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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다온 북스 (퍼냄)
어린 왕자 한국어 번역본 무려 47종 이상이라고 한다. 책 안 읽는 사람들조차 어린 왕자를 모르는 이 없다.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어린 왕자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어른이 되어 놓치고 살아가는 많은 것들을 그가 대신 품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인 장미꽃, 어린 왕자와 여우의 장미 장면을 읽으며 그렇다면 나에게 장미란 어떤 의미일까 떠올리게 된다. 다온 북스 번역의 어린 왕자를 다시 펼치며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내 어린 시절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펼친다. 늦봄이면 장미 넝쿨이 우리 집 울타리를 따라 곱게 띠를 두른다. 아버지가 크리스마스이브날 선물로 사주신 나의 피아노. 일요일 아침마다 피아노를 치면 어머니는 커피를 들고 내 뒤에 조용히 앉아계셨다. 지금도 같은 피아노 위에 사진을 들여다보면 젊은 날 아름다운 나의 어머니 그 뒤로 이층 양옥집 고운 장미 넝쿨이 배경으로 얹혀있던 추억의 장면들.
나에게 장미란 그렇게 기억된다.
어린 왕자의 장미는 어떤 의미일까?
소중한 것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어린 왕자는 어떻게 알았을까? 너무 어렸던 찻에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문장에 슬쩍 웃음이 났다.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말 한마디, 특히 sns 시대에 댓글 하나가 사람을 살리고 죽인다. 본인의 발밑은 들여다볼 줄 모르면서 남의 글을 재단하는 사람들이 있다. 꽃 그대로의 꽃을 사랑하지 못한 어린 왕자.
꽃이 특별한 이유는 그녀가 남들보다 더 예뻐서도, 더 완벽해서도 아닐 것이다. 꽃에게 시간을 쏟고, 마음을 주고, 돌보며 ‘관계’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나와 너 사이의 관계, 우리 시대의 화두가 아닌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너는 영원히 책임이 있어
성인 독자가 되어 다시 만난 《어린 왕자》에서 이제 깨닫는다. 저 문장의 의미를!
사랑에 얼마나 많은 책임이 있던가!
아저씨가 살고 있는 이곳 사람들은
한 정원에 장미 5천 송이를 키우면서도 자기가 찾는 것 얻지 못해 p109
몹시 부끄럽다. 1943년 세계대전 당시 쓰였다는 이 책의 초판, 무려 수십 년이 지난 오늘 그 의미가 더 새롭다.
왕,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 가로등지기, 지리학자
어린 왕자가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과정이다. 어른들의 모습이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인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아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어린 왕자 혹은 어느 순간 내 안에 있었던 어린 모습,
순수함, 따뜻함, 사소한 것의 의미를 사랑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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