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5
조지 오웰 지음, 이혜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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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1984 』 디스토피아의 고전!!! 고전을 읽는 이유!!

조지 오웰 지음 | 푸른숲주니어 (징검다리 클래식 45)




감시당하는 사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스스로 감시하게 되는 인간 아닐까?



최근 《1984》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푸른숲의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를 다시 보게 되었다. 고전은 늘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해설도 넘쳐나니 굳이 또 읽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든다는 것!!! 그런데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은 고전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특히 이번 《1984》는 그 진가가 더욱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기존에 여러 판본을 갖고 있어서 번역 비교의 재미도 쏠쏠하다.

조지 오웰의 문장은 원래 차갑고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과장된 문장이 아니라 담담한 문장으로 공포를 차곡차곡 쌓아올린다. 그런데 푸른숲의 번역은 현대성을 강조한다는 명목으로 원문의 무게를 어렵게 끌고 가지도 않는다. 청소년 독자를 비롯해 처음 《1984》를 접하는 독자들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문장의 호흡이 조정된 번역이랄까?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1984》가 독재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빅 브라더를 거대한 권력자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오웰이 정말 두려워했던 것은 감시 그 자체보다 인간이 감시에 익숙해지는 순간이 아닐까? SNS 시대를 미리 예견이라도 한 것 같다.

부모를 고발하는 아이들,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말, 끊임없이 수정되는 진실, 그리고 숫자조차 권력이 결정하는 세계.

그 모든 장면은 낯설지 않았다.



SNS 알고리즘이 취향을 분석하고,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졌는지 데이터로 축적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억압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다수의 의견에 맞춰 생각을 수정하는 모습은 오히려 《1984》보다 더 정교해진 현실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소름 돋았던 부분은 '새말'이다.



"새말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것임을 모르겠는가?"






언어가 줄어들면 생각도 줄어든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짧은 자극적인 단어로 규정하고, 긴 토론 대신 몇 개의 키워드로 상대를 판단하는 오늘날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 있다.



《1984》는 미래를 예언한 소설이라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자유를 포기할 수 있는 존재인지 소설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지금처럼 세상이 복잡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신간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 고전으로 회귀하는지도 모른다.



#1984 #조지오웰 #푸른숲주니어 #푸른숲징검다리클래식

#고전읽기 #디스토피아소설 #빅브라더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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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수전 구바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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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나이 든 여자들을 위하여 『피날레_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





수전 구바 저/정지인 역 | 북하우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나이 든 여자를 위하여. 그리고 나이 들고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우리를 위하여.

문장의 의미가 깊다.

책을 펼치자마자 나를 오래 머물게 했던 문장이다. #다락방의미친여자 와 #여전히미쳐있는 을 울면서 읽었던 나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서문부터 장렬하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노년을 삶의 한 시기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떻게든 미뤄야 하는 사건처럼 여긴다. 나이 드는 것은 실패한 몸의 증거처럼 취급되고,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하나의 능력이 되어버린 이상한 세상이다.

하지만 수전 구바는 이 책의 첫 장부터 그 통념을 부순다. 암 생존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문장들. 현대 의학은 그녀에게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예언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살아 있다. 아니, 단순히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쓰고, 사유하고, 질문하고 있다. ( 감사하기까지 한 !!!! )




이 책의 매력은 아홉 명의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수전 구바는 이들을 단순한 위인전의 주인공처럼 소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늙어가는 몸과 함께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갔는지 보여준다.

1부의 연인들에서는 조지 엘리엇, 콜레트, 조지아 오키프를 만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끝내 자기만의 목소리를 잃지 않았던 여성들이다. 특히 조지 엘리엇이 빅토리아 시대의 편견을 뚫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과정이나, 콜레트가 사회가 부여한 역할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해나가는 모습이 언급된다. 그리고 조지아 오키프는 노년에도 자신의 감각을 멈추지 않으며 예술가로서의 생명력을 이어간다.

2부의 이단아들은 더욱 흥미롭다. 이자크 디네센, 메리앤 무어, 루이즈 부르주아는 사회가 정한 정상성의 바깥에서 살아간 인물들이다. 이들은 주변부에 머무르는 대신 자신만의 언어를 발명해냈다. 특히 루이즈 부르주아의 삶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나이가 들수록 창작의 불꽃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렬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해 보이는 분이다.

3부의 제목인 현자들은 더욱 마음에 남는다. 메리 루 윌리엄스, 궨덜린 브룩스, 캐서린 더넘은 오랜 세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공동체와 나누는 존재들이다. 단지 오래 산 사람이 아니라, 오래 살아낸 사람들이다. 자신이 살아낸 시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되어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수전 구바가 이들을 특별한 천재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들도 늙어가는 몸 앞에서 흔들리고, 상실을 겪고, 불안을 마주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창조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노년의 롤모델이 이렇게 많았는데, 왜 우리는 지금껏 만나지 못했던 걸까. 어쩌면 이 책은 잊혀졌던 끝까지 살아내는 지성에 관한 여성들의 계보를 복원하는 작업인지도 모르겠다.

인상 깊었던 것은 손택이 말하는 노년의 이중 잣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남성의 노년은 어떤가? 흔히 원숙함, 권위, 연륜이라는 언어로 포장된다. 하지만 여성의 노년은 어떤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거나,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되거나, 더 이상 욕망과 창조의 주체가 아닌 사람처럼 여겨진다.

같은 시간의 흐름조차 성별에 따라 다르게 평가받는 것이다.


수전 구바는 바로 오래된 불균형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더욱 좋았던 것은 노년을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늙어감에는 상실이 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도 많아진다. 그런데도 그 상실만으로 노년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후에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그래서 책 속에서 만나는 노년기의 창조성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뜨겁게 다가온다.








1장의 문장 '노년의 시간은 더 빨라진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무한한 자원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간은 유한한 존재가 된다. 그래서 더 소중해진다. 더 이상 남의 시선을 위해 살기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고, 불필요한 관계를 줄이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된다. 노년은 시간이 사라지는 시기가 아니라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는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우리는 노년을 준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경제적 준비에 대해서는 수없이 이야기하면서도,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어떻게 끝까지 호기심을 잃지 않을 것인가. 어떻게 마지막 순간까지 창조하는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

수전 구바는 그 질문에 아주 강렬한 대답을 내놓는다.

피날레는 끝이 아니라고!!!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자신을 완성해가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너무나 뜨거운 책이다.




노년을 두려움의 언어가 아니라 가능성의 언어로 다시 쓰게 만든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늙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나이 든 여성들의 삶을 충분히 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수전 구바는 그 빈자리를 아주 강렬하게 채워준다.

이 책은 앞으로의 삶이 아니라, 앞으로의 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책의 제목 『피날레』 우리는 흔히 피날레를 끝이라고 생각한다. 막이 내리고, 박수가 끝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순간!!!

하지만 수전 구바가 말하는 피날레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가장 농축된 시간이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경험과 상처, 실패와 기쁨, 지성과 감각이 한데 모여 마침내 자기만의 목소리를 완성해내는 순간이다. 그래서 피날레는 가장 화려한 절정이면서 동시에 가장 자유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내가 남자인 척하는 일에 서툴고 젊은 데 서툴다면 이제부턴 그냥 늙은 여자인 척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누구라도 늙은 여자를 발명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 것 같다 p473




















젊은 시절에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바쁘고, 중년에는 책임의 무게에 짓눌리기 쉽다. 하지만 노년은 오히려 그 많은 것들을 하나둘 덜어내며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덮으며 피날레라는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끝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라, 자기 삶의 저자가 되는 마지막 창조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나이 드는 일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자신의 피날레를 너무 일찍 포기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수전 구바는 말한다. 삶의 마지막 장은 부록이 아니라고. 누군가의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본편이라고.



얼마 후면 쇼가 우리 없이도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매일같이 그들에게 가르쳐주었다 p 508


마지막 문단을 읽었을 때 왜 그리 눈물이 나는걸까? 누구에게나 노화는 곧 닥칠 일 혹은 언제가 도래할 미래다. 그러나 우리는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 내가 모든 것을 붙잡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끝내 사라질 존재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노년은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시간이 아니라, 유한함을 받아들이며 삶을 더욱 선명하게 살아내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수전 구바는 두려움 대신 기개를 이야기한다. 상실 대신 창조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 하나를 건넨다.



당신은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니라, 끝까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책의 제목은 이토록 강렬하다.

피날레는 끝이 아니라,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세상에 남는 마지막 예술이다.



#피날레 #수전구바 #북하우스 #다락방의미친여자

#여성주의독서 #노년의창조성 #노년에대하여

#노년의시간 #끝까지강하고자유로운나

#에세이추천 #인문교양 #여성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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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의 탐스러움 ㅣ 픽셔너리 2
정기현 지음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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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낯선 채로도 다정할 수 있을까 『이웃집의 탐스러움』

정기현 저 | 북다




"서울은 빛도 사납구나."

소설 초반의 문장이 오래 남는다.

부모로부터 집을 양도받은 주인공. 그리고 옆집에 사는 기은과 준영과의 첫 만남.

읽다 보니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가 싶은 순간들이 없지 않다. 물론 나는 작가를 전혀 모르고 읽었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시선과 감정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이 소설은 거창한 줄거리보다는 삶의 작은 결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웃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면서 살아간다. 아파트 현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가장 낯선 사람들. 서로의 출퇴근 시간 정도만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인간은 그 낯섦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자꾸 궁금해지고, 친해지고 싶어지고, 때로는 조금 수상해진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지점을 이야기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짧은 인사, 사소한 안부, 우연히 나누는 대화처럼 아주 작은 접촉들이 서서히 관계를 만든다.

읽는 내내 떠오른 질문도 있었다.




우리는 왜 이웃이라는 관계를 잃어버리게 되었을까.

근데 반전인것은 시계를 갖다주려고 초읹종을 띵동 울리는 옆집 사람이라??

나는 사양하고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며 계속 웃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명 다정함을 이야기하는데 어딘가 수상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한 끗만 잘못 흘러도 경계심으로 바뀌는 오늘날의 현실을 너무 정확하게 짚어낸다.




요즘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 현관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한다. 택배 기사님도 비대면 배송을 하는 시대인데,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관계를 만들려는 사람은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소설 속 인물들의 행동은 다정함과 부담스러움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밉지 않다.




오히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계속 생각하게 된다. 거절하면서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고,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완전히 고립되고 싶지는 않은 마음. 이 소설은 그 모순된 감정을 꽤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생각해보면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거대한 역설 같다.

그래서 제목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탐스럽다'라는 단어는 보통 과일이나 꽃처럼 풍성하고 아름다운 것에 붙인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대상을 이웃에게 가져온다.

탐스럽다는 것은 소유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다.

조금 더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고,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에 가깝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소설이 관계를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인은 끝내 타인으로 남는다.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되지도 않는다. 마지막은 다소 충격인데.... 



그래서 제목처럼 낯설고 마지막은 다소 반전으로 남는다 

굳이 친해지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이웃집의탐스러움 #정기현 #북다 #픽셔너리 #한국소설 #소설추천 #독서기록 #책리뷰 #이웃 #관계에대하여 #독서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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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발견한 물리학의 쓸모 - 당연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물리학의 질문
후위에하이 지음, 이지수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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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당연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법 『일상에서 발견한 물리학의 쓸모』

후위에하이 지음 | 이지수 옮김 |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물리학이라고 하면 공식이 떠오르고, 학교 시험을 위한 암기 과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암기한다고 성적이 나오는 과목도 아닌 마냥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 물리학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긴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은 정반대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는 어떤 물리학이 숨어 있을까라고!

이 책은 막연히 물리학을 공부하는 책이라기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한다. 




빵 한 조각을 먹는 아침 식사에서 시작해 눈송이, 연못의 물결, 풍선, 엘리베이터, 휴대폰 신호, 밤하늘의 별까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풍경들이 어느새 현대 물리학의 거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특히 구성이 인상적이다.



러더퍼드, 망델브로, 뉴턴,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힉스, 앨런 구스 등 이름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자들을 마치 산책길의 동행처럼 초대하는 방식이다.

제목 역시 "함께 아침을 먹어봅시다", "논쟁을 벌여봅시다", "파티에 참석해 봅시다"처럼 친근한 방식으로 독자의 긴장감을 낮추어준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물리학이 더 이상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입자와 파동의 오랜 논쟁, 시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던지는 존재의 문제, 우주 탄생의 흔적을 추적하는 이야기까지 읽다 보면 물리학은 어쩌면 내가 최근 읽는 철학과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과학은 답을 주고 철학은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현대 물리학은 더 좋은 질문을 만드는 학문아닐까?

거대한 개념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공개수업에서 가끔 했던 내용이 언급되어 반가웠다.



프랙털 구조를 해안선과 눈송이로 설명하고, 힉스 입자를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비유하는 방식은 난해한 개념을 머릿속에 오래 남게 만든다. 물론 한 번 읽는다고 모든 개념이 완벽하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조급함은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 하나만 가지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지식을 단순히 많이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을 연결해서 바라보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물리학 입문서를 넘어 사고력 훈련서처럼 읽힌다.

한 조각의 빵에서 우주의 탄생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이 실은 수많은 질문으로 이루어진 세계였음을 깨닫게 된다.

물리학은 결코 먼 학문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물리학 한가운데를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질문하는 순간, 평범한 하루도 작은 우주가 된다.


#일상에서발견한물리학의쓸모 #후위에하이

#미디어숲 #물리학 #교양과학 #과학책추천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과학독서 #북리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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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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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영화를 다시 맛보는 가장 특별한 방법 『 필름 위의 만찬 』 영화 속에서 만난 음식과 감정들

이용재 지음/ 푸른숲(펴냄)




필름 위의 만찬이라니 감각적인 표지와 매력적인 소재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특정 장면보다 음식이 먼저 떠오르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뜨거운 국물의 온기, 누군가와 마주 앉아 나누던 한 끼, 허기를 채우는 단순한 행위 이상의 의미의 순간들이다.


이 책은 그런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여준다. 영화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음식이라는 렌즈를 통해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음식이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물의 감정과 관계, 계급과 권력, 상실과 위로까지 음식 하나에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이 새롭게 읽히기 시작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음식은 어떤가? 남과 북이라는 긴장감과 경계를 잠시 허물어준다.

〈그린 북〉의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은 어색했던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힌다. 〈퍼펙트 데이즈〉 속 반복되는 음료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도 삶을 여전히 소중하다는 가치를 그리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태도를 말하는 것 같다. 같은 영화를 봤더라도 전혀 다른 감상 포인트가 생기는 이유는 음식이 있어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무엇보다 음식 평론가인 저자의 시선이 돋보인다. 단순히 줄거리와 감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문화의 역사와 음식의 의미, 조리법과 재료에 얽힌 이야기를 풍성하게 덧붙인다. 단순히 영화를 읽는 것을 넘어서 음식 인문학을 함께 배우는 기분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오래된 영화관의 팸플릿을 한 장씩 넘기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미 봤던 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지고, 보지 못했던 영화는 메모해 두게 된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영화를 눈으로만 본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 남는 것은 혀끝에 남아 있는 기억인지도 모르겠다.


한 편의 영화를 넘어 혀끝의 기억~~ 이전에 본 영화를 다시 보고 싶게 되는 책이다.


#필름위의만찬 #이용재 #푸른숲 #영화에세이 #무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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