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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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펴냄)










《실종자》 《소송》 《성》에 이르기까지 카프카의 고독 3부작!! 고독이라니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고독'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고독할 시간 없는 현대인들에게 외부로부터의 완벽한 단절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끝도 없이 울리는 알림( 나만 그런가? ) 꺼도 꺼져도 뚫고 들어오는 알림들, 그만 알려줘도 된다구!! 알림 중에 반가웠던 게 얼마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 모든 철학자들이 고독을 사랑했다. 자신의 내부 깊이 들어가 들여다보느라, 타인의 삶을 조롱하고 비난하고 상처 줄 시간이 어디 있는가? 무심히 던지는 댓글에 한두 번쯤 상처받아봤을 것이다.

단, 두 페이지를 읽고 알았다. 이 소설이 어떻게 끝날지를!!


카프카의 소설이 어렵다는 분들을 위해 저자는 첫 페이지에 답을 써 놓었던 것이다. 그걸 알아보는 독자가 있을 거라 믿었을까?

우산을 아래 선실에 두고 온 카를.

다시 우산을 찾으러 내려갔으나 지름길인 복도는 폐쇄되어 있었다. 완전히 길을 잃고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한 카프카적 암시!!!







주인공 카를 로스만

외삼촌 야코프

대조적인 두 사람!!!

외에도 수많은 인물이 주인공을 증명하고, 증명에서 해제시키고, 뒤흔들어놓는다 (무슨 말인지 읽어보신 분만 알 듯)



카를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자유의 여신상, 여신의 손에 들린 것은 횃불이 아닌 '칼'이었다. 횃불이 칼로 보이는 심리는 뭘까?

당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환상, 착각과 공포, 두려움을 암시하는 듯하다. 오늘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아메리카!!

훔친 땅, 빼앗은 대륙, 이미 있던 땅은 '신대륙'이 되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그들은 마치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없던 사람이 되고 말았다.

책의 첫 장면만으로도 리뷰 한 편을 나올법한 카프카 소설의 시작!!







칼만 든 자유의 여신은 우리 대한민국 모습. '법은 돈 앞에 평등하다'라고 쓰면 너무 억지인가요 ㅎㅎㅎㅎ 카프카 소설 《소송》을 읽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어떤 힘 있는 법률사무소를 택하느냐, 결국 얼마나 쓰나냐에 따라 소송의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김두식 선생님이 《불멸의 신성 가족》에서 말씀하셨다.


이미 성공한 외삼촌의 덕을 입었음에도 카를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좀 더 현실적인 사람이었다면 잘 먹고 잘 살았을까?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들은 사람이 먹고사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카프카적인 장치를 통해 때로 우리는 '벌레'가 되기도 하고 '소끝에 개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대륙 너머로 삶의 터전을 옮겨'가기도 하면서 끝내 이방인이 된다. 그는 끊임없이 소설에서 살고 또 살아난다.






먹고사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카프카는 내게 말해준다. 20세기 최고의 작가 카프카는 여전히 최고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소설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구나 생각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은 미완성이 아니라 '완성'이자, '마침'이기도 하다.


덧. 도스토옙스키 선생님 미안합니다 :)

사랑은 움직이고

움직이는 것....






덧 2.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카프카 소설을 재밌게 읽는 독특한 독자와 아닌 독자.

그렇다면 나는 ???ㅋㅋㅋ


가을밤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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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 관계의 분리수거 - 잘 지내려 애쓸수록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김경일 외 지음, 최설민 엮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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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최설민 엮음/ 21세기북스(펴냄)







책 뒷면에 전문가들이 건네는 조언의 문장이 먼저 반기는 책,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한다. 다만 부정적인 생각이 내 감정의 핵심이 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된다는 말씀!!! 때로 어떤 문장은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귀 기울이게 된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머릿속이 단순하다고 한다. 반면 나는 어떤가? 과거에 연연해하고 오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한 줄 평: 김경일 교수를 비롯한 분야 열여덟 분의 마음 어드바이스

내 마음 나도 어쩌지 못한다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도 그랬으니까!!






김경일 교수는 말한다. 비합리적 신념의 대표적인 예로써 가족 같은 친밀한 관계일수록 모든 것이 같아야 한다는 착각! 나 김경일 교수님 좋아해서 이 분 말씀부터 찾아 읽었다 ㅎㅎ

나쁜 사람한테 늘 당하는 사람을 보면 주위에 이런 사람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 주위 사람을 다양하게 바꿔보라고 한다. 최고의 복수는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복수다. 그렇다면 거리 두기해야 할 인간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폭력 혹은 물리적으로 나는 공격하는 사람은 당연히 포함! 나에게 죄책감이 들게 하는 사람도 피해야 한다.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누군가 나를 상대로 끊임없이 죄책감 들게 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최명기 선생님 말씀도 무척 공감된다. 이미 성공한 사람보다는 성숙한 사람을 만나라!! 와~~ 정말 와닿는 문장 너무 많았다. 다 적을 수는 없고 몇 개만 쓰고 기록해 보면..

타인에게 뭘까를 베푸는 행위를 통해 자기 가치를 확인하지 말라.






내가 좋아하는 걸 찾는 게 진짜 나를 찾는 길이다. ( 사람들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일, 가슴 뛰게 하는 일을 모르고 살아간다. 나는 좋아하는 장르의 신간 책을 남들보다 먼저 발견하면 가슴이 쿵쾅 뛰는데 ^^ 나를 잘 모르겠다면, 알 수 있는 방법 역시 독서다. 도서관에 가서 이 책 저 책 살펴보다가 내 마음과 눈길이 가는 책!!





종이책 안 읽는 시대, 특히 계엄 이후 출판사들 사정이 너무나 어렵다고 들었다. ) 뜬금없지만, 그 많은 취미활동 중에 가치로운 일!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길러주신 나의 부모님께 감사한 순간이다.





심리학 채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와서 키워드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를 진단하고 조언을 건네는 영상 무척 재밌게 봤다. 심리학 채널 1위,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구독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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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바꾸고, 망가뜨리나
카라 스위셔 지음, 최정민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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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스위셔 (지음)/ 글항아리(펴냄)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트위터의 머스크,

아마존의 베이조스!!!!!!




나중에 보니 그것은 결국 자본주의였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

저자는 강력한 논조로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을 '디지털 무기 거래상'이라며 비판한다.




뭔가 읽다 보면 속이 시원해진다.

실리콘밸리 최전선의 목격자가 거침없이 써 내려간 보고서다!!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목격담 그리고 좋은 환경을 제공했으나 폭력적인 새아버지와 똑똑했던 학창 시절을 돌아보는 챕터.




당대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 부정적인 태도가 강하게 퍼져있던 시대였다.

신문 광고가 사라지는 시기, 디지털에 대한 정확한 예언 저자는 주로 1990년대를 언급했고 대부분은 현실이 되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시기, 인터넷 업계에 대한 취재 그리고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경험 스카우트 제안, 시점은 또 2000년대로 흘러간다.




1970년대에 태어난 구글 창업자들과 1960년대 태어난 베이 조스를 비교한 부분 흥미롭다. 아마존의 베이 조스와의 일화, 스티브 잡스와의 인터뷰 혹은 일화, 야후와 우버 창업자 등 공적인 자리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사적인 성격 특성, 행동, 말실수가 흥미롭게 읽혔다.




기술력이 진전될 때마다 조금씩 더 세상을 망치고, 그럴 때마다 이들은 더 잘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보이지만....

글쎄,

기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어떤 희생을 치를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테크 기업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동시에 기술에 대한 사랑을 아끼지 않는 저자.

나는 늘 트럼프를 다시 돌아오게 한 미국이 궁금했는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AI가 우리를 죽일 것인가?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할 나쁜 사람들이다.

칭찬 위주의 일론 머스크나 잡스의 평전을 읽다가, 이런 책을 만나니 색다른 기분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평전을 쓴다는 것 못지않게 비평 역시 위험한 일인데 틀림없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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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소담 클래식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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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지음)/ 소담출판사(펴냄)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단 말이요 P22

소설의 주인공 세몬은 아내 마트료나에게 말한다. 그리고 아내도 남편에게 말한다.


우리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데 왜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지요? P25


인간 내부에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나님이 준 세 가지 질문에 고민하는 천사...









이기주의가 만연한 시대, 엘리트주의가 낳은 괴물들이 지배하는 나라, 지방 소멸의 시대, 학령기 부모와 학생 소망이 SKY로 모두 같은 나라,

전 세계 유례없는 인구 감소와 불평등, 빈부격차를 온몸으로 앓고 있는 우리 사회!! 한강의 기적 이후 상대적으로 먹고살 만해진 오늘날, 이전 세대 일부는 이렇게도 말한다. ' 하라는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뭔 불만이냐고, 먹고 살만하니까 인간들이 나약해서 좀 힘든 일 견디지 못한다고, 우리 때는 맞는 게 일상이었다고'






그게 다일까? 먹고사는 게 다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가장 빠른 시간에 행복을 이룬 나라인가?! 한 해 자살 학생 150여 명. 교육청에서 이런 통계는 쉽게 내놓지 않고 쉬쉬한다. 다른 학생들이 동요한다는 이유로 ㅠㅠ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이 있다. 도무지 뭐가 문제인지 '생각'하지 않는 점이다. 2020년 코로나 때 학생 사망자 수 0명, 반면 자살 학생 140명.... 지금은 140명보다 더 많은 학생이 자살한다. 자살에 성공하지 못하는 숫자까지 합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140'이라는 숫자를 듣고도 전혀 위험을 못 느끼는 우리가 바로 가장 문제다ㅠㅠ 톨스토이 소설 리뷰 서두에 왜 이런 얘길 하는 걸까러시아의 작가들은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이 일상이었다.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전쟁 혹은 질병으로 죽었다. 누구나 한 번은 겪을 일이지만 막상 우리 삶은 어떤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다.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게 문제다. 톨스토이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단 한 번이라 진진하게 읽었더라면?






먹고사는 일에 이 소설의 인물들처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당장 내일 아침 먹을 빵을 걱정하는 마트료나, 남의 집 유모라도 하고 싶으나 일자리가 없는 젖먹이의 엄마, 관리인의 횡포와 수탈에 고통을 당하는 농부들, 어린 자식을 죽음으로 잃은 어머니들...


19세기 소설을 읽으며 전혀 먼 나라,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이유는 뭘까?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문장이 전하는 메시지, 사랑이 있는 곳에 반드시 신이 있다.

첨단과학 우주시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는 고전에서 찾을 수 있다. 단지 읽는데 그치지 않고, 그 의미를 분석하고 고전의 가치를 다시 해석하는 것이 진짜 독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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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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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 엘릭시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 나처럼 추알못도 그 이름 정도는 아는 이 분야 독보적인 원탑 작가님!!

중고로 살까 망설이던 이 책의 출간 소식!


오늘 읽은 작법서에서 대중의 흥미를 위해서 문학성 따위 과감하게 접으라고 하는데 이 분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가 중 한 분이 아닌가! 읽어본 사람만 알 듯싶다.

문득 이 소설 배경을 읽다가, 만약에 작가 블라인드하고 읽었더라면 과연 동양인 작가가 쓴 책인 줄 알았을까?









《흑뢰성》이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면 이 소설은 사자왕 리처드와 살라딘이 활약하던 시대

솔론 제도, 외딴섬 배경

영주의 딸 주인공 아미나 ( 왜 이 주인공 반갑지?)

동풍이 세게 몰아치던 날, 아버지 롤렌트 에일윈 영주는 일어나지 않았다. 가슴 깊이 박힌 장검 ㅠㅠ

전날 딸과 나눈 대화를 되짚어보면 죽음을 예감한 걸까?!!

아미나는 암기사를 쫓아 솔론에 들어온 기사 팔크 피츠존과 그의 종사 니콜라 바고에게 아버지를 죽인 범인 추적을 부탁한다. 이들 세 명이 메인 등장인물!!!! 서로에게 없는 장점을 공유하며 조력자로서 인을 추적해간다.









중세 시대, 바다 위 홀로 떠 있는 섬이라는 외부 단절된 공간, 주술과 마법,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 이런 걸로 추리소설이 될까 싶었는데

소설 속 탐정이나 형사보다 먼저 범인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매번 진다. 이번에도 당연히 실패!!


과학과 이성이라는 본격 미스터리 본질에 충실하면서 거기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이 작품이 팬들에게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는 굳이 쓰지 않아도 아실 듯싶다.

역자 후기에 보면 '환상'과 '신비'라는 판타지의 겉옷 속에 자리 잡은 본격 미스터리의 골격에 충실하다고 하는데 나는 본질보다 겉옷을 더 중요시하는 듯! 기승전 외모지상주의 ㅋㅋㅋㅋ)








제목의 용골의 의미

선박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심축 역할 혹은 고대 포유동물의 척추와 같은 중심 뼈대...

제목이 주는 상징성.....

범인이 될 만한 인물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마지막에 남는 설득력 있는 범인!!!


집필 중에 참고한 문헌을 보면 과연 그 누가 이 작가만큼 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만큼!! 작가가 등단 이전에 웹에 공개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던 작품을 완결하기 위해 배경을 12세기 말 유럽으로 옮긴 점, 그리고 수도사 캐드펠을 언급한 점 인상적이다.


덧. 이 시대 배경으로 한 편 더 써주시면 안 될까요? 물론 더 안 쓰실 것 같다. 주인공은 아미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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