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 소원어린이책 26
박주혜 지음, 나인완 그림 / 소원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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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옷장에 비밀 통로가 생긴다면 어떨까? 그 통로를 통해 새로운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옷장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이야기는 종종 있었지만, 그곳에서 내가 디자인한 옷이 복사되어 유명해진다는 상상은 참신했다. 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은 바로 이 흥미로운 상상을 현실로 그려낸 책이다.

슝뚜루뚱까라 행성의 위대한 과학자 슝뚱의 실험실과 주인공 하랑의 옷장이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랑의 디자인이 복사되어 행성에서 큰 인기를 끌고, 하랑은 ‘오로라K’라는 이름으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딥페이크와 3D 프린팅 기술로 하랑을 사칭하며 디자인을 따라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두 사람의 대결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창작’과 ‘모방’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상대가 기존 디자인을 교묘히 짜깁기하거나 변형해 결과물을 내놓는 장면은 ‘무엇이 진정한 창작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함께 깊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했다.

이 책의 큰 매력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문제, 저작권 도용, 개성과 창작의 가치, 그리고 다양한 가족 형태와 그에 대한 사회적 시선까지, 여러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이 모든 이슈들이 이야기에 잘 스며들어 있어, 읽는 동안 아이는 복잡한 주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사는 하랑이 같은 학교 아이에게 한 말이었다.
“네가 잘해서 아빠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빠가 있다고 잘난 체하지 말라고. 그냥 그런 거야. 아빠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거라고. 외계인 친구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것처럼.”
이 짧은 대사는 이야기의 작은 부분이지만, 나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누군가의 상황이나 환경을 자랑하거나 낮춰보지 말라는 이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슝뚜루뚱까라의 핫한 패션숍은 독특한 상상력과 더불어 흥미로운 메시지들을 담아낸 책이다. 아이와 함께 웃고,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기에 딱 좋은 책. 옷장에서 시작된 모험은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우리만의 답을 찾게 만든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내 옷장에 비밀 통로가 생기기를 꿈꾸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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