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만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 암 진단부터 마지막 치료까지 나답게 보낸 438일
강현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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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성 에세이/ 나무옆의자







암 환자에게 환자다움을 강요하는 세상이라...




마침 이 책이 오던 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책 사진을 찍을 때 주위에 예쁜 튤립을 보면서 생각했다. 암 투병 환자들은 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경망스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금했다. 그리고 만난 이 책...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여전히 암은 두려움의 존재다. 암생존율이 많이 높아진 것은 희망적이다. 일면식도 없는 저자의 암 투병기이지만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암 진단을 받던 날부터 가족에게 사실을 말하는 순간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여성이라는 공통점일까? 지금쯤 건강을 회복하셨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항암주사가 얼마나 독한지, 머리카락을 비롯한 온몸의 털이 다 빠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리까지 멈춘다는 말 섬뜩하게 느껴졌다. 얼마나 독한 약이길래.... ㅠㅠ 견딜 수 있기나 한 걸까...

저자는 마흔을 넘어 얻은 부록 같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 책을 쓴 저자는 담담했고

읽는 독자는 눈물이 ㅠㅠ


문득 오늘 난 나의 건강을 위해 무엇을 했나 생각해 보는 밤이다.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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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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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산문집/ 다산북스












"그때는 몰랐습니다. 지나온 모퉁이마다 삶이 건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을."

김창완 님의 에세이가 소설처럼 잘 읽혔다. 라디오 진행 때도 느꼈지만 글도 어쩜 이리 맛깔나게 쓰시는지! 한 번 펼치면 멈출 수가 없다.





세상의 어머니들은 다 같은 마음일까. 아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저 건강하기를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서도 느껴졌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페이지마다 쏟아지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을 딱 하나만 써보라면 이것이다.






나이마다 소중함이 있어, 그 나이에게 김창완이 건네는 따뜻한 말들.... 만약, 내가 나의 십 대 혹은 이십 대에게 아니면 훌쩍 세월을 건너 나의 칠십 대에게 말을 건넨다면 무엇이 좋을까?

전부터 준비 두었던 말이 있지만, 여기 리뷰에 쓰지는 못하겠다.





대상이 없이 기다린다는 건 혼자 잡아당기는 줄다리기나 마찬가지다. 누굴 기다리는지 모르면서 기다리는 건 약속 장소도 모르고 나가는 거나 진배없다. 그러나 이젠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기다릴 일이 생겼다.


유보된 행복도 행복인가 p143






대상 없이 기다림....

그런 기다림을 해 본 적이 있던가? 이익이 최우선인 현대 사회에서 대상 혹은 대가 없는 기다림이라니!!

그럼에도 누군가를 기다린다면, 그 시간이 길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지조차 잊게 되는 경험을 하곤 했다. 그 봄날에....






오늘 봄밤, 바람이 많이 분다. 산책길에 너무 예쁜 꽃을 보다가 심장 일부를 쪼개서 거기 두고 왔다. 내년 봄에 다시 찾으러 올 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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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스탈린 - 독소전쟁 4년의 증언들
로런스 리스 지음, 허승철 옮김 / 페이퍼로드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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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리스(지음)/ 페이퍼로드









제3국 보는 입장에서는 '독소전쟁'( Deutsch-Sowjetischer Krieg)이라 부르고, 독일 입장에서는 '동부전선'이라 부르고, 러시아 입장에서는 '대조국전쟁'(Великая Отечественная война)이라 부르는 그 전쟁!!!!!

하나의 전쟁은 이렇게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 다른 이름에서 우리는 전쟁의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관점의 차이, 욕망 충돌, 대화와 타협이 없는 전쟁의 최전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있다. 전쟁 이후의 삶 역시 지옥이었다.







▶먼저, 책에서 내가 주목했던 점

전쟁사는 저자의 시각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저자는 영국인으로 지난 30년간 세계대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도서를 집필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장면은 이 분이 스탈린과 히틀러 지지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는 점이다. 양측의 말을 다 들어보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



▶'개인'의 증언이라는 점이 왜 중요한가?!!!

존경하는 최영미 시인님이 말했다.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때로 집단의 기억보다 개인의 기억이 더 명확할 수 있다고...

4.3을 보라...

4.19를 보라...

5.18을 보라... 개인의 기억이 더 정확하다!!!!



서문에서 히틀러와 스탈린의 유년 시절을 언급한다. 두 사람의 아버지에겐 술주정뱅이와 아들을 폭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평범한 폭력 가정에서 자라난 그 모든 아들들이 폭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히틀러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진 충격)

이후 그들이 정권을 독점하는 데까지 두 사람을 비교하는데 그 분석이 소름 돋는다.

책은 1939년 8월 독소북가침조약의 배경에서 시작되며 1945년 히틀러의 죽음,

그리고 1953년 스탈린의 사망을 이전에 없던 사진과 인용 문장으로 써 내려간다. 책을 압도하는 본론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하자면 써도 써도 모자랄 것이다. 꽤 여러 권의 전쟁사를 읽었다. 전쟁사 책들의 공통점은 내내 불편하고 견디기 힘든 감정으로 독자를 몰아붙이지지만 그 결말은 동일하다.








"만약,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상상을 게을리하지 말 것!!"

( 총알이 빗발치는 어느 참호 속에서 어머니의 사진을 들고 울거나, 혹은 동료가 총살당하는 모습을 보거나 반대로 그 총을 쥐고 있었거나, 밤낮으로 고문을 당하거나, 다리 한 쪽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왔거나,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일본인의 배에 끌려갔거나......)



덧: 최근 전체주의, 세계대전 와 관련된 책을 매일 달고 살아가는 요즘, 오히려 우리 현실이 평화롭게만 보일 지경이다.

낙관주의 학자들은 최근 30년간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가장 평화로울 지금!!! 오히려

유례없는 빈부격차, 양극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러니다....

도대체 인간들은 왜 전쟁하는 걸까? 그 많은 피를 흘리고 무엇을 얻기 위해서? 전쟁의 원인이 궁금해서 시작한 북스타그램인데

최근에는 전쟁의 원인보다는 그것이 왜 자꾸 반복되는지가 더 궁금하다.

그 무슨 더러운 욕망이 작동하는걸까.....ㅠㅠ


국가가 국민에게 총을 겨눈 역사, 광주의 아까운 피의 역사가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될 텐데...

2010년 이후에도 반복된다. 

한파에 그 눈을 다 맞으며 얇은 담요 하나에 의지했던 사람들의 신념! 세월호의 비극, 국정 농단, 내란까지 자꾸만 되풀이되는 추의 역사를 멈추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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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의 아시아 - 연대와 공존의 꿈으로 세계사 다시 쓰기
장문석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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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장문석 지음/ 틈새의시간(펴냄)


「광장」 「회색인」 「화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소설이 발표된 지 무려 6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성장했는가, 최인훈 선생님의 소설은 이미 60년 전에 미래 사회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소설 「광장」에서 주인공 월북 가족 이명준이 중립국을 택했던 이유, 고등학생의 관점에서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 새롭게 인식되는 요즘이다. 수능 문학 지문으로 만나던 소설들 다시는 읽을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


이후 만난 언어의 다채로음 맛깔스러움,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이유다. 공존과 연대라는 키워드가 요즘처럼 중요한 시대가 또 있을까?!!!!!!! 좁아터진 '우리'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공존은 과연 누구를 위한 공존인지? 연대는 과연 누구와의 연대인지 반성하게 된다.


경희대학교 국어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 문학이란 무엇인가? 책을 통해 다시 질문한다. 한 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면서, 무려 10년의 연구 끝이 이 저작물을 완성한다. 저자는 최인훈 문학의 주요 키워드를 '냉전'과 '후진성'으로 진단한다. 둘 다 우리에겐 생경한 단어다. 문화적 후진성은 이미 극복한 지 오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냉전이라는 말은 미중간의 갈등 신냉전 상태, 후기 파시즘으로도 표현되는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제시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은 누구인가, 그의 문학 창작의 배경이 되는 유년 시절, 청년 시절을 포함 그의 전 생애를 돌아보는 재미, 책 앞부분에 최인훈 선생님의 사진, 흑백사진으로 보는 시대 풍경이 정겹다. 우리는 작가들의 노년 시절 모습을 주로 보는데 청년기의 최인훈 선생님 모습 새롭게 느껴진다.


국민국가의 국민으로서 한국인을 넘어서 세계시민으로서 존재와 현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지금 최인훈 문학이 현재성을 가지는 것은 그 까닭이다 p 54


사회적 장소 '내부'에 그어진 분할선들을 다시 그려나가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면, 지금의 현실 속에서 아시아에 대한 연결선 혹은 분할선을 새롭게 그려야 한다 p354


아시아라는 이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주변인인 아닌 주체로 살기 위한 하나의 거점이 되는 문학.

억압과 식민지라는 고통을 어떤 연령에 겪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 혹은 진통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식민지와 유년 시절을 겹쳐 살았던 문학인들, 지식인들은 당대 어른들이 폭력과 강압의 식민지를 경험했다면 이들은 반대로 나름 서정성을 느끼며 그들의 유년을 보냈다고 쓰였다.

그들이 쓴 문학에서 21세 기적인 것을 찾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최인훈의 모든 작품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남이 보기에 이해되지 않더라도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옳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공존도 연대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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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 세계를 균열하는 스물여섯 권의 책
강창래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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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래 지음/ 글항아리 (펴냼)



책 제목을 더듬다가, 문득!!

'균열하다'라는 말이 좋았다.


저자는 20년간 출판 편집기획자로 지내며 여러 분야의 글을 쓰시는 분이다. 고전문학을 강의하던 중 받은 질문들이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저자가 소개한 스물여섯 편 중 고작 일곱 작품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책은 다 찾아 읽어보리라는 결심이 생긴다!!






마침 읽고 있는 카프카의 《소송》에 대한 저자의 감상문 혹은 소개 글을 가장 먼저 찾아 읽었다. 문학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 했던 카프카. 하이데거 이후 하나의 단어로 정립된 '부조리'

카프카에게 그의 문학을 이해해 준 밀레나가 있었다. 어쩌면 가장 안정적인 사랑을 했던 여인은 네 번째 연인 도아 디아만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단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ㅠ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되돌려 등장인물을 재구성해 보는 것은 내가 가진 유일한 취미이기도 하다 ㅠㅠ


저자가 소개하는 《미들 마치》는 어떤가? 이 작품이 오늘날에서야 비로소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는 이유, 왜 이리 홀대받았던가!!

당대 결혼제도를 잘 드러내는 블랙코미디적인 소설이었다. 운 좋게도 2024년 민음사 번역으로 이 소설을 읽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만한 소설이다.






메릴린 먼로가 율리시를 읽는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사람들은 당대 섹시 심벌이었던 먼로가 과연 이 소설을 읽었을까 심지어 기사들은 짓궂은 질문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착각이다. 먼로는 꽤 수준 높은 독서를 했고 심지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여주인공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 책에 소개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통해 작가는 언론의 폭력성을 언급한다. 여기서 어리석은 대중들과 언론의 폭력성은 메릴린 먼로에게도 행해졌다. 예쁘고 똑똑했던 당대 수많은 여성들에게 휘둘렀던 망치는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

카뮈의 《이방인 》 실존주의를 사랑하는 학자들이 강단을 쥐고 있다.






우리나라만큼 실존주의를 사랑하는 나라가 있을까... 카뮈, 피에 누아르..... 식민지 알제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떠했을까?


사회이든 문단이든 그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백인', '남성' 작가들의 비백인, 비남성에게 갖다 대는 잣대 혹은 기준이 날카롭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게 하고, 또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정답이 없는 길이니 나만의 관점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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