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설명부분부터 쌓아가는 재밌는 특종! 쌓기의 달인 그림책은 읽기 전부터 흥미가 생긴다.특종을 찾아 다니는 비둘기 기자가 두 아이에게 왜 매일 매일 탑을 쌓는지 물어본다. 아이들은 그저 좋아하니까 쌓는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양동이, 쿠션, 우산, 후라이팬, 세탁기, 심지어 변기까지 뭐든지 다 쌓아 올린다! 곧 무너질 것 같이 하늘 끝까지 쌓아 올린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무너트린다. 그래야 다시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요즘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블럭, 그림, 공부 등 다양한 것들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한아름 가지고 있곤 한다. 내가 쌓아올린 것들이 아깝기 때문인데 이것을 부셔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쌓고 부수는 행위에 두려움이 없다. 쌓아 놓은 탑의 높이인 ‘결과’ 보다는 쌓는 ’과정‘ 자체에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결과를 두려워하며 어떤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할 때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알려주며 이 책을 함께 읽었다. ’부수고 다시 쌓았던‘ 경험들이 쌓여 어떤 일을 할 때 두려움을 덜어주고 아이의 하루를, 시야를 더 넓게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하늘다람쥐의 배달 이야기라니, 게다가 이렇게나 귀엽고 깜찍한 주인공이라니!! 무조건 읽고 싶었는데 딱 와주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ㅎㅎ 아이는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든다고 학교에서 읽을 동화책으로 바로 챙겨서 가방에 넣었다 ㅎㅎ숲속 마을에서는 배달을 맡기고 싶을 때 집 앞에 파란색 깃발을 걸어 놓아 숲에서 가장 높은 삼나무 위에 사는 우체부 모몽씨가 볼 수 있게 한다. 토끼 할머니는 모몽씨에게 숲속 친구들에게 당근 케이크를 배달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시작된 배달을 완료 후에 나뭇잎 수첩에 손도장을 찍어주는데 이 부분이 참 흥미롭다. 수첩에 찍힌 각 동물들의 발자국도 확인하고 동물의 생김새도 볼 수 있는데 그림체가 너무나 귀여워서 보는 내내 사랑스러운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열심히 배달하는 우체부 모몽씨를 보면서 다음엔 어떤 동물이 나올까 기대하는 재미도 있었다. 숲속에 이렇게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동물들이 산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책이 사랑스러움의 결정체 같다고나 할까? 내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눈길이 간다. 아이가 이래서 너무 재밌게 보았나보다. 아이는 숲속 우체부 모몽씨에게 무엇을 맡기면 좋을 지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무척 즐겁다고 했다. 마음에 쏙 들어서 내일 또 학교에 가져간다고 하니 가방에 잘 넣어 주어야겠다.
‘자 그럼 어때? 나랑 이야기 한판? 으로 시작해서 ‘여기, 이야깃값!’ 으로 채워지는 도깨비 이야기 장부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서 읽게된다.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지만 말 할 수 있는 상대는 많지 않기 마련인데 도깨비는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야기 값도 준다. 그저 도깨비에게 속마음 이야기를 할 뿐인데 고민도 해결되고 마음도 가뿐해진다.나이 든 부모님을 부끄러워하는 아이, 내가 키우겠다고 호언 장담했던 강아지가 이제는 귀찮은 아이, 그저 좋다고만 하던 양보왕 아이, 동생에게 다 뺏기는 것이 싫어서 먼저 차지하게 되는 아이까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이 들어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아이 생활과 가까운 이야기들이라 더 몰입해서 읽게 되는 매력이 한가득한 아무거나 문방구. 그 속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도깨비의 모습에서 이게 내가 아이에게 해 주어야 하는 모습이구나 싶었다. 아이가 쉽게 속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이자, 그 이야기를 묵묵히 잘 들어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아무거나 문방구에 가면 나도 모르게 술술 꺼내놓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가서 한 번 털어 놓으면 고민이 해결될 것도 같아서 실제로 있으면 꼭 찾아가 보고 싶다.
마고할머니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본다면 환경과 동물들도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라고 넌지시 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의 말을 보니 이 동화책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딱 알겠다. 엄청 커다란 마씨할머니는 보름달의 힘으로 일반 할머니가 되어 동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준다. 논에 잔뜩 물든 농약도 빨아주고, 난개발된 갯벌을 갈아주고, 더러워진 강물은 가글로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마씨할머니가 달꿀과 별소금을 넣어 만든 송편은 추운 겨울도 동물들이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나 많은 자연들이 훼손되어져왔는지 모른다. 개발도 좋지만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한 자연도 배려하며 함께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는 할머니가 진짜 멋지다고 할머니 이야기를 무용담 늘어놓듯이 했다. 그렇게 책이 좋을까 ㅎㅎ 난 재밌기도 했지만 읽으며 미안한 마음도 한가득히 차오르던 동화책이었다. 설날 이야기는 안나오려나?
처음에는 이 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무척 궁금했었다. 책 설명은 팬데믹, 기후변화에 대한 것인 것 같았는데 책의 도입부에는 동생이 지구를 떠나기 1년전이라는 글로 시작해서 과연 이 책은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의문을 가지고 읽어내려갔다.동생 소마는 자폐아로, 이름이 ‘서아’였지만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인 ‘소마’에만 반응해서 이름까지 소마로 바꾸게 된 아이이다. 서준이와 소마는 인도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로 한국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마존부터 시작된 이상한 병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어른들이 나무로 변하는 병인데 어느 순간 발바닥이 무척 간지러워져서 맨발로 밖에 나가 땅을 밟으면 그대로 뿌리가 자라서 사람이 나무가 되는 병이다. 나가지 않고 버티면 그대로 나무처럼 말라 죽게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게되고, 정부가 지원해주는 음식으로 겨우 살게 된다. 모두가 이동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시간들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각자 노는 영상을 찍고 합쳐서 다같이 노는 것 같은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기도 하지만 같이 놀던 친구도 보호소로 가야하게 되서 그마저도 힘들게 되었다. 어째서 어른들만 나무로 변해버리는 것일까. 지구를 파해치는 사람들은 다 어른이기 때문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무를 베어버린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의해 나무로 돌아갔다. 그렇게 아이들만 남게 되는 도시들에서 과연 아이들은 잘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읽는 내내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파차마마인지 정령인지 하는 것은 더이상 지구를 괴롭히지 말라는 의미로 이런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외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전세계로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바이러스를 가져왔다며 그 나라를 방문하고 온 사람들은 배척되고 외면받는다. 외국인들은 이 땅을 떠나라는 목소리에 일부는 본인 나라로 돌아가고 말았다. 바이러스를 그 사람들이 만든 것도 아닌데 일부러 그 바이러스를 가져온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막연히 그들을 원망하고 원망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없다는 것처럼. 코로나가 막 시작되고 우리가 쉽게 던져버린 돌들이 생각났다. 그저 이 순간을 견딜 수 없어서 쉽게 툭 던진 돌들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했을지 문득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 차올랐다. 삽화가 어려워지는 동화는 이 책이 처음이었다. 삽화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나무로 변해버린 사람들이나 변해버린 소마의 눈동자 같은 삽화는 나도 모르게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왠지 모르게 불편했던 이유는 정말 사람들이 변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었는지, 차마 마주할 수 없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지금도 혼란스럽다.읽는 내내 손에서 뗄 수 없이 몰입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어찌나 남은 페이지들이 궁금해지는지 얼른 남은 반을 읽어보고 싶다.끝으로 책 속 문장을 남겨본다.“나 우주 전사 소마, 너의 변신을 허락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