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의 졸업 시험, 토끼가 투덜투덜, 자꾸 자꾸 까먹어 총 세 가지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 모음집인 봉달이의 졸업 시험은 친근한 동물이 주인공인 동화이다. 학교를 졸업 하고 싶은 봉달이, 시끄러운 도시가 힘든 토끼, 엄마아빠에게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려고 한달 동안 까마귀가 된 아이까지 동물과 함께 고민을 해결해 가는 내용이 흥미롭다. 전학 간 아이가 두고 간 닭을 어디서 키울것인지 고민이 깊은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사뭇 귀엽고 진지했다. 소음이 너무나 싫은 아이에게 자신보다 더 소음을 싫어하는 토끼의 등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로가 더 시끄러울 뿐이다. 까마귀의 몸을 했지만 지저분한 음식은 먹기 힘든 아이를 위해 까마귀 친구들이 음식을 훔쳐 올 땐 사뭇 결연하기까지 하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친근해서 더 몰입이 되었다. 어쩌면 주위에 있을 법하고, 비슷하게 겪어 본 적도 있는 내용이라 피식피식 웃게 된다. 봉달이가 잘 살고, 토끼가 소음에 적응하고, 까마귀들과 아이가 잘 지냈으면 정말 좋겠다. 왠지 모르게 모두 다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득 안고 책을 덮었다. 이야기들이 길지 않고 재밌어서 초1, 2학년이 읽기에 무척 좋은 책이다. 문학동네의 초승달 문고 시리즈는 다 추천한다.
시린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귤 양말을 떠 준 할머니의 마음에 따스해지며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슬픔이 밀려오는 마음으로 책을 놓았다. 친한 친구가 전학가고 마음 한켠이 시린 규리는 마음이 서늘할 때 돌아가신 제주도 할머니가 떠주신 귤 양말을 신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느날 우연히 밤에 자신의 귤 양말과 엄마 양말을 양 발에 신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도깨비를 만나고 도깨비는 슬픔을 닦아내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중한 양말이라는 소리에 양말을 돌려준 일로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주인공 규리와 눈물 도깨비 루이에게 마음이 많이 쓰였다. 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말 꺼내기를 어려워 하는 규리, 슬픔이 가득 차야만 눈물 도깨비가 보이는데 밝아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눈물 도깨비가 보이는 승현이, 눈물이 계속 나는 다미까지 아이들의 사연들이 재밌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슬픔이 차오르면 엉엉 울고 감정을 흘려 보내주는 것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슬픔에 풍덩 빠져들지 않도록 그렇게 보내주는 것도 중요한 것이니 아이들이 감정을 잘 다룰 수 있게 곁에서 도와주고 싶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 웃음과 장난에 뭍힌 진짜 마음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행동들들 돌이켜보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더 보살펴주어야지. 같이 이야기도 많이 나누며 나도 아이의 귤 양말이 되어야겠다.
유물의 이름 보다는 유물이 어떻게 사용되었고 어디서 왔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 책으로 우리가 유물을 대하는 방식에 의문을 던져 주었다. 가령 천문총에 금관이 있고 구석기 유적은 돌도끼가 있다는 것 보다는 왜 금관이 그곳에 있고 누가 사용했고, 그 금관은 어떻게 발굴되었는지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 박물관 안에서 각 유물이 자기소개를 하는데 마치 전학 온 친구가 자기소개를 하는 것 같다.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유물에 다 한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닷속에도 있고 외국에 반출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여전히 아이도 나도 외국에서 반출된 유물을 우리나라에 반환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가 우리나라 유물이 세계 곳곳에 많이 있고 우리나라로 되돌아 오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명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보건실 문을 열면 시작되는 모서리가 둥근 반창고 같은 이야기라는 설명에서 마음을 빼앗겨 읽기 시작했다. 보건실은 몸이 아픈 아이들도 가지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더 자주 찾는 것 같다. 보건교사의 눈길, 말, 따뜻한 물 한컵에 아픈 곳이 낫는 신기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보건실에서 아이를 자세히 살피고 정말 아픈 곳이 몸인지 마음인지 알아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꾸준히 해 나가는 보건교사에게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소아당뇨에 대해 들어만 보았지 매년 한두명은 있다는 부분에서 매우 놀랐다. 식단때문에 급식도 예민하게 보아야하고 언제 혈당쇼크가 올지 모르니 간식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아이들이라니 읽다보니 아이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나도 어릴때 병원을 매월 가는 별장처럼 드나들던 몇년의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불쌍한 시선을 받으며 살아야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보이는데 학교 보건교사가 성교육의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 초등에서 꼭 진행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되었다. 나도 내년부터는 좀 알아보고 미리 시켜야지 하는 개인적인 다짐도 해본다. 우리학교 보건교사도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도 잘 헤아려주시는 분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건실을 이용하는 아이가 현저히 줄어들기를. 몸도 마음도 아이들이 건강하기를 여러모로 바라게 된다. 요즘은 몸보다 마음에 아픈 아이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슬픔이 밀려온다. 웃는다고 다 밝은 건 아니라는 글도 마음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을 잘 지켜봐주시고 손내밀어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다.
엄마가 내가 되고, 내가 엄마가 되면 어떨까?2023년 중학교 1학년 강윤슬은 어느 날 30년 전의 1993년 중학교 1학년 최수일이 된다. 그렇게 딸과 엄마는 영혼이 바뀌어 버린다. 사춘기 딸과 부딪힐 일이 많았던 엄마 최수일은 2023년 중학교 1학년 강윤슬의 삶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1993년 중학교 1학년이 된 강윤슬은 엄마의 중학교 삶을 경험하게 된다. 서로의 삶 속에 들어가서 살아보는 일주일 그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내 입장이 되어봐’의 체험판이 시작된 것인데 서로의 몸으로 살아보면서 서로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윤슬이가 엄마의 얼굴을 하고 엄마 답지 않은 행동을 하며 사고를 치는 동안 엄마 수일도 윤슬이의 얼굴을 하고 윤슬이가 그동안 했던 행동들에 대한 오해를 풀어간다. 윤슬이는 엄마의 기록을 알기 위해 방을 다 뒤지는데, 수일은 딸의 기록을 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른이기에 아이의 사생활을 더 지켜주려고 했던 것인지 왠지 더 어른스러운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으며 나와 엄마, 나와 아이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서로 네가 내 입장이면 이랬을거다 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바뀌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 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직 오지 않은 아이의 사춘기가 두려워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도 내려 놓고 아이와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흡입력이 강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82년생 김지영‘ 작가님 답게 글이 너무 재미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너무나 좋은 소설이다. 아이가 얼른 자라서 함께 이 책을 읽고 한바탕 이야기를 꼭 나누고 싶다. 최근 읽은 소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