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 신방실
(탄소 사회의 종말과 넷 제로를 위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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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겨울 날씨치고는 꽤 포근한데 미세먼지가 극심하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제 우리는 마스크 없이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겨울철, 마스크로 인해 안경이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벗을 수가 없다.
세세하게 과학적으로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몇 년 간 우리가 직접 겪은 기후만 보더라도 누구나 기후위기에 대해서 실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천은 쉽지 않다.
18세기 후반 석탄을 기반으로 한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20세기에는 미국이 주도한 석유 시대가 되었다. 석유가 석탄을 추월하며 전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24시간 멈추지 않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석탄과 석유, 천연 가스 등 화석 연료를 이용한 화력 발전소가 곳곳에 세워지고, 비슷한 시기에 인류의 획기적인 발명품인 플라스틱이 탄생했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했고, 사회는 급속하게 발전했지만 인류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이 닥쳐왔다.
빨간 벽돌의 마을, 아니 연기와 재가 아니었다면 빨간색이었을 벽돌의 마을이었다. 하지만 그곳은 사실 야만의 얼굴처럼 부자연스럽게 빨간색과 검은색이 엉켜있는 도시였다. 기계와 높은 굴뚝에서는 지겹도록 긴 연기가 끝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어 연기 꼬리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운하가 있었고 강에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자주색 염료가 흘렀다. 거대한 빌딩 숲은 종일 덜컹거리고 소란스러운 창문들로 꽉 차 있었다. 스팀 엔진에 붙어 있는 피스톤들은 우울하게도 미친 자들의 나라에 있는 어떤 코끼리의 머리처럼 단조롭게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_찰스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에서 재인용(16쪽)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역시 석탄 발전소 못지않게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만 이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아픈 이유도 모른 채 고통과 싸워야 했다.(19쪽)
회색빛 런던 스모그와 황갈색을 띤 LA 스모그는, 원인은 서로 달랐지만 치명적인 것은 마찬 가지였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날씨는 매일매일 변하지만, 날씨가 오랜 시간 동안 모여서 만들어진 기후는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발전이, #홀로세를 접고 인류가 만든 지질시대인 #인류세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질 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플라스틱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안정적이었던 홀로세에서, 불안정한 기후 시대를 살아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산업화와 세계화, 인구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화석 연료에 의지하며 부담이 큰 발전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성장 속도가 조금 느려지더라도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다. 인류가 만든 최초의 지질 시대인 인류세가 어떤 모습으로 후손들에게 기억될지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34쪽)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는 이름 그대로 지구를 따뜻하게 해 주는 기체다. 한겨울에도 온실 안에 들어가면 춥지 않고 포근한 것을 떠올리면 된다. 온실 가스는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지만 그보다 이전에는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38쪽)
6대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이 있다. 그 중 온실가스의 88.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최대 200년간 사라지지 않고 대기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지금 즉시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어도,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 효과가 수백 년 뒤까지 지속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당연히 주춤할 시간이 없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처 그들을 괴롭힐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2050년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목표를 세웠다. 일단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과 비교해 40% 줄여야 한다. 이러한 감축목표를 담은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약칭:탄소중립기본법)’이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었다. 탄소중립에 관한 법을 만든 것은 전 세계에서 열네 번째였다.(74쪽)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여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줄이고 2050년에는 궁극적으로 ‘넷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82쪽)
탄소중립이란, 인간 활동으로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최대한 줄이고, 배출되는 온실 가스는 산림 흡수 등으로 제거하여 실질 배출량을 ‘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발전소가 아직도 57기나 가동 중에 있다. 국내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2가 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를 ‘기후 악당국’으로 칭한다고 한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자발적인 운동인 RE100을 달성해야하는 이유다. 재생에너지는 규모가 작아서 현재에는 단가가 높지만, 독일의 #쇠나우마을발전소 사례나 태양과 바람의 섬으로 변신한 전남 #신안의 사례만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후 위기의 최대 피해를 겪고 있는 섬나라들, 직업을 잃게 된 노동자들, 존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협을 받고 있는 미래 세대들, 기후 위기가 인권을 침해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그리고 어느 수준으로 져야 할까.(178쪽)
기후 소송은 미래세대의 생존이 걸린 투쟁임을 우리가 직시해야한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으니, 2030년을 기점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의 순수한 배출량이 0이 되는 ‘넷 제로’를 달성해야만 한다. 코로나19나 자연재해의 피해가 약자에게 유난히 가혹했듯이, 온실가스의 80%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20개국이 배출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나라들에 돌아간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2.8%만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과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4쪽)
2022년 여름 파키스탄에서 최악의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1,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0.4%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사람과 동·식물, 자연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운명을 함께하는 공동체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생존을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부유한 나라가 더 많은 책임을 진다면, 그러니까 공정의 원칙이 세워진다면 기후 위기를 다 함께 극복할 수 있다.(188쪽)
이 책≪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는 “1부 저물어 가는 탄소 시대/ 2부 기후 위기의 진실과 경고/ 3부 탄소중립, 어떻게?/ 4부 탈탄소 시대의 정의로운 전환/ 5부 우리도 할 수 있다”로 이루어져 있다. 화석연료와 기후위기의 진실을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는지? 탈탄소 시대의 전환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대안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작년에 일주일 정도, 내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개수를 측정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다. 워낙 모든 것에 절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내가 실지 사용하는 플라스틱양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체크해 보니 생각보다 많았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기후위기를 초래한 것은, 어느 한 사람만은 잘못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진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금전적인 수치로만 측정한다면 난 한 번도 잘 살았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절과 비교해보면, 지금이 훨씬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 상대적 빈곤이 더욱 커졌을 뿐, 우리사회가 풍족해 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풍요로움 속에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작은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이 책≪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는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교양 도서”라고 표지에 나와 있는데 절대 아니다. 전 국민, 특히 주도권을 쥔 이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기후위기는 민간 차원에서 해결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정부가 나서야하고, 기업이 주도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책 안에 반드시 “기후정의 실천” 이 들어갈 수 있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해야한다. 그 길목에 꼭 필요한 책을 권해본다. 가족들과 함께 읽고 토론해 보고 실천으로 이어지면 더욱 좋겠다.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