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 문을 열면 시작되는 모서리가 둥근 반창고 같은 이야기라는 설명에서 마음을 빼앗겨 읽기 시작했다. 보건실은 몸이 아픈 아이들도 가지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더 자주 찾는 것 같다. 보건교사의 눈길, 말, 따뜻한 물 한컵에 아픈 곳이 낫는 신기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보건실에서 아이를 자세히 살피고 정말 아픈 곳이 몸인지 마음인지 알아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꾸준히 해 나가는 보건교사에게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소아당뇨에 대해 들어만 보았지 매년 한두명은 있다는 부분에서 매우 놀랐다. 식단때문에 급식도 예민하게 보아야하고 언제 혈당쇼크가 올지 모르니 간식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아이들이라니 읽다보니 아이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나도 어릴때 병원을 매월 가는 별장처럼 드나들던 몇년의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불쌍한 시선을 받으며 살아야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보이는데 학교 보건교사가 성교육의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 초등에서 꼭 진행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되었다. 나도 내년부터는 좀 알아보고 미리 시켜야지 하는 개인적인 다짐도 해본다. 우리학교 보건교사도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도 잘 헤아려주시는 분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건실을 이용하는 아이가 현저히 줄어들기를. 몸도 마음도 아이들이 건강하기를 여러모로 바라게 된다. 요즘은 몸보다 마음에 아픈 아이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슬픔이 밀려온다. 웃는다고 다 밝은 건 아니라는 글도 마음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을 잘 지켜봐주시고 손내밀어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다.
엄마가 내가 되고, 내가 엄마가 되면 어떨까?2023년 중학교 1학년 강윤슬은 어느 날 30년 전의 1993년 중학교 1학년 최수일이 된다. 그렇게 딸과 엄마는 영혼이 바뀌어 버린다. 사춘기 딸과 부딪힐 일이 많았던 엄마 최수일은 2023년 중학교 1학년 강윤슬의 삶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1993년 중학교 1학년이 된 강윤슬은 엄마의 중학교 삶을 경험하게 된다. 서로의 삶 속에 들어가서 살아보는 일주일 그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내 입장이 되어봐’의 체험판이 시작된 것인데 서로의 몸으로 살아보면서 서로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윤슬이가 엄마의 얼굴을 하고 엄마 답지 않은 행동을 하며 사고를 치는 동안 엄마 수일도 윤슬이의 얼굴을 하고 윤슬이가 그동안 했던 행동들에 대한 오해를 풀어간다. 윤슬이는 엄마의 기록을 알기 위해 방을 다 뒤지는데, 수일은 딸의 기록을 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른이기에 아이의 사생활을 더 지켜주려고 했던 것인지 왠지 더 어른스러운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으며 나와 엄마, 나와 아이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서로 네가 내 입장이면 이랬을거다 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바뀌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 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직 오지 않은 아이의 사춘기가 두려워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도 내려 놓고 아이와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흡입력이 강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82년생 김지영‘ 작가님 답게 글이 너무 재미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너무나 좋은 소설이다. 아이가 얼른 자라서 함께 이 책을 읽고 한바탕 이야기를 꼭 나누고 싶다. 최근 읽은 소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머리 속이 온통 야구인 동구의 성장동화라 그런지 내내 동구의 마음에 공감하고 동구를 응원하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갔다. 야구장에서 만난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동구는 어릴 때 부터 야구가 일상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고 야구선수가 되어 야구를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팀의 주전 투수이자 4번 타자, 그리고 주장인 동구는 바뀐 감독님의 최선이 아니라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하며 열심히 야구에 임한다. 그러다 중학교 진학 결정이 걸린 중요한 6학년 초에 새 친구가 입단하게 되고 자신보다 더 능력이 있는 친구를 보며 야구를 접는 친구, 질투하는 친구 등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도 좋아하면 일단 해보는 것이다. 열심히 해보고 안되더라도 거기서 노력하고 깨달은 것들은 나에게 남아 나를 더 단단하게 해 줄 것이다. 난 동구가 부러웠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강하게 있고, 위기에서 잘 일어나서 스스로 자리를 잘 찾아가는 강인함이 좋았다. 난 언제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것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없었던 것 같다. 무언가에 푹 빠져서 잘해내고자 최선을 다하는 동구가 멋있었다. 언제나 이기고 싶지만 사실 이기는 순간보다 지는 순간이 훨씬 더 많은데 잘 지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높게 봐주시는 내용이 무척 위로가 되었다. 요즘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고 꿈도 미래도 없는 아이들이 늘어가는데 이 책을 읽고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봤으면 좋겠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니까. 플레이 볼!
이 책을 보니까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만들 수 있고 효능을 느낄 수 있다는데 우리는 가능할까?“”글쎄! 제조법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아이와 호기심어린 대화를 나누고 읽기 시작한 알사탕 제조법! 매우 신비롭고 조심스럽고 몸가짐이 간결해진다. 밖의 밤하늘이 별이 총총 뜨는지 한번 확인도 하고 여러 자세로 몸과 마음을 준비한다. 몇가지 자세를 따라하다 고꾸라지기도 하고 꺄르르 웃기도 하며 책을 읽어간다. 모든 자세를 완벽하게 해내는 할아버지에게 감탄하며 뜨끈한 목욕을 부러워한다. 그러다 알사탕 제조에서 두 눈이 번쩍! 집중해서 하나하나 아이와 읽어가는데 마치 대대손손 내려오는 비법 제조서를 읽는 기분이다.분명 간결한 내용인데 푹 빠져 들어서 아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책이 끝나있다. 저 문구점에는 또 어떤 신비한 물건이 있을지 아이와 추측해보며 한참을 떠들었다. 백희나 그림책만의 매력이 응축된 책인 것 같다. 왠지 자꾸만 손이 가서 밤에 한두번 읽고 책에 꽃아두는 묘한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정글보다 더 살벌한 교실 이야기. 누구는 기꺼이 군림하는 사자의 곁을 멤도는 하이에나가 되기도 하고 방관자가 되기도 하며 사냥감이 되기도 한다. 교실은 또 하나의 사회이고 그 작은 공간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이 즐비하다. 나연이는 그런 상황을 유심히 관찰한다. 누가 사자, 하이에나, 초식동물이 되고 타켓은 누구인지. 겪어본 사람이 더 잘 보이는 법이다. 그렇게 나연이는 스스로 과녁의 자리에 섰다. 그 곳에 서면 어떻게 되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잘못된 일에 목소리를 낸다. 괴롭힘 당하는 아이 곁에 있어주고, 선생님께 몰래 봉투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그렇게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교실은 서서히 변해간다. 정글같은 교실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릴 때 나도 살아남기 위해 하이에나가 되기도 하고 처지가 바뀌어 과녁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이사로 전학을 가서는 완벽히 다른 사람으로 살기로 마음 먹고 성격을 바꿔 생활했다. 극 I가 파워F인척 하며 사는 것은 지옥이었는데 몇년 하다보니 성격이 점점 밝아져서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살아남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라 이 책이 더 아리게 와닿았다. 나도 살기 위해 하이에나로 있을땐 괴로워서 매일 나를 부정했고, 그만 두고 내가 타겟이 되어서는 그저 조금만, 같이 관망만이라도 안해주기를. 무서워서 그러는거 다 알지만 그래도 동조는 안해주기를 시선이 조금이라도 차갑지 않기를 바랐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이 책을 읽으며 고스란히 전해져서 목이 따끔따끔하다. 과하지 않게 담담하게 적혀있는 이야기들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며 읽어갔다. 그리고 내 아이만은 정글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덮었다. 많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변화를 느끼고 목소리를 내 준다면 조금이라도 더 평온한 교실이 되지 않을까. 작게나마 바라본다. 추천사처럼 어린이 친구들이 책을 읽고 우리 교실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어 갈 답을 스스로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