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중 - 제1회 소원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소원어린이책 32
김온서 지음, 임나운 그림 / 소원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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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단편이 담긴 <로딩 중>은 불안하고 흔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슬픔에 빠져 있는 ‘로딩 중’, 간절한 꿈과 진짜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긴 ‘뒷모습의 아이’, 그리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을 담은 ‘나를 녹여 줘’까지, 이야기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비춘다.

특히 ‘로딩 중’은 아이들이 왜 게임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지를 이해하게 했다.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진 부모는 늘 날이 선 말로 싸우고, 아이를 현실에서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나는 딱히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되는 현실과 달리 게임 속에서는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무엇이든 가질 수 있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세계이기에 더 빠져드는지도 모른다. 사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함께 슬픔을 나누고 얼굴을 마주하며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인데, 어쩌면 아이들을 게임 속으로 내몬 건 우리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두 번째 이야기인 ‘뒷모습의 아이’는 아이가 읽다가 많이 울었던 모습이 오래 남는다. 아무도 자신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 상황이 너무 속상했다고 했다. 아무도 찾지 않아 얼굴이 사라지고 뒷모습만 남게 된 사람들의 모습은 나에게도 깊은 슬픔으로 다가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와 제대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괜히 미안해졌다. 책을 덮고 서로 꼭 안아주며 마음을 나누게 된 이야기였다.

‘나를 녹여 줘’에서는 속마음과 다르게 차갑고 날 선 말을 주고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말하면서도, 들으면서도 상처받는 모습 속에서 어릴 적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지금 내 아이 역시 수많은 말들 속에서 상처를 받으며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이에 말을 더 가리고 생각하며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로딩 중>은 아이들이 상처받는 순간들을 다양한 이야기 속에 담아내며,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따뜻하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안할 때는 제때 사과하고, 행복한 마음은 말과 행동으로 정확히 표현하며 서로에게 온기를 건네는 어른이 되고 싶다. 아이들도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온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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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차일드 -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4
이재문 지음, 김지인 그림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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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바라보는 날 선 시선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원인 모를 돌연변이 종양 증후군, 일명 ‘몬스터 차일드(MCS)’와 어딘가 닮아 있다.
아이들은 때때로 어른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는 ‘왜 저럴까’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직 미숙한 아이들에게 너무 쉽게 완전한 어른의 기준을 들이댄다. ‘-린이’라는 말로 서툼을 가볍게 조롱하고, 어린이라면 당연히 부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너는 몰라도 돼”라고 선을 긋기도 한다.

오하늬는 엄마의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더 나은 딸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살아간다. 하늬와 산들이 모두 MCS에 걸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사회의 시선을 피해 전학을 반복하며 마음을 나눌 친구 하나 없이 살아간다.

그런 하늬는 강규철 소장님과 연우를 만나며 비로소 온전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라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마음은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나 자신도 여러 방향으로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릴 때 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이 아니었는데도 다른 시선 속에서 괴로웠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또 서툰 표현과 다른 환경 때문에 내 아이를 힘들게 했던 다문화 친구도 생각났고, 태어날 때부터 여러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도 문득 떠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누구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주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혐오와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스스로 그 상황을 해결할 힘이 아직 부족하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것, 조금 더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따뜻한 손길을 한 번쯤 내밀어 주는 것. 그런 시선들이 모인다면 이 사회도 지금보다 덜 각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스스로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마음 깊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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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갖춘마디 사계절 1318 문고 150
채기성 지음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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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갖춘마디가 주는 매력이 있다. 불완전하게 시작해 처음엔 어딘가 불안하지만, 마지막 마디에서 비어 있던 부분이 채워지며 완성되는 곡의 묘미. 음악에 한창 빠져 있던 중학교 합창부 시절, 악보를 보는 즐거움 속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이 바로 이 못갖춘마디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이야기는 우연한 사고로 시작되고, 그 안에는 세 번의 죽음이 등장한다. 모두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이고, 이야기는 그들이 아닌 남겨진 사람들의 몫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를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용기와, 그 선택 뒤에 남겨진 가족들의 깊은 상처가 함께 담겨 있다.

아빠를 잃은 소이는 남을 구하느라 가족을 떠난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우제는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내가 더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그는 자책에 갇힌 채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렇게 마음의 벽을 쌓아가던 아이들은 조금씩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스스로 그 벽을 허물 준비를 해 나간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슬픔의 균형’이었다. 슬픔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안고 가야 하는 것에 가깝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밝은 쪽으로 나아간다고 해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무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건 ‘남겨진 사람의 삶’에 대한 시선이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가 살아남았다고 해서, 그 몫까지 짊어지며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나의 속도로 삶을 이어가면 된다. 누구의 삶이 더 낫거나 덜한 것은 없으니까.

결국 이 책은 ‘시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뒤에야 출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런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못갖춘마디처럼, 부족한 채로 시작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완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우리 아이 같은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시작을 두려워하고,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정리되어야만 한 걸음 내딛는 아이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일단 시작해도 괜찮아. 그걸로도 이미 잘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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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3 : 껌딱지 친구를 찾아라! 아무거나 문방구 3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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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할머니로 시작하는 <아무거나 문방구 3 껌딱지 친구를 찾아라!>는 마지막에 결국 나를 오열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분명 이야기 자체가 눈물을 쏟게 만드는 전개는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울음을 참을 수 없게 된다.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정확히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

고양이 유령 ‘어서옵쇼’와 도깨비 ‘아무거나’는 아무거나 문방구에서 함께 살아간다. 그곳에는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아이들이 찾아오고, 필요한 물건을 얻는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남긴다. 발표가 두려워 늘 주눅 들어 있는 아이, 친구들의 마음을 얻고 싶었던 아이, 바쁜 일상 속에서 친구와 마음을 나눌 틈조차 없었던 사람, 그리고 소중한 기억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야기까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모두 놓치기 아까울 만큼 따뜻하게 다가온다.

시리즈가 3권까지 이어지는 동안 대부분의 이야기를 참 좋아했지만, 이번 책은 유독 오래 마음에 남는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이의 이야기 같기도 해서 더 깊이 스며든다. 특히 마지막 희야와 아무거나의 이야기장부는 내 이야기이기도, 어쩌면 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처럼 느껴져 더욱 크게 와닿았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참 신비하고 소중한 일이다. 함께 웃고, 때로는 다투고, 오해를 풀어가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들이 쌓이면 어느새 그 사람은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렇게 진심을 주고받으며 오래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껌딱지 친구’가 된다. 지금 나에게 가장 가까운 껌딱지 친구는 바로 아이이다. 가장 소중하고, 가장 친한 내 친구. 네 마음도 나와 같기를, 그래서 우리도 오래도록 서로의 껌딱지 친구로 남기를 바란다.

도서관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골라오면 대부분 잘 읽지만, 이 책만큼은 꼭 엄마가 읽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가장 재미있고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던 그 말이, 읽고 나니 비로소 이해된다. 아이가 읽어도 좋지만, 이 책은 엄마가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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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눈이 사무소 : 반짝 마을의 비밀 이야기친구
황지영 지음, 조영글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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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나뿐이지만, 누구보다 ‘잘 보는 눈’을 가진 큰눈이. 그는 잃어버린 물건의 가루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주는 일을 한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따뜻한 마음과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태도다.

큰눈이는 다양한 손님들의 의뢰를 해결한다. 잃어버린 똥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코끼리의 안경을 찾기 위해 무서워하던 롤러코스터에 올라타기도 한다. 고양이의 인형을 찾아주고, 너구리의 나무를 베어버린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도 단순히 ‘물건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건의 겉모습 너머에 있는 진짜 문제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다.

비록 똥을 끝내 찾지 못했지만, 다시 황금똥을 누게 해주기 위해 귀한 사과를 구하러 위험한 숲으로 향하는 장면에서는 책임감과 진심이 느껴진다. 또 두려움을 이겨내며 롤러코스터를 여러 번 타는 모습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드러난다. 친구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하거나, 서로의 오해를 풀기 위해 애쓰는 장면들 역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큰눈이는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그 모습을 보며 말을 쉽게 내뱉기보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겉모습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진심은 결국 전해진다. 큰눈이는 행동으로 그것을 보여준다. 오래 쌓인 오해도 진심 어린 사과와 마음이 닿으면 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큰눈이 사무소>는 단순한 사건 해결 이야기를 넘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전해준다. 읽는 내내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다. 앞으로 이 사무소에 또 어떤 의뢰가 들어올지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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