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 마더 테레사에서 세인트 테레사로, 성인聖人 추대 기념 묵상집
마더 데레사 지음, 앤서니 스턴 엮음, 이해인 옮김 / 판미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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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 예를 들면 교회나 성당 같은 곳을 다니는 신도가 아니더라도 난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조물주든 삼라만상이든.. 인간은 그만 큼 연약한 존재이고 내 앞에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 닥치면 우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릴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많다. 교회를 다니지 않을 때, 어느 날 마트에서 장을 보는 데 곁에서 따라온다고 생각한 네 살 박이 딸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눈 앞이 아찔하며 식은땀이 났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첫마디가 '하느님. 도와 주세요'였다. 그 이유가 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인간은 연약한 존재 라는 것 만이 팩트다.

이 책 '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합니다'는 마더 테레사의 기도에 대한 조언집이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며 '빈자의 어머니'의 삶을 사신 테레사 수녀는 2016년 9월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이 책은 1998년 초반이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 50쇄 이상을 찍은 테레사 수녀의 기도문의 정수이며 그 만큼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책이다.

말이 좋아 성인이지 성인의 삶을 살기 위해 살아생전 얼마나 많은 고뇌와 고통과 번뇌로 점철된 삶을 살았을까 싶다. 성인의 삶을 살기위해 연약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기도다. 오직 하느님만을 의지하고 기도하며 나아가는 삶.. 이 땅에 태어난 소명을 다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하느님께 의지하고 교류하고 기도하는 행위외에는 가능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좋으신 주님, 위대한 치유자시여,

당신 앞에 무릎 꿇어 경배하옵니다

모든 온전한 선물은

당신으로부터 비롯됨을 알고 있습니다

비오니 제 손에 기술을

제 생각엔 투명한 확신을

제 마음엔 친절과 온유함을 주소서

목적에 대한 꿋꿋한 신실함을 지니게 하시고

이웃이 겪는 고통의 일부나마 저의 것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이것이 저에게 유익이 됨을 깨달을 수 있게 하소서

제 마음에서 교활함과 세속적인 욕심들을 없애 주소서

어린이의 순수한 믿음으로

오직 당신께만 의지하게 하소서

아멘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 세인트 테레사 / 판미동 p87

책에는 평범하면서 연약한 우리가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과 위로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또는 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차 있다. 실제로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로 나가 끊임없이 묻고 기도하며 살아온 테레사 수녀의 조언이다. 기도로 시작하여 명상으로 나아가는 길.. 기도와 명상은 결국 양 날개가 된다. 결국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복의 기도가 아닌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 수녀님의 말씀은 책을 읽는 우리에게 큰 사랑으로 다가옴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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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 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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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판타지를 좋아한다. 특히 외계인이 나오는 이야기나 SF를 특히 좋아한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는 그런 주인공과 주인공의 몸에 들어온 외계인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아는 초록색 괴물이나 눈이 하나만 달려있는 외계인이 나오지 않고 형태가 없는 정신상태의 모습으로 된 외계인이 나오는 게 신선했다. 나도 어릴 적 외계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하곤 했었다. 이 책 ' 기적을 만드는 소녀'는 우리가 좋아하는 외계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고 다른 우주공학이나 SF처럼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 아닌 쉬운 이야기책이라 나이가 어린 나 같은 독자층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악의 조직 마스커 들은 못되면서도 특이하게 다가와서 신선했다. 힘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쓰는 스마트 폰을 사용해 공격한다는 것이 악당이지만 참 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이프에도 텔레파시를 조종하였다고 하니 어쩌면 이프의 텔레파시는 우리가 쓰는 휴대폰과 비슷할 거라고 상상되었다. 스마트폰과 단톡방, 유튜브라는 매체는 좀 더 현대적 배경을 잘 살려주었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이야기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매체를 이용해서 우리에게 한층 더 익숙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스마트 폰에 사로잡혀 있는 점도 보여주는 듯 했다. 스마트 폰은 우리 에게 꼭 필요한 도구고 도움도 많이 받긴 하지만 깊이 빠지면 이야기의 아이들처럼 한순간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또한 중간의 잠깐 나왔던 김 희재의 이야기도 많이 안타까웠다. 뇌출혈로 죽었다는 것을 보니 죽는 과정이 힘들었겠구나 생각됐다.

주인공 몸에 들어온 외계인 라솔라는 처음에 지구를 버리고 가려는 걸 보고 비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캐릭터라고도 생각되었다. 거의 많은 사람들도 자신과 관련 없는 것들을 위해 목숨 걸고 도와주지는 않을 것 같다. 반대로 실비안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매우 좋은 인물이다.

특히 아버지의 이야기가 제일 인상 깊었다. 전반적으로 안쓰러운 인물이다. 아내를 잃어 마스커의 명령을 따라야만 하다니.. 사회적으로 보면 범죄자이자 악의 근원이다. 휘의 경우 조종당했기에 봐 준다 쳐도 아버지는 정신이 멀쩡하였는데도 마스커를 따랐고 수많은 아이들이 죽을 뻔한 데다 죄책감까지 안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좋게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교훈도 되고 흥미진진한 잘 짜여 진 스토리라고 생각 된다. 그러나 휘와 조종된 아이들의 캐릭터성이 조금 부족했다. 그래도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뛰어난 재밌는 이야기였다.

- 14살 딸이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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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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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찬주의 소설 '광주 아리랑' ( 전 2권 ) 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소설이다. 그 동안 광주 민주화를 직, 간접적 소재로 다룬 소설과 영화를 많이 접해왔다. 이 책 또한 그런 범주안에 드는 소설이지만 소설을 이어가는 방식이 기존의 책들과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마치 5.18 당시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인물들을 일일이 만나고 그들의 살아온 내력과 동선을 따라가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작가는 어떻게 5.18 민주화 항쟁에 참여한 인물들을 살려 냈을까? 아마도 오랜 시간 끈질긴 관심과 치밀한 자료조사, 인터뷰, 현장 방문을 해서 소설을 썼겠지만 마치 죽어 넋이된 이들과 영적인 교감이라도 한 듯 인물들의 묘사는 소설 속에서 생생하다.

5,18은 한때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연구 과제로도 금기시 되는 소재였다고 한다. 혹자는 이제는 그만 거론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식상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로 40주년이 되는 광주 민주화 항쟁은 피해자들에겐 여전히 아픈 상흔이고 그 날 아침 도청에 남았던 이들이 요구했던 책임자 처벌과 시민군 명예회복은 독재가 끝나고 민주 정권이 들어섰어도 해결되지 않은 미진함으로 남아있다.

소설 '광주 아리랑'은 5월 14일 부터 28일 아침까지 14일을 날짜별로 다루고 있다. 생업에 종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며 꿈꾸던 사람들이 어는 날 광주로 밀고 내려온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을 보며 하나 둘씩 일어선다. 그 과정에서 아무 이유없이 죽고 다치는 사람들, 울분을 터트리고 결의를 다지는 사람들, 무기를 들고 결연히 일어서는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우리 곁의 평범한 형제 이웃을 만날 수 있다. 결전의 마지막 날인 5.27일 새벽. 공수부대의 재 진입에 이은 도청 진압작전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당시의 분위기를 알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봤다. 여지 없이 끌려나오는 어리고 순박한 모습들을 보니 할 말을 잃는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시민들은 구호를 외쳤고 학생들은 훌라송을 불렀다. 그러다가도 시민과 학생이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모아지면 아리랑을 목놓아 합창했다. 아리랑은 날마다 거리의 분위기에 따라서 달라졌다. 민주화를 위한 평화집회 때는 학생들이 열망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만행이 극에 달했을 때는 시민들이 공포의 아리랑을 불렀다. 또 공수부대와 총격전을 치를 때는 시민군들이 분노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총에 시민들이 희생당했을 때는 부모 형제들이 통곡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런가하면 공수부대를 물리쳤을 때는 시민 모두가 감격의 아리랑을 불렀고, 도청을 탈환했을 때는 해방의 아리랑을 불렀으며, 게엄군이 다시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탄식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민들은 도청 광장에 다시 모여 부활의 아리랑을 부를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정찬주 광주 아리랑 2권 / 다연 p268


광주 아리랑은 광주 사람들이 민주화 현장에서 함께 부르던 노래다.

광주 민주화 항쟁은 6월 항쟁을 낳았고 6월 항쟁은 촛불항쟁을 낳았다. 5.18 그 현장에서 미처 못 불렀던 부활의 아리랑은 이제 사 그들의 바램대로 이 땅의 민주화 현장마다 부활의 노래로 불리어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일궈낸 귀한 노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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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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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특수 청소 를 하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았다. 기사를 읽고 궁금해서 기사에 나온 청소업체 '하드 윅스' 홈피를 들어가 봤다.

홈피에 올려놓은 작업사진을 클릭해 본 잔상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며칠 간 우울한 기억이 있었는 데 그 때 그 업체의 대표가 이 책을 쓴 김 완씨다.

작가는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고 작가로 살고자 고군분투한 이력이 있는 분이다. 글을 쓰기 위해 취채 차 갔던 일본 후쿠시마 재난 현장에서 특수 청소에 대한 아이템을 가지고 회사를 차린 듯 싶은 데 청소를 통해 결국 되고자 했던 작가로의 회귀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마치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술러 오른 듯한 여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책은 글 훈련이 된 기성 작가의 글을 보듯 빼어난 문필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글이 다루는 사안이 워낙 강렬해서 단순한 호기심에 책을 집어들수 있겠지만 읽다 보면 작가의 필력에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된다. 오랜기간 갈고 닦은 듯한 문장력이다. 거기에 시를 다루던 감성이 녹아져 있어서 더욱 그렇다.

' 특수청소' 특별하게 무엇을 청소한다는 걸까?

특수청소는 자살, 혹은 고독사를 하거나 살해를 당한 분들이 남기고 간 잔해를 치우는 일이다. 때론 그들의 유품을 정리하고 살아있으면서도 도통 살아있는 사람이 행한 일이라고 볼 수 없이 쌓아놓은 쓰레기를 치우고 버려서 원래대로 말끔하게 돌려 놓은 청소다. 한마디로 말하면 누구든 해야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일이다.

댓가를 받고 하는 일이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상황들이 얼마나 많은 상념을 일으키게 될런지는 조금의 감수성으로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런 상념과 잔상들을 작가는 꼼꼼히 기록하여 글로 만들었다.

읽고 있는 독자가 마치 그 현장에서 그 모습을 함께 목도하는 것처럼..

책을 읽으며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는 게 아닌 처참한 잔해만을 남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노희경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죽음을 생각하던 김 혜자가 '깨끗하게 죽어야지'라고 되뇌이던 대사가 떠오른다.

우리는 죽음 자리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고 나도 예외일 수는 없는데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살아있는 동안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죽는 자리도 깨끗하게 돌보고 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고인의 마지막 배려라는 걸,

이 책에 나오는 사례의 주인공들도 열심히 살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안 되어 그렇게 삶을 마무리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남는다.

잘 죽는 다는 것은 잘 사는 것의 연장.. 많은걸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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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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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에서 황 석영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어 서평단을 모집한다기에 신청했다. 소설의 제목은 [ 철도원 삼대 ] . 가제본 책 뒤 광고 문구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30'이 걸린 역작이라는 데 따지고 보면 황석영 작품 중 역작이 아닌 작품이 있을까 싶다. 난 개인적으로 황석영 소설을 좋아한다. 대하소설인 '장길산'을 제외하고는 작가의 중, 장편은 거의 찾아읽은 듯 하다.

 

황 석영 작가의 작품 중 처음으로 읽었던 소설이 '개밥바라기 별'이었다. 다른 작가들 ( 웬만한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대게 자전적인 소설 한 권씩은 있다 ) 의 작품들 보다 인상깊다. 소설을 통해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현대사 공부를 병행 하며 읽었던 작품들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그 후로 '오래된 정원''손님' '바리데기''강남 몽''여울물 소리' 그리고 5.18 광주민주화 항쟁을 다룬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을 봤다

 

황 작가님은 5.18 민주화 항쟁 당시 광주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황석영 작가의 책은 광주의 뼈아픈 기억을 토대로 현대사를 반영하고 시대를 고발한 의식 있는 작품들이 많다. 오래된 정원에도 나오듯 독일 통일을 현지에서 목도했으며 93년도에는 북한에도 다녀왔다. 방북 경험을 토대로 쓰여 진 소설이 '손님'이다. 그런 황 석영 작가가 한국 노동 운동사를 소재로 한 소설 '철도원 삼대'를 발간했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창비 서평 단 모집 이벤트를 신청해서 책을 받아보니 아쉽게도 가제본이라 전체의 70프로 정도만 실려 있었다. 이런류의 소설을 읽을 때 굳이 결론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도중에 끊긴 듯해서 아쉬웠다.

 

철도원 삼대는 해고 노동자 이진오가 발전소 공장 굴뚝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굴뚝 위에서 홀로 생활하며 오물을 처리하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는 그의 모습은 실제 해고 노동자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렇게 굴뚝 위에서 생활을 하며 과거를 회상하고 꿈 속에서 만난 어린 시절의 친구와 할머니를 따라 과거로 회귀해 들어가는 설정은 참신하고 독특하다. 아버지 이 지산 할아버지 이 일철 그리고 증조할아버지였던 이 백만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계에 얽힌 사연은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조선이 일본에게 넘어간 초기 무단통치 시절 순전히 수탈을 목적으로 놓여 진 철도는 고양이를 잡아먹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민씨의 이야기에서 당시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철도 부지의 수용은 거의 무상몰수나 마찬가지였다. 초창기에 몇 푼씩 눈가림으로 내주던 보상금마저도 지방 관아의 한국정부 관료나 아전들이 착복하였다. 백성들은 토지뿐 아니라 집, 살림, 조상의 무덤까지도 헐값에 빼앗겼다.

중략

차츰 난폭해진 그들은 칼과 총으로 무장하고 조선인 노동자를 소나 개처럼 부렸다. 인부들의 동작이 조금만 느려져도 그들은 사정없이 곤봉으로 때리고 쓰러지면 발길질을 했다.‘

- 본문 중에서

 

소설 [철도원 삼대]는 철도 기관수가 되려는 이일철과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월북한 이 이철 과 이백만등 월북자의 가족으로 연좌제에 묶여 불이익을 겪으며 살아갈 이진오의 아버지 이지산과 끝내 해고노동자가 되어 굴뚝으로 올라간 이 진오까지의 사대에 걸친 가족을 통해 이 땅의 역사를 비추고 있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자료를 모으고 응축한 소설 철도원 삼대 팔순을 바라보는 노장의 힘과 필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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