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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창비 에서 황 석영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어 서평단을 모집한다기에 신청했다. 소설의 제목은 [ 철도원 삼대 ] 다. 가제본 책 뒤 광고 문구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역작이라는 데 따지고 보면 황석영 작품 중 역작이 아닌 작품이 있을까 싶다. 난 개인적으로 황석영 소설을 좋아한다. 대하소설인 '장길산'을 제외하고는 작가의 중, 장편은 거의 찾아읽은 듯 하다.
황 석영 작가의 작품 중 처음으로 읽었던 소설이 '개밥바라기 별'이었다. 다른 작가들 ( 웬만한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대게 자전적인 소설 한 권씩은 있다 ) 의 작품들 보다 인상깊다. 소설을 통해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현대사 공부를 병행 하며 읽었던 작품들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그 후로 '오래된 정원''손님' '바리데기''강남 몽''여울물 소리' 그리고 5.18 광주민주화 항쟁을 다룬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을 봤다
황 작가님은 5.18 민주화 항쟁 당시 광주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황석영 작가의 책은 광주의 뼈아픈 기억을 토대로 현대사를 반영하고 시대를 고발한 의식 있는 작품들이 많다. 오래된 정원에도 나오듯 독일 통일을 현지에서 목도했으며 93년도에는 북한에도 다녀왔다. 방북 경험을 토대로 쓰여 진 소설이 '손님'이다. 그런 황 석영 작가가 한국 노동 운동사를 소재로 한 소설 '철도원 삼대'를 발간했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창비 서평 단 모집 이벤트를 신청해서 책을 받아보니 아쉽게도 가제본이라 전체의 70프로 정도만 실려 있었다. 이런류의 소설을 읽을 때 굳이 결론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도중에 끊긴 듯해서 아쉬웠다.
철도원 삼대는 해고 노동자 이진오가 발전소 공장 굴뚝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굴뚝 위에서 홀로 생활하며 오물을 처리하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는 그의 모습은 실제 해고 노동자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렇게 굴뚝 위에서 생활을 하며 과거를 회상하고 꿈 속에서 만난 어린 시절의 친구와 할머니를 따라 과거로 회귀해 들어가는 설정은 참신하고 독특하다. 아버지 이 지산 할아버지 이 일철 그리고 증조할아버지였던 이 백만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계에 얽힌 사연은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조선이 일본에게 넘어간 초기 무단통치 시절 순전히 수탈을 목적으로 놓여 진 철도는 고양이를 잡아먹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민씨의 이야기에서 당시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철도 부지의 수용은 거의 무상몰수나 마찬가지였다. 초창기에 몇 푼씩 눈가림으로 내주던 보상금마저도 지방 관아의 한국정부 관료나 아전들이 착복하였다. 백성들은 토지뿐 아니라 집, 살림, 조상의 무덤까지도 헐값에 빼앗겼다.
중략
차츰 난폭해진 그들은 칼과 총으로 무장하고 조선인 노동자를 소나 개처럼 부렸다. 인부들의 동작이 조금만 느려져도 그들은 사정없이 곤봉으로 때리고 쓰러지면 발길질을 했다.‘
- 본문 중에서
소설 [철도원 삼대]는 철도 기관수가 되려는 이일철과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월북한 이 이철 과 이백만등 월북자의 가족으로 연좌제에 묶여 불이익을 겪으며 살아갈 이진오의 아버지 이지산과 끝내 해고노동자가 되어 굴뚝으로 올라간 이 진오까지의 사대에 걸친 가족을 통해 이 땅의 역사를 비추고 있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자료를 모으고 응축한 소설 철도원 삼대 팔순을 바라보는 노장의 힘과 필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