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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평점 :
『미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살 수 있는 고전 읽기, 명작을 읽는 이유!!
조지 엘리엇(지음)/ 민음사(펴냄)
두 권 합 1393페이지의 미들마치를 펼치게 된 계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내 인생 책 중 하나인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하! 18~19세기의 감히 글쓰는 미친 여자들!!! ( 미친 것은 물론 세상이었다) 벽돌 책 읽기 중에 끼워 넣게 된 벽돌 책 읽기라니! 이런 나의 광기의 독서, 벽돌 책 러버, 벽돌 책에 대한 깊은 갈망과 영적 충돌은 그때부터였던가! 메리 셸리, 브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배럿 브라우닝 등 책이 추천한 수많은 대표 작가들을 꾸준히 읽어오던 바, 영미문학의 어떤 점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사랑 혹은 결혼 소재, 상류층의 문화, 개인의 일상을 중심으로 한 문화사는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다. 다른 독자들이 그렇게 재밌다는 심지어 수없이 영화화되고 회자되어 온 고전들이 내겐 왜 매력이 없던 걸까? 모든 고전문학에서 나는 도스토옙스키적인 문장을 찾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미들마치 1권을 거의 꾸역꾸역 읽다 덮었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읽기를 수차례 반복, 무려 석 달이 걸렸다. 마침내 2권에 와서야 그 진가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도중에 장염으로 입원까지 했었는데도 이 책을 포기 않았음을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 한 것 같다. ( 나를 칭찬하고 싶은 독서 ㅎㅎ 심지어 그 무렵 보부아르를 병렬 독서하고 있었다. )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보여주는 당대 여성들을 향한 시선, 결혼에 대한 인식, 사상, 생활사, 불명예는 사형선고라는 귀족들의 가치관 등은 물론 지금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페미니즘 vs 반 페미니즘의 구도를 떠나 이분법적 사고의 틀 안에 우리 서민들을 가둬버리는 지배층의 교활한 방식, 그 자체에 대한 도전이다. 가끔 생각해 본다. 내가 만약 '영미소설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포기를 했거나 아니면 기득권의 정치 연설 혹은 극우들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좋아하는 취향만 찾아읽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가두는 독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도러시아와 캐소본
로저먼드 빈시와 리드게이트
메리 가스와 프레드 빈시
세 커플의 삶과 사랑이 그 시대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인류 보편적인 생활방식, 인식 커플들의 사랑이 이 안에 다 녹아있다. 그중에 어떤 커플의 사랑이 보다 낫고 덜하고의 판단조차 뒤로 미루고 싶다. 여성 인물들이 다소 어리석고 눈에 빤히 보이는 선택을 할 때 너무 답답하고 마음 아팠다.
기록하고 싶은 수많은 문장들이 있다. 다 쓰지도 못할 만큼 많지만 그중 2권에서 작가의 문장
"모든 한계는 끝이면서 동시에 시작이다"라는 문장에 피눈물을 흘렸다.....
조지 엘리엇, 남자의 이름을 빌어 글을 썼던 이유는 기존 여성작가들의 관점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작가 자신의 삶이 얼마나 파격이었는지 첨단과학 우주시대의 관점으로도 놀라운 소설가의 인생을 보여준 작가. 이 분의 책을 읽지 않은 자들이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 말이 많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그 여자들은 미쳤어'에서 그 여자들에 해당되는 조지 엘리엇 등 수많은 여성작가들을 존경한다.
19세기 현상과 첨단과학 우주시대는 무엇이 다른가?!! 고전을 읽다 보면 그 다른 점 찾기가 몹시 어렵게 느껴진다. 착한? 여자들은 여전히 세상에 순응하며 나쁜? 여성들은 세상의 그릇된 말에 벗어나지 못한 채 분노한다. 남자와 여자, 서로가 존재의 이유다.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해야 살 수 있다.
★끝으로 내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시간을 거슬러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 슬립으로도 불가능한 시간대의 선택을 고전이라는 물성을 통해 할 수 있다. 심지어 대략 18000원( 책값) 안쪽으로 가능하다. 두 권의 리뷰로는 다소 미흡한 글을 닫습니다.
덧. 2권의 맨 마지막에 역자 해설& 작품 설명을 앞두고 있는데 리뷰를 마치고 읽으려고 아직 읽지 않았다. 내가 해석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