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작별
김화진 외 지음 / 책깃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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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친했던 동갑내기 친척과의 멀어짐을 그린 ‘우연한 작별’, 죽은 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VR 서비스 ‘에버 어게인’, 엄마의 납골당으로 향하는 자매의 이야기 ‘휴일‘, 튜터와 함께 시험을 치르는 미래 고등학교를 그린 ’너에게 맞는 속도’, AI보다 뛰어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에이저‘, 온라인에서 학교와 직장을 대신하는 세계를 담은 ‘페페’까지. 단편집 《우연한 작별》에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작별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이 작품들이 특별한 이유는 ‘작별’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각도에서 비추기 때문이다. 떠나는 사람,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는 사람, 남겨진 사람, 현재의 나와 결별하는 사람까지. 누군가는 원치 않는 이별 앞에 서 있고, 누군가는 스스로 선택한 작별을 감당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감정의 무게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조차 결국은 지금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익숙함을 내려놓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언제나 두렵고 어렵다. 작별은 단순히 끝나는 일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다음으로 건너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인물들은 흔들리면서도 각자의 속도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이 단편집은 작별을 과장하지도, 비극으로만 그리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말해준다. 누구에게나 작별의 순간은 오고,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것을 통과해 간다고. 애틋하게 안녕을 건네고 난 뒤,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걸어갈 수 있다고.

이 책을 덮고 나니, 나 역시 언젠가 맞이할 또 다른 작별 앞에서 조금은 덜 두려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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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맞추는 소설 - 개와 고양이와 새와 그리고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금희 외 지음, 김선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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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타일 작가인 김금희, 모우어의 작가 천선란 등의 여러 작가들이 모여 인간과 가까운 동물들과 인간에 관한 단편소설집이다.
모든 단편이 내 스타일은 아니였는데 그 중에서 특히 마음에 남는 단편은 <당신 개 좀 안아 봐도 될까요>와 <산후조리>, <바키타> 였다.
반려견 설기를 무지개다리로 떠나보낸 세미는 양요의 제안으로 휴대폰에 등록된 사람들 중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개를 보여달라고 연락을 하며 사람을 만난다. 개를 만나기 위해서 만난 사람들은 개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어느 순간 세미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과 세미의 이야기를 해준다. 그렇게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하는 세미의 이야기는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의 죽음과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산후조리는 시골마을에 작은 축사를 가진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였는데 큰 농가는 암소가 새끼를 낳다가 죽어도 크게 영향이 없지만 이런 작은 농가는 한마리 한마리가 소중해서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 생명에 대한 소중함 보다는 내 자산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더 엿보여서 가축과 반려동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바키타는 먼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를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내용이었는데 인간이 지배당하는 모습은 지금 인간의 모습과 비교되며 여러 생각이 들게 했다.
여러 단편을 읽으면서 인간과 반려동물, 그리고 야생동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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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던 어느 밤에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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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아이도 어른도 아닌 불안한 경계에 선 이들은 몸은 자랐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떤 순간에 머물러 있다. 『내가 없던 어느 밤에』 속 아이들은 아홉 살에 잃은 친구를 가슴에 품은 채 자라왔다. 어른들은 잊으라고 말했지만, 그 슬픔을 충분히 나눌 기회는 없었다. 친구와도, 부모와도 마음을 터놓지 못한 채 죄책감과 그리움을 안고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전해져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기억도 떠올랐다. 열한 살 무렵, 병원에서 몇 달을 지내며 함께 놀던 한두 살 위 오빠가 세상을 떠났던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던 그 오빠가 결국 이식을 받지 못하고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웃으며 놀아주던 그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숨죽여 울었다. 내가 크게 울면 엄마가 더 슬퍼할까 봐, 그때의 나는 내 마음을 꺼내놓지 못했다. 그 기억이 겹쳐지며 책 속 아이들의 슬픔이 더 깊게 다가왔다.

아이들은 결코 쉽게 잊지 않는다. 크고 작은 일들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때로는 단단한 돌처럼 굳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가 슬퍼할 수 있도록, 마음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는 어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무슨 일이든 숨기지 말고 이야기해 달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종종 자신의 마음을 감춘다. 울고 싶은 얼굴을 하고서도 엄마가 슬퍼할까 봐 참아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물어본 끝에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이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화내거나 “너는 몰라도 돼”라며 입을 막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다짐하게 되었다.
세상 어딘가에 있을 가을과 유경, 그리고 균이가 잘 자라주기를, 그리고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무탈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꽃님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는 이번에도 깊이 마음에 남았다.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두드릴지, 그 다음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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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세계사 - 문명의 탄생부터 국제 정세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김도형(별별역사)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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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세계사>는 인류의 거대한 역사를 지리, 전쟁, 종교, 자원, 욕망이라는 틀로 풀어내며 나라별 세계사 흐름을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다. 미국과 중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동시에 더 커지기 어려운 한계를 지리적 관점에서 설명한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고, 전쟁을 통해 국가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서술도 익숙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의 이야기는 뉴스로 자주 접했지만 깊이 알지 못했던 주제였다. 오랜 갈등의 역사를 차근히 따라가다 보니 복잡한 분쟁의 맥락이 조금은 이해되었고, 언젠가는 이 무의미한 싸움이 끝나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들었다.

종교로 인한 분쟁과 그로 인한 흥망성쇠는 읽는 내내 안타까움을 남겼다. 특히 영국과 스페인의 역사는 멈출 수 없는 수레바퀴처럼 낭떠러지를 향해 내달리는 모습 같아 불안하게 느껴졌다. 영국은 자국 내 아일랜드·스코틀랜드·잉글랜드의 갈등을 넘어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개입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강압적으로 취하고, 떠날 때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혼란만 남긴 모습은 인도와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례에서 특히 실망스럽게 다가왔다.

자원을 통해 부강해졌지만 이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 급격히 추락한 네덜란드와 아프리카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읽다 보니 복권에 당첨되고도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인맥으로 나라를 운영하며 국고를 사유화하는 독재자들의 부패함에는 깊은 좌절감이 들었다. 언젠가는 아프리카 각 나라에도 제대로 된 통치자가 등장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또 하나 놀라웠던 점은 북한이 한때 남한보다 더 강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북한을 늘 도움을 받는 나라로만 생각해왔기에 잠시나마 부유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점은 뜻밖이었다. 이제는 세습 독재가 아니라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게 된다.

세계사는 그 방대함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읽는 즐거움’을 먼저 건네준다. 곳곳에 실린 사진과 지도는 지리적 이해를 도와 내용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복잡한 역사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어, 세계사를 잘 모르는 사람은 물론 이제 막 세계사를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들에게도 이 책은 다정하고 믿음직한 세계사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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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고전 가치 사전 : 禮 - 마음을 전할 용기 어린이를 위한 고전 가치 사전
전연주 지음, 나티 그림, 김영 감수 / 봄마중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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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좋은 문장을 만나는 순간, 하루의 결이 달라질 때가 있다.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고, 순식간에 기분이 환해지기도 한다. 고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런 힘에서 나온다. 기원전 500년경에 쓰인 이야기들이 지금의 우리 마음에도 자연스럽게 닿는 이유는, 그 안에 언제나 ‘사람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한 고전가치사전: 예》는 마음을 전할 용기, 무엇이 진짜 멋진 것인지, 그리고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전을 통해 차분히 알려준다. 낭만적인 옛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지금의 삶과 더 가까운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책을 넘기다 문득 멈춰 서게 된 순간도 있었다. ‘탓하지 않아’, ‘조금 더 꼼꼼히’, ‘엄마의 잔소리’. 아이에게 수도 없이 해온 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그 말들이 과연 아이의 마음에 어떻게 닿았을지 돌아보게 되었다. 살짝 무안해지면서도, 이 책을 통해 엄마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다정하게 전해지기를 바라게 되었다.

고전은 어렵고 불편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멀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고전을 한 발짝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다정한 다리 역할을 해준다. “사람들은 쓸모 있는 것의 쓰임은 알지만, 쓸모없는 것의 쓰임은 알지 못한다”는 장자의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백 점을 받는 아이보다 인사를 잘하는 아이가 더 ‘쓸모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이의 쓸모를 하찮게 지나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고, 함부로 떠드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도덕경의 말처럼, 오늘의 나는 어떤 말과 태도로 하루를 보냈는지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고전 안내서이면서, 동시에 어른에게도 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이다. 고전이 지닌 힘을 새롭게 느끼며, 말과 마음을 다시 한번 가다듬게 해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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