 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 걱정되어, 그들끼리의 모임도 말렸다고 한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생각해서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숨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어려운 이들에게 그가 뻗친 손길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척척 돈을 안기지는 않았다. 그에게도 원칙이 있어서 찾아갔다가 거부당한 이들도 있기는 했는데, 그 중 한 예로 정치인들이 찾아가면 절대 후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생을 앞에 나서지 말고 항상 제 역할을 하는 그런 사람이 되라, 스승 역할을 한 할아버지 뜻에 따라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남성당을 상호로 쓰고 남성(南星)을 아호로 쓰며 결코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았다. 그래도 가끔 유혹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사람은 그릇이 있거든 좀 덜어내야 또 채울 수 있지.(322)”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버렸으면 미련 없이 버려야지. 줬으면 그만이지.(281) 주기만 하고 기대하지도 않고 간섭하지도 않을 수 있을까? 나눔도 그럴진대, 아이들 교육에도 이런 마음으로 임한다면 많은 아이들이 훨씬 더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찾아 훨훨 날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늘 구석자리를 차지하던 그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형평 운동이다. 신분 차별을 없애자는 인권운동에서 새로운 차별을 철폐하자는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남녀의 차별, 지역 간의 차별, 빈부의 차별 등 실제로 장애인의 인식 개선을 위하여 노력한 결과 많은 성과도 거두었다. 고 하니, 이 시대의 깬 어른임이 분명하다. 선순환이 되면 공동체가 아름다워진다.(문형배_136)고 한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본받아, 사회 곳곳에 유용한 바이러스가 넘쳐나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 널리널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한번 선발되면 짧게는 3~4년 길게는 6~7년 동안 지원 받았기 때문이다. 드문 케이스지만 대학 졸업 후 추가로 1년 사법 고시 공부 과정을 지원 받은 사람도 있었다.(116)

 

지금까지 취재한 바를 바탕으로 김장하 장학금의 특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장학금 수여식 또는 전달식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사진도 찍지 않는다.

성적보다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

가급적 1회성이 아니라 졸업할 때까지 전액 지원한다.

등록금 뿐 아니라 생활비 등 각종 경비까지 지원한다.

드물지만 재수생에게 입시학원비와 하숙비까지 지원한다.

살 곳이 마땅찮은 아이는 아예 자신의 집에 들여 함께 살면서 자식처럼 키운다.

그런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고 누가 물어봐도 말해주지 않는다.(117)

 

내가 그때만 해도 한약방으로 돈도 많이 벌어 학교에 큰 도움이 되었을지 몰라도, 나중에 나이들어 그럴 형편이 못되면 괜히 사사로운 욕심이 생길까 두려웠던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나도 못난 사학 이사장이 되어 선생님들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려 들 거고, 그렇게 되면 처음 내가 학교를 세우려고 했던 첫마음을 잃게 될까봐 두려웠던 거요. 교육이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요. 사업을 하려면 다른 일로 해야지, 학교를 갖고 사업하는 마음으로 하면 큰 일 나는겁니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그냥 국가가 맡아 달라고 내어 놓은 겁니다.(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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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 사계절 아동문고 108
김혜정 지음, 김연제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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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창작 동화

(서로 다른 속도와 걸음으로, 함께 걷는 아이들의 우정과 용기)

 


 

신호수 초등학교는 누구나 좋아하는 운동 중에 한 가지씩 선택해 운동클럽에 가입해야하는데, (장윤서)는 도무지 하고 싶은 게 없다. 우연히 운동장을 열심히 걷고 있는 아이를 보고 무심코 걷기가 좋겠다고 한마디 했다가, 그게 발단이 되어 걷기 클럽이 탄생되고 클럽장까지 된다. 그렇게 해서 걷기 클럽에는 클럽장인 나와 강은, 공재희, 지혜윤이 선정되었다.

 

얼렁뚱땅 만들어진 걷기 클럽첫 번째 걷기는 담당교사인 담임선생님과 함께 준비운동을 시작으로 학교 운동장을 돌았고, 두 번째 걷기도 첫 번째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는데, 첫째 날보다는 덜 지루했다. 거기에 재희의 제안으로, 걷기클럽 밴드 채팅방을 만들고, 클럽 지원금까지 받아 똑같은 운동화도 마련했다.

 

그런데 이 네 명의 친구들에게는 각기 저마다 다른 깊은 사연이 있다.

 

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방과 후에 만나는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외로워도 친구 사귈 자격이 없다. 가장 친한 친구를 배신한 나는 외로워도 싸다.(29)

 

또 채민이 생각을 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곳곳에 채민이가 있다.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정말 많으니까. 전학 오기 전을 떠올리면 채민이와 놀았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장윤서, 널 용서하지 않아.” (42)

 

윤서와 채민이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길래, 채민이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고, 윤서는 스스로를 탓하며 친구 사귀기를 거부하는 걸까, 한없이 궁금해져서 책장을 덮을 수가 없다.

 

설마 혜윤이만 따로 먹으라는 건가? 저건 좀 이상하다. 자리가 네 개라면 세 명만 앉고, 두 명이 따로 앉아야 하지 않을까. 혼자 밥 먹는 건 좀 그런데……. 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밥을 먹기 시작하고, 식판을 든 혜윤이의 손이 떨리는 게 보였다.(50)

 

직설적으로 말하는 혜윤이는 처음부터 걷기 클럽을 원해서가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필라테스 클럽에 자리가 없어 걷기 클럽에 왔다가 필라테스 클럽 친구가 한 명 전학 가는 바람에 자리가 생겨 다시 그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 곳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것을 우연히 걷기 클럽멤버들이 목격하게 된다.

 

서연이는 아이돌 아톰을 좋아해. 아톰은 다 키가 크고 날씬하잖아. 아톰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 없어. 다만 지금 모습은 조금 바꾸고 싶어. 방법은 모르겠지만.” 재희가 어깨를 올렸다 내리며 말했다.(81)

 

운동만 빼고 뭐든 잘하지만 외모에 자신없어 좋아하는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자, 다이어트에 성공해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고 싶어 걷기 클럽에 들어 온 재희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소문은 강은이의 예전 학교 아이가 남긴 댓글에서 시작된 것 같았다. 피싱을 막은 초등학생이 학폭 가해자로 전학을 갔고 영재 소년 강선의 동생인데, 알고보니 강선은 영재도 아니라는 글이었다. 모든 댓글을 한 명이 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사하거나 캡처해서 마구잡이로 퍼뜨린 거다.(156)

 

동네 아이의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기도 하고, 보이스피싱을 당한 뻔한 할머니를 위기에서 구해 주기도 하는 등, 늘 친구들과 주변인들을 도와주어 오지랖퍼라는 소리를 듣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강은이에게는 또 어떤 아픔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이렇게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은 네 명의 친구들이 우연히 만들게 된 걷기 클럽에서 만나, 함께 운동장을 돌다가 점차 가까워진다. 때론 호수공원둘레를 돌기도 하고 초대를 받고 윤서네 집에 놀러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며, 챙겨주고 보듬어 주며 성장해 나간다. 그 안에서 나, 장윤서는 죄책감으로 얼룩졌던 채민이와의 관계도 조금씩 용기내어 회복해 나간다.

 

걷기 클럽아이들은 어리다고 해서 전혀 생각이 없는 게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우정을 지키며 성장해 나간다.

 

저자는 그런 아이들의 성장 과정속에 자연스레 왕따 문제, 가정 폭력, 학교폭력, SNS 댓글 폭력 등,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세히 풀어 놓았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 모두에게 두루 읽혀지길 희망한다. 열세 살의 예쁜미운오리들의 봄·여름·가을·겨울 속을 함께 걸어가노라면, 그 속에 우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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