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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
조여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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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름 (지음)/ 창비교육(펴냄)
브런치 작가로 합격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요즘이다. 브런치도 하나의 고시라 불릴 만큼 합격률이 낮다고 알고 있다. 상주에서 태어나, 화려한 도시 속 삶을 동경하며 살았던 저자. 성균관 대학교 법학과 졸업 이후 여러 가지 경험을 한 이후,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갔다가 마침내 제주에 거주하고 있다.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니 책의 제목이 다시 와닿았다. 도시 생활자가 도시를 떠나는 것은 일종의 패배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저자 스스로 블로그에 쓴 글, 피 흘리며 겨우겨우 끌고 온 나의 20대라는 글... 너무나 비슷한 20대를 보내서인지 공감 100배다!!! 내 발에 맞지 않는 힐을 신고 아슬아슬 걸었던 기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떠올려보긴 하지만 20대 삶은 잘리고, 끊긴 기억 조각뿐이다. 기억이 일부 잘려나갈 만큼 치열했고 힘들었다. 저자의 글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각종 평가와 시험들 그 문턱을 넘어 겨우 대학에 가면 이제 시작이다. 스펙을 쌓기 위해, 시험에 붙기 위해, 더 좋은 직장을 위해, 승진하기 위해, 더 더 조금 더.... 조금만 더 나를 갉아먹으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거라고 생각한다. 도시라는 존재가 그렇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뭔가 내게 강요한다. 쉼 다운 쉼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난 늘 무언가 하고 있었다. 어떤 일을 결정함에 있어서 너무 망설이다 보니 가끔 놓치는 것들이 있는 내게 저자의 결단력은 부러웠다. 나라면 아마도 지루한 서울 생활을 계속하지 않았을까? 도태되는 것이 싫어서, 혹은 나만 낙오자가 되는 것 같아서 ㅠㅠ
지방 소멸의 시대, 지방을 살리기 위한 많은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지방 스스로도 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열심이지만 워낙 서울공화국인 우리나라... 국민 중 4명이 사는 도시 서울... 인 서울... 우리 시의 우수한 학생들은 서울의 대학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 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ㅎㅎㅎ
무엇이 답인지 국민들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사교육을 끊고,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는 사회, 건강한 사회로 돌아서는 지름길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우리나라 실정과 너무 안 맞는 소리라고들 반박한다. 좁은 땅에서 우수한 인재로 길러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하며....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은 얼마든지 좋다. 더 이상 누구도 아이 낳지 않으려는 시대, 소중한 아이들을 다만 공부하는 기계로 길러내지는 말자는 소리다 ㅎㅎ 풀어내고자 하는 이의 의도에 따라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강추합니다
상주는 곶감이 유명한 곳이다. 가끔 가을에 들리곤 하는데 책에서 만나니 반가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