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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스페이스 바닐라
이산화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평점 :
『 미싱 스페이스 바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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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 소설집/ 고블 (펴냄)
내겐 《기이현상청 사건 일지》의 작가, 귀신 정령, 흡혈괴물, 괴현상 등 신비로운 존재들을 소재로 한 소설로 기억된다. 과학적인 사실성과 미스터리적인 재미가 공존하는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님.
소설은 우주로 향하는 우주선에서 시작되는데... SF 소설이 주는 낯섬 혹은 과학적 지식이 많이 언급되어서 오히려 독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 총 10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산화라는 필명조차도 내겐 SF 적으로 느껴졌다 ㅎㅎㅎ
표제작인 《미싱 스페이스 바닐라》 소설에 언급된 장면은 상당히 극사실적이다. 실제 대통령의 인터뷰, 교신 기록 등이 치밀하게 쓰여있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SF였다. 초미니 단편 《매듭짓기》도 강렬했다. 위상수학으로 연결된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방향의 결말로 치닫는 점, 소설은 임팩트 있게 느껴졌다.
SF 소설을 사랑한다. 다양한 방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현실이라는 필드 위에서는 구현해 내지 못할 많은 것들을 담고 있어서 SF 소설을 사랑한다. 청소년 앤솔러지 수록작 《과학 상자 사건의 진상》역시 흥미롭다. 과학 상자 대회라니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성인 독자가 함께 읽어도 무방할 책. 현실이 것을 모티브로 하면서 또한 작가적 상상력이 풀가동되는 느낌. 단편집은 작가가 긴 기간 쓴 소설 열 편을 모았다. 시간이 좀 지난 SF는 현실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만약에 각 작품 출간 년도를 찾아보지 않는다면?
2016년에 쓴 소설이 어느 것인지 유추하기 힘들 만큼 시의성 있는 작품들이었다. 이 책으로 SF를 좋아하는 독자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군사자원, 이동식 공장 트레일러, 기술자 등 삭막한 배경 & 화성 투어라는 소재, 해킹, SNS 사용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소설 모음, SF소설에 척 입문하시는 분들도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또한 단편소설 모음에서 독자들은 종군 기자, 사이보그, 군인, 과학자 등 다양한 인상 군상이 등장하는데 미래 시점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 현재 모습으로 착각할 만큼 다양한 인물로 대표된다. 내가 단편소설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