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의 걷기 클럽 사계절 아동문고 108
김혜정 지음, 김연제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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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창작 동화

(서로 다른 속도와 걸음으로, 함께 걷는 아이들의 우정과 용기)

 


 

신호수 초등학교는 누구나 좋아하는 운동 중에 한 가지씩 선택해 운동클럽에 가입해야하는데, (장윤서)는 도무지 하고 싶은 게 없다. 우연히 운동장을 열심히 걷고 있는 아이를 보고 무심코 걷기가 좋겠다고 한마디 했다가, 그게 발단이 되어 걷기 클럽이 탄생되고 클럽장까지 된다. 그렇게 해서 걷기 클럽에는 클럽장인 나와 강은, 공재희, 지혜윤이 선정되었다.

 

얼렁뚱땅 만들어진 걷기 클럽첫 번째 걷기는 담당교사인 담임선생님과 함께 준비운동을 시작으로 학교 운동장을 돌았고, 두 번째 걷기도 첫 번째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는데, 첫째 날보다는 덜 지루했다. 거기에 재희의 제안으로, 걷기클럽 밴드 채팅방을 만들고, 클럽 지원금까지 받아 똑같은 운동화도 마련했다.

 

그런데 이 네 명의 친구들에게는 각기 저마다 다른 깊은 사연이 있다.

 

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방과 후에 만나는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외로워도 친구 사귈 자격이 없다. 가장 친한 친구를 배신한 나는 외로워도 싸다.(29)

 

또 채민이 생각을 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곳곳에 채민이가 있다.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정말 많으니까. 전학 오기 전을 떠올리면 채민이와 놀았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장윤서, 널 용서하지 않아.” (42)

 

윤서와 채민이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길래, 채민이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고, 윤서는 스스로를 탓하며 친구 사귀기를 거부하는 걸까, 한없이 궁금해져서 책장을 덮을 수가 없다.

 

설마 혜윤이만 따로 먹으라는 건가? 저건 좀 이상하다. 자리가 네 개라면 세 명만 앉고, 두 명이 따로 앉아야 하지 않을까. 혼자 밥 먹는 건 좀 그런데……. 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밥을 먹기 시작하고, 식판을 든 혜윤이의 손이 떨리는 게 보였다.(50)

 

직설적으로 말하는 혜윤이는 처음부터 걷기 클럽을 원해서가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필라테스 클럽에 자리가 없어 걷기 클럽에 왔다가 필라테스 클럽 친구가 한 명 전학 가는 바람에 자리가 생겨 다시 그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 곳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것을 우연히 걷기 클럽멤버들이 목격하게 된다.

 

서연이는 아이돌 아톰을 좋아해. 아톰은 다 키가 크고 날씬하잖아. 아톰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 없어. 다만 지금 모습은 조금 바꾸고 싶어. 방법은 모르겠지만.” 재희가 어깨를 올렸다 내리며 말했다.(81)

 

운동만 빼고 뭐든 잘하지만 외모에 자신없어 좋아하는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자, 다이어트에 성공해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고 싶어 걷기 클럽에 들어 온 재희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소문은 강은이의 예전 학교 아이가 남긴 댓글에서 시작된 것 같았다. 피싱을 막은 초등학생이 학폭 가해자로 전학을 갔고 영재 소년 강선의 동생인데, 알고보니 강선은 영재도 아니라는 글이었다. 모든 댓글을 한 명이 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사하거나 캡처해서 마구잡이로 퍼뜨린 거다.(156)

 

동네 아이의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기도 하고, 보이스피싱을 당한 뻔한 할머니를 위기에서 구해 주기도 하는 등, 늘 친구들과 주변인들을 도와주어 오지랖퍼라는 소리를 듣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강은이에게는 또 어떤 아픔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이렇게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은 네 명의 친구들이 우연히 만들게 된 걷기 클럽에서 만나, 함께 운동장을 돌다가 점차 가까워진다. 때론 호수공원둘레를 돌기도 하고 초대를 받고 윤서네 집에 놀러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며, 챙겨주고 보듬어 주며 성장해 나간다. 그 안에서 나, 장윤서는 죄책감으로 얼룩졌던 채민이와의 관계도 조금씩 용기내어 회복해 나간다.

 

걷기 클럽아이들은 어리다고 해서 전혀 생각이 없는 게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우정을 지키며 성장해 나간다.

 

저자는 그런 아이들의 성장 과정속에 자연스레 왕따 문제, 가정 폭력, 학교폭력, SNS 댓글 폭력 등,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세히 풀어 놓았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 모두에게 두루 읽혀지길 희망한다. 열세 살의 예쁜미운오리들의 봄·여름·가을·겨울 속을 함께 걸어가노라면, 그 속에 우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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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통증과 불쾌 증상은 단단해진 장 때문이다
마츠모토 도모히로 지음, 배영진 옮김 / 전나무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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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통증과 불쾌 증상은 단단해진 장 때문이다 /

마츠모토 도모히로

(3분만 꾹‘5목 간정 완화법으로 장의 탄력을 되찾자)

 


 

어느 새 고혈압에 키는 줄고 몸무게는 늘어나고, 여기저기 아픈 곳은 많아진 중장년이다. 몇 해 전에는 오십견이 와서 꽤 오랫동안 고생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화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늘 속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게다가 목과 어깨 주변 통증은 일상이 된 지 오래이니, 예전 같으면 이제 슬슬 정리해야 될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건강관련 책만 집중해서 찾아 읽는 편이 아니라고 해도, 자연스레 건강에 관심이 있어 이것저것 찾아 읽어보는데 아직까지 장을 이야기 한 책은 거의 접하지 못했고, ‘리미디얼 테라피(remedial therapy)’도 조금 생소하다.

 

이 책의 저자 마츠모토 도모히로는 건강도 질병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5목 건강법을 포함하여 몸과 마음이 모두 행복해지는 건강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최고의 리미디얼 테라피스트라고 한다.

 



그들의 몸을 살펴보면 아랫배가 몹시 단단하거나, 너무 부드럽거나, 아주 땡땡하다. 이런 사람들은 틀림없이 몸의 어딘가가 뻐근하거나 땅기거나 나른해서 어깨 결림, 요통, 무릎 통증 등과 같은 증상에 시달리거나 관련 질병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소화불량, 권태감 따위로 불편을 겪기도 한다.(프롤로그_7)

 

그는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통증과 불쾌한 증상이 장의 이상때문이라고 하며, ‘장의 이상은 단단한 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장을 작접 만지지 않고 몸에 있는 5(손목· 발목· 젖꼭지목· · 허리목)을 이용해 단단해진 장을 원래 상태로 돌리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 사례를 가지고 자세히 설명한다.

 

책은 총 네 파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1 PART에서는 장이 소중한 이유를 설명하고, 장의 상태가 나빠지면 올 수 있는 질병과, 특히 장이 오염되면 우울증이 발생한다며 그 개선 방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2 PART에서는 단단해진 장을 풀어주는 ‘5(손목· 발목· 젖꼭지목· · 허리목) 긴장 완화법을 기본 원리부터 시술 방법까지자신이 직접 고객들에게 시술한 경험담과 함께 이 또한 자세히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 3·4 PART에서는 나쁜 감정이 장을 어떻게 나쁘게 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좋아지는지, 그리고 장이 저절로 편안해지는 건강 습관을소개한다.

 

책은 200쪽도 되지 않아 군더더기가 전혀 없어 버릴 게 하나도 없으며, 내용도 쉽게 쓰여 있어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 속에 있는 것들 중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지 않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소하고 있는 통증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친척들과 태국 마사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나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피부 미용사 자격이 있고, 예전에 경락 마사지도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경락 마사지 쪽이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그 또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받기가 쉽지 않다.

 

마츠모토 도모히로도 처음부터 장에 집중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처음에는 배 근육쪽을 생각했었는데, 3만 여 고객들을 경험하고 의사들과 함게 공부하며 터득하여 장에 이르렀다. 그도 역시 운동과 생활 습관, 음식 섭취 등을 중요하게 꼽으면서 장 건강에 주목한다.

 

언제부턴가 도수 치료가 인기지만 이 또한 비용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만만치 않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장에 직접 접근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5목 긴장 완화법을 통하면 위험하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실천하기가 쉽다. 어쩔 수 없이 긴 수명을 감당해야 하는 현대인들이, 조금이라도 질 높은 삶을 살아가려면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부터 실천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좋아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꾸준한 실천이 중요한 이유가 되겠다.

 

리미디얼 테라피를 배우고 실습하던 때만 하더라도 몸에 생기는 불편하고 불쾌한 증상의 원인이 배 근육에 있다고 생각했었다. -중략-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증상에 접할수록 근육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즈음부터 난 친하게 지내는 의사들과 함께 장을 비롯한 여러 장기와 근육의 통증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16~17)

 

뇌세포의 수는 100~150억 개로 우리 몸에서 제일 많다. 뇌세포 다음으로 많은 것이 장의 세포인데, 그 수는 1억 개 정도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장세포 대부분이 뇌세포와 같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장은 2의 뇌라고 일컬어진다. 장에는 다른 장기에 없는 독자적인 신경계가 있으며, 이 신경이 영향을 흡수하고 배설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정까지도 관장한다.(23)

 

내장이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장()을 말한다. 장이 지나치게 긴장된 상태야말로 몸에서 생기는 모든 통증과 불편하고 불쾌한 증상의 원흉이다. -중략- 선천적으로 동양인과 서양인은 장의 길이가 다르다. 서양인보다 장이 1.5배 긴 동양인은 그렇지 않아도 좁은 공간에 장이 꽉 들어차 있다. 더욱더 본디 수렵 민족으로서 육식을 주로하는 서양인과 달리 동양인은 곡물과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한다. 유전적으로도 육식에 그다지 알맞지 않은 장속 환경을 갖추었는데도 요즘은 육식 문화까지 발달했으니 더욱더 장이 단단해지지 쉽다.(62)

 

 

장이 단단해지면 그 부근의 근육까지 잡아당겨져 오그라들면서 딱딱해진다. 게다가 골격과 근육에 붙어 있는 부위도 전부 장 쪽으로 끌어 당겨지므로 몸에 있는 5목이 전부 딱딱해지고 만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온몸이 굳어져 간다.

장이 단단해진다 근육이 딱딱해진다 말단부분인 목이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이와 반대 순서로 풀어줌으로써 장을 부드럽게 해야한다.

5목의 긴장을 플어준다 근육이 이완되어 혈류가 좋아지고 탄력이 되살아난다 장이 부드러워진다(68~69)

 

 



 

*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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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타로대화
임춘희 지음, 쥬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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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를 핑계로 도구를 활용해, 가족과 친구와 이웃 또는 주변에 꼭 대화가 필요한 이들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면 좋겠다.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무엇보다 어렵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잘 설명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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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타로대화
임춘희 지음, 쥬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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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타로 대화 / 임춘희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거의 스팸? 수준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웬만하면 문자로 대화하고, 전화는 급할 경우에만 하게 된다. 그러니 직접 대화는 또 얼마나 줄어 들었을까? 나만 이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니 업무상 전화를 해야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니 인간은 관계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종족인데, 또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뭐든 적정선이 딱 정해져 있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보니 교육현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럴때 누군가가 나를 위로하고 응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마주치며, 나를 공감해 주는 이가 있다면 절로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저자는 35년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정에서 세 딸을 키웠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음을 알아주는 도구가 필요해, 고민 끝에 신비로운 타로 카드와 어린 왕자를 결합해서 80장의 상담 카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해야 하는 기존의 책은 안 돼.

해석이 필요할 때 언제든 펼쳐서 찾아보는 사전 같은 책

혼자서도 찾아보고, 대화할 때도 펼쳐서 해석하는 책

항상 가방 속에 넣어서 다닐 수 있는 가볍고 작은 책

어렵고 심오한 해석은 NO, 쉽고 간단한 해석 YES!‘(들어가는 글)

 

이렇게 고민 끝에 어렵게 탄생한 이 책마음이 열리는 타로 대화는 이 모든 요건이 구비 되었다.

 

‘1. 상담 타로 카드 실제 사례에서는 자신의 딸과 고학년 학생들과 상담한 사례를 셀프 상담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실어 놓았고, ‘2. 상담 타로 카드 활용 방법에서는 상담을 위한 사전 준비에서부터, 타로카드 선택· 배열 방법과 상담 타로 카드 공책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총망라 되어 있다.

 

그리고 ‘3. 타로 카드 해석과 그림책 이야기에서는 80장의 타로 카드를 메이저 카드와 마이너 카드로 분류하여 한 장 한 장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어린 왕자를 응용해 만든 더작 왕자의 인생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며, 각 카드의 특징과 긍정적·부정적 의미 해석을 알아보고 실전상담 TIP‘을 참고하여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타로를 핑계로 도구를 활용해, 가족과 친구와 이웃 또는 주변에 꼭 대화가 필요한 이들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면 좋겠다.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무엇보다 어렵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잘 설명해 놓았다.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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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 1인 가구 생활자의 내 집 마련 대모험 자기만의 방
이보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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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 이보현

(1인 가구 생활자의 내 집 마련 대모험)

 

 


 

남들처럼 좋은 아파트는 아니고 우리 형편에 맞는 소형 다세대 주택을 사서 이사 온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남편이 10년 넘게 넣은 청약저축을 해약해서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바람에, 분양 받는 것을 포기하고 전세로 살던 집에 오래도록 눌러 살게 되었다. 오래 살다보니 전세도 내 집 같아서 좁아도 마음만은 편하게 살았는데, IMF가 닥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세입자들 중에 이사 가겠다는 세대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졌다. 결국 집주인이 일부 세입자에게 시달리다가 다른 이에게 집을 팔았다. 문제는 새 주인이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건물에서, 어찌어찌해서 편법으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아예 도망가 버렸다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전세금이란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이고 보니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서 건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며, 고장 난 곳은 세입자들을 설득해 돈을 추렴해 고치는 등 어렵게 버티어 나가던 중에, 조금씩 집값이 회복되고서야 주인이 다시 나타나 집을 매매하여 다행히 전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었다.

 

말이 쉽지 그 과정에서의 마음고생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아도 내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련한 것이 지금의 이 집 다세대 주택(보통 빌라라고 칭한다)이다.

 

워낙 시중에 재테크 책이 넘치다보니 이 책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도 처음 제목만 보고는 그런 종류의 책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출판사 서평을 보고는 그게 아니구나, 청년인 내 아이들에게 어쩌면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조금 두려운 듯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닌 감정, 마냥 좋은 건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뿌듯한 이 감정, 익숙하다. 혼자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날 기대되고 신나면서도 고생할 게 뻔히 보여 무섭고 귀찮아져서 되려 가기 싫어지던 마음, 고장 난 물건을 고친답시고 손을 댔다가 완전히 더 망가뜨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분해하던 순간의 긴장감 같은 것. 그럴 때마다 어렵고 두렵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늘 잘 풀리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나선 언제나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11)

 

새로운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연고 없는 지역으로 이사해서 사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 책의 저자는, 자칫 인생을 대충 살아가는 것처럼 헐렁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려동물 고양이(이름이 가지)와 완주에서 살다가 집을 사서 대전으로 이사 가는 과정이, 소소한 부분까지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때때로 내가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대책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나의 믿는 구석이 결국 가족이라고, 그러면 그렇지 하고 흐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언니와 엄마가 나의 비빌 언덕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나의 더 높고 넓은 언덕은 세상 사람들이었다.(21)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기도하고, 때로는 인터넷 친구들에게서 힌트를 얻기도 한다. 그렇게 처음 집을 살까말까 고민하는 과정에서부터, 완주에서 대전을 오가며 겪은 일들을 더 이상 세세할 수 없을 정도로 눈앞에 그려지도록 기록했다. 그것도 아주 쉽고 재미있게.

 

그러니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쭉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반드시 체크가 필요한 부동산· 세금 ·대출 용어에서 등기부등본과 계약 준비물,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잔금일 체크리스트, 이삿날 체크리스트 등 친절하게 따로 잘 정리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볼 수도 있다.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자의 다른 책 안 부르고 혼자 고침을 찾아서 읽어 보았다. 도서관에 있으니 이럴 때에는 참 편리하다. 도서관이라고 모든 책이 구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가정보다는 훨씬 다양하다. 없는 책은 다른 도서관에서 상호대차를 신청해서 빌려볼 수도 있고.

 

전작 안 부르고 혼자 고침이나 이번 책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나 모두 아주 자세하게 쓰여 있다. 물론 요즘은 예전과 달리 도구 사용설명서 정도는 굳이 챙겨두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으로 가능하다. 아직도 습관적으로 뭔가 고장 나면 사용설명서를 찾는 나와 인터넷 검색을 하는 내 아이와는 분명 세대차가 난다.

 

그때그때 하나씩 찾아서 검색하는 것도 좋지만, 이사를 고민하고 집을 알아보고 매매하는 관정이 오히려 지금의 청년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보다 독립하는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비대면을 겪으며 SNS에 익숙한 세대들은 전 화거는 것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부동산에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서 공인중개사에게 문의하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집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나, 이사나 매매 계획이 있는 이들이 미리 한 번 읽어보고 시도하기에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집을 사서 직접 등기까지 해 내는 과정을,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세심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자가가 아니라고 해서 임시의 삶은 아닌데, 사는 게 참 힘이 든다. 주거권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기본인데 영혼까지 끌어다 노오력해도 자가는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문제해결이 개인의 몫으로만 여겨지지 않기를, 집값 안정이니 부동산 정책이니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몫을 제대로 하기를 바랄 뿐이다. (12)

 

집이 투기가 아니라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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