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5
김은영 지음, 메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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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한 곳인 집에 갇혀 버린 아이들! 엄마가 출근 전에 차려둔 따끈한 밥도 그대로인데 집에 있어야 할 문과 창문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갑작스런 재난 상황에 아이들은 어떻게든 인터넷이 가까스로 연결되는 위치를 찾고 ‘안했슈TV’를 통해 재난 상황을 알린다. 엄마는 그 영상을 보고 아이들을 찾아 헤며 경찰에도 신고하지만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어느날 만약 집에 갇혀버린다면? 코로나로 우리도 집에서만 생활할 때가 있었지만, 창 밖을 보고 환기도 하고 배달로 각종 생필품과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해리와 해수는 모든 문이 사라져 버린 곳에서 낮인지 밤인지도 모를 그 곳에 갇혀서 생활한다. 그동안 엄마가 위험하다고 못하게 했던 요리를 도전하며 묘한 기분도 느껴보고, 제발 구조해달라며 아주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보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발소리도 작게 내고 큰 소리를 지르지 않게 노력하며 서로 층간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데 재난상황을 속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본다.

그저 안전하게만 키우고자 했던 것들이 오히려 아이들이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프라이‘라는 말 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한뼘 더 성장한다.

힘든 시간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고 최대한 함께 상황을 해쳐나가는 해리와 해수를 보며 읽는 내내 많은 응원을 보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또 어떤 문을 열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갈지 무척이나 기대하며 응원을 보낸다.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프라이!

스스로 깨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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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모양
전미화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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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과 함께 우연히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를 통해 남편과 나는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하는 존재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꼭 혈연으로 이어지거나 출생의 과정에서 직접적인 연이 있어야만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대리모나 정자 제공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도 가족일까? 입양,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기러기 가족, 재혼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며, 이들 모두가 가족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꼭 함께 살지 않아도,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눈 후 가족의 모양이라는 책을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떠올리는 ‘엄마, 아빠, 아이’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가족부터 다양한 형태의 가족까지, 가장 쉬운 방식으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 속에는 가족의 모습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고, 특히 입양에 대한 부분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가슴으로 낳은 부모가 아이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사회적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가족들이 더 이상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회에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가족의 다양성을 배우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따뜻한 그림체와 따스한 내용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해졌다. 앞으로 다양한 가족을 만날 때 “왜?“라고 묻기보다 “그렇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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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호빵 웅진 우리그림책 132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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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어느 겨울날, 숲이 꽁꽁 얼어붙은 사이 동물 친구들은 쓰러진 아기 동박새를 발견한다. 다 함께 정성껏 돌보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 다시 제자리로 돌려주었더니, 얼마 뒤 아기 동박새는 빨갛고 하얀 꽃만 남긴 채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꽃을 따라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처럼 겨울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오돌오돌 떨며 추위를 견디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한 줄기 빛처럼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뜨끈하게 데워지는 기분이었다. 겨울밤 이불 속에서 읽으면 더욱 포근하게 스며들 것 같은 이야기다.

매년 봄이면 아이와 함께 꽃잎을 모으며 “이 꽃은 무엇을 닮았을까?”라며 이야기하곤 했지만, 동백꽃을 호빵에 빗댄 적은 없었다. 책을 읽으며 가만히 떠올려보니, 동백꽃은 동그랗고 겹겹이 모여 있는 형태라 안에 무언가 담기에 참 좋겠다 싶다. 언젠가 떨어진 동백꽃을 만나면 예쁘게 사진에 담고, 가운데 꽃술을 따서 소중한 것을 채워보고 싶다.

이로써 『낙엽 스낵』, 『벚꽃 팝콘』, 『풀잎 국수』, 『사탕 트리』, 『목련 만두』, 『들꽃 식혜』, 『연잎 부침』, 그리고 『동백 호빵』까지 사계절을 담은 만찬 시리즈가 한가득 모였다. 언젠가 이 모든 요리를 상상 속에서라도 한자리에서 펼쳐놓고, 계절을 맛보는 파티를 즐겨보고 싶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따스한 이야기를 전하는 백유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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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좋은 열한 살 : 똑똑하게 돈 쓰는 법 - 용돈편 노란돼지 교양동화
박현아 지음, 장경혜 그림 / 노란돼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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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받는 용돈이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이 경제 필독서로 손색없는 이 책은 돈의 역사부터 마케팅 원리, 합리적 소비와 착한 소비, 피해야 할 소비 습관, 기회비용의 개념, 용돈을 버는 방법,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그림자 노동까지 다양한 경제 개념을 다룬다. 용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초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추천 도서다.

아이들은 용돈을 받자마자 다이소에서 장난감 하나를 사거나, 문구점에서 스피너 하나를 사고 나면 금세 빈털터리가 된다. 매일 붕어빵을 사 먹고 싶지만 용돈은 부족하고, 엄마는 ’당연히 해야 하는 집안일‘에는 용돈을 주지 않으신다. “엄마, 이거 하면 얼마예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엄마가 되묻는다. “그럼 너는 엄마가 밥해주고 빨래해주면 얼마를 줄 거니?” 이 질문에 아이는 입을 꾹 다문다. 평소에 아이와 부딪히던 문제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아이와 함께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은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의 개념을 비롯해, 아이들이 자신의 용돈과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용돈 관리가 서툰 초등학생들에게 경제 개념을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책을 다 읽은 아이는 곧바로 봉투를 사달라고 하며, 돈을 모으기 위한 주제를 정하고 싶어 했다. 이렇게 아이가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정말 필요한 것을 스스로 쟁취하는 기쁨을 느껴보길 바란다.

문구점에서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더 가치 있는 소비를 배우고 올바른 경제 습관을 익히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며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경제 입문서로, 올바른 소비와 용돈 관리를 배우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다음 권인 ‘돈이 좋은 열한 살: 야무지게 돈 모으는 법’을 읽으며 제대로 돈을 모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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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 소원어린이책 26
박주혜 지음, 나인완 그림 / 소원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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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옷장에 비밀 통로가 생긴다면 어떨까? 그 통로를 통해 새로운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옷장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이야기는 종종 있었지만, 그곳에서 내가 디자인한 옷이 복사되어 유명해진다는 상상은 참신했다. 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은 바로 이 흥미로운 상상을 현실로 그려낸 책이다.

슝뚜루뚱까라 행성의 위대한 과학자 슝뚱의 실험실과 주인공 하랑의 옷장이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랑의 디자인이 복사되어 행성에서 큰 인기를 끌고, 하랑은 ‘오로라K’라는 이름으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딥페이크와 3D 프린팅 기술로 하랑을 사칭하며 디자인을 따라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두 사람의 대결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창작’과 ‘모방’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상대가 기존 디자인을 교묘히 짜깁기하거나 변형해 결과물을 내놓는 장면은 ‘무엇이 진정한 창작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함께 깊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했다.

이 책의 큰 매력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문제, 저작권 도용, 개성과 창작의 가치, 그리고 다양한 가족 형태와 그에 대한 사회적 시선까지, 여러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이 모든 이슈들이 이야기에 잘 스며들어 있어, 읽는 동안 아이는 복잡한 주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사는 하랑이 같은 학교 아이에게 한 말이었다.
“네가 잘해서 아빠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빠가 있다고 잘난 체하지 말라고. 그냥 그런 거야. 아빠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거라고. 외계인 친구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것처럼.”
이 짧은 대사는 이야기의 작은 부분이지만, 나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누군가의 상황이나 환경을 자랑하거나 낮춰보지 말라는 이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은 독특한 상상력과 더불어 흥미로운 메시지들을 담아낸 책이다. 아이와 함께 웃고,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기에 딱 좋은 책. 옷장에서 시작된 모험은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우리만의 답을 찾게 만든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내 옷장에 비밀 통로가 생기기를 꿈꾸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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