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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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찬주의 소설 '광주 아리랑' ( 전 2권 ) 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소설이다. 그 동안 광주 민주화를 직, 간접적 소재로 다룬 소설과 영화를 많이 접해왔다. 이 책 또한 그런 범주안에 드는 소설이지만 소설을 이어가는 방식이 기존의 책들과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마치 5.18 당시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인물들을 일일이 만나고 그들의 살아온 내력과 동선을 따라가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작가는 어떻게 5.18 민주화 항쟁에 참여한 인물들을 살려 냈을까? 아마도 오랜 시간 끈질긴 관심과 치밀한 자료조사, 인터뷰, 현장 방문을 해서 소설을 썼겠지만 마치 죽어 넋이된 이들과 영적인 교감이라도 한 듯 인물들의 묘사는 소설 속에서 생생하다.

5,18은 한때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연구 과제로도 금기시 되는 소재였다고 한다. 혹자는 이제는 그만 거론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식상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로 40주년이 되는 광주 민주화 항쟁은 피해자들에겐 여전히 아픈 상흔이고 그 날 아침 도청에 남았던 이들이 요구했던 책임자 처벌과 시민군 명예회복은 독재가 끝나고 민주 정권이 들어섰어도 해결되지 않은 미진함으로 남아있다.

소설 '광주 아리랑'은 5월 14일 부터 28일 아침까지 14일을 날짜별로 다루고 있다. 생업에 종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며 꿈꾸던 사람들이 어는 날 광주로 밀고 내려온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을 보며 하나 둘씩 일어선다. 그 과정에서 아무 이유없이 죽고 다치는 사람들, 울분을 터트리고 결의를 다지는 사람들, 무기를 들고 결연히 일어서는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우리 곁의 평범한 형제 이웃을 만날 수 있다. 결전의 마지막 날인 5.27일 새벽. 공수부대의 재 진입에 이은 도청 진압작전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당시의 분위기를 알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봤다. 여지 없이 끌려나오는 어리고 순박한 모습들을 보니 할 말을 잃는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시민들은 구호를 외쳤고 학생들은 훌라송을 불렀다. 그러다가도 시민과 학생이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모아지면 아리랑을 목놓아 합창했다. 아리랑은 날마다 거리의 분위기에 따라서 달라졌다. 민주화를 위한 평화집회 때는 학생들이 열망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만행이 극에 달했을 때는 시민들이 공포의 아리랑을 불렀다. 또 공수부대와 총격전을 치를 때는 시민군들이 분노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총에 시민들이 희생당했을 때는 부모 형제들이 통곡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런가하면 공수부대를 물리쳤을 때는 시민 모두가 감격의 아리랑을 불렀고, 도청을 탈환했을 때는 해방의 아리랑을 불렀으며, 게엄군이 다시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탄식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민들은 도청 광장에 다시 모여 부활의 아리랑을 부를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정찬주 광주 아리랑 2권 / 다연 p268


광주 아리랑은 광주 사람들이 민주화 현장에서 함께 부르던 노래다.

광주 민주화 항쟁은 6월 항쟁을 낳았고 6월 항쟁은 촛불항쟁을 낳았다. 5.18 그 현장에서 미처 못 불렀던 부활의 아리랑은 이제 사 그들의 바램대로 이 땅의 민주화 현장마다 부활의 노래로 불리어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일궈낸 귀한 노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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