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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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잘 알려진 대로 탄탄한 구성으로 엮어져 있어, 아무리 잘 아는 내용이라고 해도 감동이 반감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계속 읽혀지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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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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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가스통 루르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가진 뮤지컬 원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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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가스통 루르의 오페라의 유령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화려한 오페라 극장과 눈부신 상류층 사람들, 그 아래 어두운 지하 세계의 흉측한 괴물에 관해 수많은 해괴한 소문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오페라의 유령,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아버지조차 내 얼굴을 거들떠보지 않았고, 어머니도 날 더 이상 보지 않으려고 울면서 제일 먼저 가면을 선물로 주었지!(286)

 

에릭은 어느 작은 마을에서 끔찍한 괴물의 형상을 지닌 채, 석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난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비롯하여 무수히 많은 비상한 재주를 가졌지만, 세상은 물론이고 가족과 부모에게조차도 버림받게 된다. 그는 갈 길을 잃고 어린 나이에 가출하여 세상을 떠돌며 온갖 재주와 악행을 배우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권력자의 수하에서 동류인간들을 괴롭히고 고문하며 죽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자신의 기구한 인생에 너무 지쳐 평범하게 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으로 보통 건축가가 되어, 오페라 극장 지하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다. 소문만 무성한 오페라의 유령이 되어 극장을 지배하며 살아가는 그에게 마침내 사랑이 찾아온다.

 

에릭이 자신의 사랑에 대해 털어 놓았을 때 나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내가 잘 아는 허풍을 섞어가며 늘어놓은 그 이야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끔찍한 새로운 재앙의 씨앗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나는 에릭이 느끼는 고통이 어느 정도까지 그를 숭고하게 끌어 올릴지 혹은 얼마나 참담하게 절망으로 끌어내릴 것인지 잘 알았다.(431)

 

괴물은 음악천사가 되어 크리스틴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가면 속의 모습을 들킨 후에는 그저 공포의 대상이 될 뿐이다. 게다가 사랑하는 그녀에게는 라울이라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그래, 그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녀는 정말로 살아 있는 진짜 약혼녀처럼 반듯하게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수줍은 아이처럼 조심스럽게 다가갔는데도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지. 아니, 아니,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다로가, 게다가 말이야. 그녀는 약간, 그래, 그래, 많이는 아니었지. 약간, 살아있는 약혼녀처럼 자신의 이마를 내게 내밀었다네. 그래서, 그곳에, 그 이마 위에, 입을 맞추었지, 바로 내가, 내가! 그녀는 죽어 있지 않았어. 내가 이렇게 이마에, 입을 맞춘 다음에도, 그녀는 내 곁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내 곁에 머물러 있었어. ! 누군가에게 키스를 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다로가, 당신은 알지 못할 거야.(524~525)

 

아무리 대단한 재주를 타고 났어도, 괴물같이 끔찍한 외모는 인간세상에서 절대로 관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소 재주가 부족하더라도, 훌륭한 외모가 유리한 건 지금 21세기에도 불변의 법칙이다. 이 책오페라의 유령을 읽는 내내 미녀와 야수가 오버랩 되었다. 괴물이라고 미워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책 속에서는 괴물도 사랑할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도 사랑할 수 있을지는, 사실 나 자신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슬프다.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 대부분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에릭의 사랑이 어떻게 마감될는지는, 프랑스 원서의 색깔을 잘 살린 2022버전으로 새롭게 번역된 책으로, 직접 읽으며 감동을 얻었으면 좋겠다.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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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 #사계절 #힐링 #리틀포레스트
전성배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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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전성배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계절을팔고있습니다

#전성배

#농산물MD

#우리작물이야기

#큐리어스

#계절


땅과 붙어사는 사람그 땅에 갚지 못할 빚을 무한히 지고 있는 사람그것은 농부만이 아닙니다나와 당신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간과 죽어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저자의 블로그 프로필)

 

저자와 블친으로 지낸지 꽤 된 것 같다만난 적은 없어도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참 맑고이 시대에 꼭 필요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야 비로소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귀금속 공예를 전공한 내가 전역 후 시장의 한 과일가게로 들어갔던 것, 과일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게 된 것, 농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된 것 까지.(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0)

 

저자는 이렇게 전공과 무관하게 우연히 과일을 팔게 되면서, 농산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직접 농사짓는 분들에게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등, 우리 농산물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지 나도 블로그에서 소개한 인터뷰를 보고, 귀한 토마토를 사 먹기도 하면서 지금은 단골이 되었다.

 

이 책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있다. 계절별로 과일을 소개하며, 자신이 가게에서 과일을 팔면서 몸소 체험하며 자연스레 터득한 내용들을 진솔하게 적어놓아, 누구나 쉽게 책을 읽으며 그동안 미처 생각 못하고 지나친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설향은 봄으로 넘어갈수록 맛과 신선도에 변화가 생긴다. 설향은 경도가 낮아 기온이 올라가면 과육이 쉽게 무른다. 오프라인 장사를 하던 때, 봄에 사입해 온 딸기가 반나절 만에 물러지는 일은 다반사였다. 아침에는 뚜껑을 뚫고 나올 것처럼 충만했던 딸기의 양이 오후에는 흔들면 달그락 소리를 낼 정도로 빈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23)

 

딸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경우지만,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장을 보면서 신선도를 의심하며 판매자를 불신하기도 한다.

 

사람도 속을 모르듯, 겉이 멀쩡한 것을 골라드려도 속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상이 있으면 꼭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의 손님은 그 말에 웃으며 수박을 받아든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47)

 

어쩌면 사람이나 농산물이나 기본원리나 이치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에서 인생을 배운다.

 

복숭아가 장마철에 취약한 이유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복숭아는 과육이 약해 수확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쉽게 생채기가 날 수 밖에 없는데, 꼭 비가 침투하지 않더라도 온도와 습도가 높다면 그 곳을 중심으로 빠르게 썩기 시작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79~80)

 

또 모든 과실은 호흡을 하는데, 그 때 내부의 유기물이 분해되며 열이 발생한다. 복숭아는 특히 호흡하는 열이 높으면 높을수록 과실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선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사계절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여름은 복숭아의 제철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계절이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81)

 

때로 상황이나 특성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모르고 접근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기도 한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겪어서인지, 과일 판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배의 단단하고 새하얀 과육, 갈증이 나지 않는 깔깔한 단맛, 넘치는 수분감과 청량감은 명절에만 잠시 즐기기에는 무척 아쉽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29)

 

설에는 과일 선물을 할 때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사과와 배는 추석에 많이 선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설에는 다른 품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때 만감류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그렇다보니 대목을 노리는 상인들이 미리 한라봉을 사입해 두었다가 설 선물을 준비하는 시기에 맞춰 판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출하 초기에 비싼 값을 주고 한라봉을 구매했는데, 맛이 없으니 점차 한라봉 구매를 꺼리게 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90)

 

저자의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느껴져, 명절이나 기제사 때만 배를 구입하는 게 살짝 마음에 걸리며, 빠른 출하로 인해 제 본연의 맛을 못 내는 한라봉도 조금 기다렸다가 구입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을 팔고, 농사를 짓는 수고로움을 익히고, 사라져가는 소중한 풍경들을 안타까워하며 적은,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청년의 마음을 쭉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주 많이 닮아 있음을 체득하게 된다. 아울러 앞으로 태어날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 땅을 살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이 책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에서 소소한 희망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자의 글이 더 궁금하다면~

https://blog.naver.com/aq137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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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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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특별한 한 아름다운 소년을 통해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기후위기 시대, 환경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감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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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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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리처드 파워스

(Bewilder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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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우리가 그들을 영영 못 찾을 수도 있는 거야?’ 우리는 어느 맑은 가을밤, 미합중국 동부에 마지막으로 남은 어둠의 땅 한 곳의 가장자리에서 덱 위에 망원경을 설치했다. 이토록 훌륭한 어둠은 흔치 않았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어둠이 모이면 도리어 하늘이 환하게 켜졌다. 우리는 빌린 오두막집 위에서 이리저리 뻗은 나무 틈 사이로 망원경을 댔다. 로빈이 접안렌즈에서 눈을 뗐다. 나의 슬프고 특별하며 갓 아홉 살이 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아들이.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11)

 

울새(로빈)라는 이름을 가진 우주생물학자와 동물권 활동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슬프고 특별하며 너무도 아름다운 소년이,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엄마를 사고로 잃고 반려 견까지 잃었다. 누구라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지만, 세상 속의 로빈은 그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가지고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어, 친구와 다투다가 친구의 얼굴을 때려 정학을 당한다. 세상 속에서는 부적응자인 로빈이 왜 친구를 때리게 되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로빈에게 향정신성 약물투여를 권한다. 그러나 동물권 활동가였던 제 엄마 얼리사를 꼭 빼닮은 로빈은, 아빠를 설득해 학교 대신 가정학습을 선택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배너를 들고 무너져 가는 세상을 구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 파괴된 숲과 사라진 새들을 외면하지 않고 약자에게 손을 내밀어, 모두가 행복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자그마한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친다.

 

아름다운 아들의 마음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아빠 시오, 이미 떠나고 없지만 결코 아들 마음속에서는 늘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아 함께하는 엄마얼리사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경쟁만 가르치며 얼마나 엉터리 교육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고, 진정한 가족사랑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된다.

 

어쩌면 이 책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의 저자 리처드 파워스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21세기 감염병이 창궐하고, 예상할 수 없는 기후 위기가 도래해 갱년기 같이 기복이 심한 날씨들을 그저 바라보면서 아직도 미래에 대한 대책보다는 당장 눈앞의 실리만 챙기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나중은 없으니 지금 당장 행동해야한다며, 어린 소년의 마음을 빌려 우리에게 따끔한 경고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는 행성이 하나 있었다. 그 행성은 고독 때문에 죽었다. 그런 일이 우리 은하에서만 수십억 번이나 일어났다.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386)

 

이 책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을 받자마자 바로 다 읽었는데도, 쉽게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내 필력으로 이 아름다운 소설을 훼손하는 거 같아서였다. 비록 기계의 힘을 빌려 실험에서나마, 잠시 로빈이 엄마와 함께해서 행복해할 때는 나도 더 없이 행복했다. 너무 아름답고 슬픈? 한 소년이 지나간 가슴은, 아마 어제의 나와는 많이 달라 있음을 분명히 깨달을 것 같다.



 

*아름다운 아홉 살 소년이 이제 더는 고독하지 않을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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