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산 수색대 - 제12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김두경 지음, 아인 그림 / 비룡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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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옷 위에 그래픽 옷을 적용해 외형을 바꾸는 세상. 그런 세계에 사는 홍지담은 학교도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킨 은둔형 외톨이다. 그러다 우연히 ‘옷산 수색대’라는 게임을 접하게 되고, 그 안에서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신 옷을 발견하면서 페누리아로 향하는 여정이 시작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예상보다 훨씬 낯설고, 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세계적인 갑부 칼디 라바의 존재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여전히 고통받는 빈민국 사람들과, 그들을 가엾게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부를 쌓는다. 어린 나이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은 학교 대신 노동 현장에 서 있고, 그렇게 버텨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기본적인 약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한다. 우리는 잘 포장된 마케팅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 이면에 있는 현실을 잊은 채 자연스럽게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패스트패션의 문제 역시 이야기 속에서 무겁게 다가온다. 매년 입지도 않는 수많은 옷들이 만들어지고, 버려진 옷들은 산처럼 쌓인다.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물과, 오염된 채 방치되는 환경까지. 옷 한 벌을 사는 일이 결국 지구에 부담을 더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면서도 외면해왔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불편한 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단순한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읽다 보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거나 외면해왔던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책을 읽은 아이가 “정말 옷산이 있느냐”고 물었고, 실제로 존재한다고 알려주자 “이제 옷을 아껴 입어야겠다”고 말하던 순간이 오래 남는다. 이야기 속 장면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도 크게 다가온 듯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소비가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 돌아보게 하고, 아이들 스스로 아끼고 조절하는 태도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책 한 권이 전하는 메시지로, 생활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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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47
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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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가장 불완전한 수, 9. 흔히 ‘아홉수’라 부르며 괜히 불안을 덧씌우곤 한다. 그중에서도 열아홉은 유난히 불완전하게 느껴지는 나이다.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서서, 마치 외줄 위에 선 듯 쉽게 흔들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기. 모파는 바로 그 열아홉의 태풍 한가운데에 서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이 바뀐 먼 미래의 지구다. 인류는 해발 4,000미터 이상의 고산에서 살아가는 고산종과, 바닷속 돔 도시에서 살아가는 심해종으로 나뉜다. 모파는 심해종으로, 태어날 때부터 진화약의 영향을 받아 아가미와 지느러미, 비늘을 지니고 태어났다. 이러한 신체적 특성 덕분에 심해수영 선수로 성장한 모파 역시,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다.

고산종에서 온 교환학생 수림은 모파의 버디가 되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점 깨닫게 된다. 모습도,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지만 결국 고민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 과정에서 둘은 서로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간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흔들리지만, 그 속에서 서로 기대며 조금씩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한 가지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모파와,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무엇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해 방황하는 수림.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듯 보이지만,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그렇게 우리를 선택의 기로로 내몬다.

하지만 살아보니, 꼭 열아홉에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선택이 기대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시작의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열아홉이든, 스물아홉이든, 서른아홉이든 늦은 때란 없다. 결국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불안과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뭐든지 다 잘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에게 처음은 어렵고, 끝맺음은 더 어렵다. 조금 더 나를 믿고, 나에게 여유를 허락한다면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 번의 선택에 모든 인생을 실어 무겁게 짊어질 필요도 없다.

불분명한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은 꾸준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흔들려도 괜찮다고, 그 자체로도 충분히 괜찮은 과정이라고 말해주듯이.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몰라 불안한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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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 - 2025 뉴베리 대상 수상작 큰곰자리 고학년 5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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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첫 순간, 가장 중요한 순간, 모든 것이 의미를 갖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를 읽으며 시간여행이나 미래에서 온 존재보다 더 깊이 와닿은 것은, 결국 지금의 선택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이클의 엄마는 “오늘은 어땠냐”는 질문에 늘 “매순간 숨을 쉬었지”라고 답한다. 살아 숨 쉬는 하루 자체가 이미 충분히 좋은 날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웃인 모슬리 아저씨와 함께 햄샌드위치를 먹으며 인사를 나누고, 모슬리 아저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하루하루 모은 돈을 전해주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순간들이 모여 하루를, 그리고 인생을 만든다는 점이 인상 깊다.

한편, 1999년의 Y2K 불안 속에서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한다. 그런 상황에서 미래에서 왔다는 존재를 만나는 일은 어쩌면 미래를 엿볼 기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래인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현재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며, 그 시절을 온전히 경험하는 데 집중한다. 이 모습은 미래를 아는 것보다 지금을 충분히 살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이클은 10대다운 감정 속에서 질투하고 흔들리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 곁에는 언제나 그를 지지해주는 어른들이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 곁을 지키는 엄마,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웃, 곁을 살펴주는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마이클이 가진 가장 큰 재산일 것이다.

이 책은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오늘이라는 시간이 쌓여 내일이 된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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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따라간 푸트만스 씨 - 2026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 도서 우수선정도서
헨드릭 흐룬 지음, 최진영 옮김 / 드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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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규칙적인 삶을 살아온 푸트만스 씨는 어느 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오로라를 보러 떠나는 여행에 참여하게 된다. 공황장애가 나타나지 않도록 늘 조심하며 살아온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한다. 어릴 적 얼굴의 붉은 점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기억 때문인지, 어른이 된 지금도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으려 하고, 힘들어질 때면 헤드셋을 써 대화를 차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로라를 보기 위해 떠난 12일간의 단체 버스 여행은 그런 그에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숫자를 사랑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편안해하는 그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는 여행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그는 사람들에게 ‘헤르트’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며 조금씩 자신을 다시 정의해 간다.

여행 동안 이어지는 그의 하루하루는 웃음과 슬픔이 뒤섞여 있다. 모든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고, 크고 작은 일들이 계속 어긋나며 삐걱댄다. 그럴 때마다 헤르트는 공황이 밀려오지 않도록 애써 버티고 견딘다. 그 모습이 과장되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마음에 와 닿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그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동조하게 된다.

어쩌면 그가 겪는 일들은 우리도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는 장면들일지 모른다. 원하지 않았지만 떠밀리듯 놓이게 되는 상황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불편함을 쉽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켜야 하는 순간들. 그래서인지 헤르트의 고군분투가 더욱 안쓰럽고 마음이 쓰였다. 동시에 자신의 불편함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자신감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와 깊은 슬픔을 남긴다. 책을 덮은 뒤에도 쉽게 믿기지 않아 마지막 부분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마치 내가 무언가를 잘못 읽은 것은 아닐까 확인하듯이 말이다.

‘오로라’라는 단어에 끌려 펼쳐 든 책이었지만, 한 장 한 장 읽다 보니 이야기는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고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문장은 어렵지 않아 편안하게 읽히고, 이야기 역시 복잡하지 않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 오래 마음에 남는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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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 스토리 1 -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이야기친구
공윤희 지음, 박민주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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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예언의 아이가 되어 에모몬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상을 구하라!

중학생 오빠 방에서 시작된 게임 세계로 들어가게 된 세민이는 여러 퀘스트를 수행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세민이가 진행하는 퀘스트는 상황을 잘 살펴보고 가장 적절한 해결 방향을 찾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 에모몬이 등장하면 몬스터볼을 던져 잡을 수 있고, 이렇게 잡은 에모몬은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내용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진진한 게임 이야기라 아이도 완전히 몰입해서 읽었다. 책을 덮자마자 “2권, 3권은 언제 나오냐”고 묻고 얼른 읽고 싶다며 기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 외모를 비하하는 가족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의 이야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무시하는 손님에 대한 이야기 등 세 가지 퀘스트가 등장한다.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인지 찾아가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게임 이야기 같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문제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숨은 이유와 마음을 이해해야 진짜 해결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점수에 집착하는 친구 역시 사실은 점수 자체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을 뿐이다. 다만 그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법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게임의 퀘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한다.

비슷한 교훈을 담은 어린이책은 많지만, 이 책은 ‘게임’이라는 장치를 활용해 훨씬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세민이가 퀘스트를 해결하며 “이게 맞을까?” 고민하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는 과정은 아이들이 실제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과도 닮아 있어 더 공감이 된다.

또한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에모몬 스토리> 1~3권 독서활동지를 창비교육 블로그에서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도 좋았다. 아이와 함께 활동지를 활용하며 이야기를 더 깊게 나누어 보면 더욱 의미 있는 독서 시간이 될 것 같다.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사람의 마음과 관계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재미와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어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권이 나오면 아이와 함께 이어서 읽으며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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