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찬주의 소설 '광주 아리랑' ( 전 2권 ) 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소설이다. 그 동안 광주 민주화를 직, 간접적 소재로 다룬 소설과 영화를 많이 접해왔다. 이 책 또한 그런 범주안에 드는 소설이지만 소설을 이어가는 방식이 기존의 책들과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마치 5.18 당시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인물들을 일일이 만나고 그들의 살아온 내력과 동선을 따라가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작가는 어떻게 5.18 민주화 항쟁에 참여한 인물들을 살려 냈을까? 아마도 오랜 시간 끈질긴 관심과 치밀한 자료조사, 인터뷰, 현장 방문을 해서 소설을 썼겠지만 마치 죽어 넋이된 이들과 영적인 교감이라도 한 듯 인물들의 묘사는 소설 속에서 생생하다.
5,18은 한때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연구 과제로도 금기시 되는 소재였다고 한다. 혹자는 이제는 그만 거론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식상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로 40주년이 되는 광주 민주화 항쟁은 피해자들에겐 여전히 아픈 상흔이고 그 날 아침 도청에 남았던 이들이 요구했던 책임자 처벌과 시민군 명예회복은 독재가 끝나고 민주 정권이 들어섰어도 해결되지 않은 미진함으로 남아있다.
소설 '광주 아리랑'은 5월 14일 부터 28일 아침까지 14일을 날짜별로 다루고 있다. 생업에 종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며 꿈꾸던 사람들이 어는 날 광주로 밀고 내려온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을 보며 하나 둘씩 일어선다. 그 과정에서 아무 이유없이 죽고 다치는 사람들, 울분을 터트리고 결의를 다지는 사람들, 무기를 들고 결연히 일어서는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우리 곁의 평범한 형제 이웃을 만날 수 있다. 결전의 마지막 날인 5.27일 새벽. 공수부대의 재 진입에 이은 도청 진압작전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