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가? 생각 당하는가? 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는 강의를 듣고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당연히 자신은 그동안 생각하며 살아온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과연 내가 생각하며 살아온 것인지,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주입된 것을 내 생각으로 착각하고 살았는지 자신이 없었다.
사색이 깊어지고 의식수준이 높아지면 성장하는 속도가 달라진다고 믿는 저자가, ≪사색은 자본이다≫의 개정판으로 쓰기 시작, 전체 원고의 절반을 고쳤다고 하는 이 책≪매일 인문학 공부≫를 만나서 또 한 번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사색이 아닌, 고민만 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1장, ‘의식’에서는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하며, 평생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못해 이사를 다닐 때 마다 안고 가는 사람에게, 값이 얼마나 나가든 물건보다 소중한 것은 우리 자신이 머무는 공간이라며, 하나를 얻으려면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함을 일깨워준다.
또 우리 안에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존재한다며, 사색은 자신에게 주는 근사한 지적 도구라고 하며, 사색가가 되기 위한 4단계(고정관념 만들기/ 모든 사물을 객관화하기/가능성 확대하기/ 더 많은 사색 도구 활용하기)를 언급하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고의 틀 안에서 생각하므로, 세상을 협소하게 바라보지 않을 정도의 고정관념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불 속에서 30분을 더 버틴 대가는 꼭 치러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비워야 채워진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아직도 행동은 잘 따라주지 않아 많은 공간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으며, 이불 속에서 아직도 30분을 외치고 있는 나를 향한 질책 같아 찔끔해지면서도 어쩐 일인지 반박할 수가 없다.
2장, ‘변화’에서는 멋진 변화의 답은 사색에 있으니, 생각을 바꾸면 인생을 바꿀 수 있고, 성장하는 사람의 시작은 남들과는 다르다며, 성장을 앞에 두고 우리는 늘 벽을 만나게 되겠지만, 빠르게 뛰어가지는 않더라도, 결코 중간에 멈춰서는 안 됨을 강조, 사색이 우리의 삶을 구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높은 곳에 앉았다고 자만하거나 낮은 곳에 있다고 주눅 들 필요 없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며, 이 모든 것을 일상에서 실천하려면 일단은 깨어 있어, 살아서 스스로 움직여야 기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책 한 권을 읽어도 눈과 머리와 가슴이 함께하는 독서가 진짜 독서이지, 무조건 많은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으며, 때로는 아픈 마음을 숨기지 말고 생생하게 표현하여 마음을 털어야하는 이유는, 나쁜 감정을 모두 버린 사람만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와 웃으며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의식에서 시작하여 변화, 철학, 몰입, 지성, 성장, 일상, 사랑, 자립까지…. 괴테를 비롯해 마키아벨리, 니체, 존 스튜어트 밀 등 거기에 다산, 이어령 까지…. 저자가 이끌어 주는 대로,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온몸으로 흡수하는 ‘사색 독서법’까지 터득하고 나면, 그의 철학적 사고와 마주하게 되고, 사색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 10년 넘게 매일 원고지 50매 분량의 글을 쓰며, 우리가 무언가를 반복하며 보낸 시간이 살아갈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그의 신념도 ….
원고지에 있던 하얀 여백이 흰머리가 되고, 검은 머리카락이 원고지로 가서 글자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 책≪매일 인문학 공부≫에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이치가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술술 읽힌다고 해서 후딱 책장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들을 곱씹으면서…. 그야말로 사색하면서 가슴으로 읽고 싶은 인생의 보석 같은 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긴 여운과 함께 사색만이 답이며 타인의 힘은 타인의 것이니 따로 멘토를 만들 생각보다는, 어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가능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살라며 책이 살포시 내게 말을 걸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