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로 가야겠다 】 소음 속에서 다정히 어깨동무 해주는 시

고요로 가야겠다
도종환 지음 / 열림원 / 2025년 11월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도종환 시집/ 열림원 (펴냄)

내겐 조금 특별한 의미의 시인.... 도종환 시인에 대해, 고등학교 방송부에서 아나운서 선배가 도종환의 시를 암송해서 처음 알았다.

지금도 그날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기억난다.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고요’는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소음과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며 마주하는 치유의 공간으로써의 고요... 무한 경쟁 그리고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고요한 마음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시집 곳곳에 흐르는 ‘고요’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분노와 격정의 폭풍을 지나 온 내 마음의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시어들...

“외피가 돌처럼 딱딱한 벚나무에서 / 새로 솟아나는 연한 가지” 「부드러운 시간」에서

시인의 고통과 아픔이 단단한 껍질로 변했고 그 안에서 여전히 부드럽고 연약한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시는 단단함과 부드러움, 격정과 평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찬바람 몰아치는 이월의 쓸쓸함 속에서도 곁에 있어주는 위안 같은 존재가 있다.

시인은 외롭고 힘든 순간들마저도 온전히 품으며 함꼐 하는 시간의 의미를 말하는 듯 하다. 꽃 없는 나무에서부터 들판의 풀까지! 산벚나무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관조하며, 외부 환경과 어려움 앞에서도 피워내는 생명력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곽재구 시인과 나희덕 시인의 추천사도 인상깊다. 정치판으로 들어간 시인을 염려하는 마음,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 바람이 멈추었다. 고요로 가야겠다라는 행은 고단한 현실에서 돌아온 화자 본인일까? 시집을 읽으며 단 한 단어만 떠올리라고 한다면 '부드러움'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그것은 읽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시집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숨을 고르고, 마음 한켠에 조용히 쌓인 상처들을 마주하게 된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 먼 훗날,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소란한 세계와의 거리를 두고 내면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바람을 시인이 대신 말해주는 것 같다.

덮으며 이 시집은 말없는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어준다.

우리 모두가 삶의 소음과 마주할 때마다 되새길 수 있는 마음, 그 중심을 다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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