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태석입니다 - <울지마 톤즈>에서 <부활>까지
구수환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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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환 감독의 [우리는 이태석입니다]를 읽었다. 부제는 “<울지마 톤즈>에서 <부활>까지”이다. ‘울지마 톤즈’를 보기전까지 남수단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수단이라는 나라는 들어봤지만 왜 이름에 남쪽을 뜻하는 말이 붙었을까란 안일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아프리카의 식민 역사를 모르고 아프리카 지도를 보면 국경선이 자로 잰것처럼 반듯하게 그어진 것을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서구 열강 제국들의 지배에서 벗어나며 일방적으로 식민 지배를 했던 나라들끼리 조약을 맺고 국경선을 정했다는 말을 듣고 아프리카에서 끊임없이 발생되는 부족들 간의 전쟁이 지속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지금도 TV를 보다가 중간에 광고가 삽입될 때에 NGO 관련 홍보 영상들이 수없이 나온다. 유명 연예인들이 가난한 나라를 방문해 뼈가 앙상한 아이를 안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후원자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 전달된다. 사실 인간이라면 그 처절한 상황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꽤 많은 기부가 이어져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에 지속적인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왜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여전히 가난한 것일까? 


이태석 신부님은 부족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병에 걸리고도 치료 받을 병원에 갈 수 조차 없는 남수단 톤즈의 현실을 보고 개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 정주하며 톤즈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해 준다. 바로 그들에게 학교를 세워주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의 하나는 바로 부모님들의 엄청난 학구렬이다. 일제 치하 시기부터 한국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자식 만큼은 공부를 시켜서 가난을 되물림하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고 일을 했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의 학력은 아마 거의 전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공부와 관련없는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할 정도니 말이다. 남수단을 비롯한 저개발국가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기초를 다지는게 중요했다. 아무리 고소득국가들이 원조를 많이 해 준다해도, 그리고 그 원조의 댓가로 몇 십배의 이득을 챙기는 것을 보고만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계속해서 이용만 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들의 상당수는 지배계급의 부정부패로 원조 받은 물건들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고 탐관오리같은 이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니, 결국 그런 부조리를 타파하기 위해서도 깨어있을 수 있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울지마 톤즈’에서 꼬마 아이 같았던 이들이 어느덧 의사가 되어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한센인들을 돌보는 내용은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사제 한 사람이 그 황무지 같은 곳에 가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그저 작은 성당 하나 짓고 선교하며 지내지 않을까란 생각. 사실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태석 신부님이 톤즈에서 보낸 시간은 남수단이라는 나라 하나를 바꿀 정도로 아니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지켜본 많은 이들이 자성할 수 있도록 어마어마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한 사람의 희생 가득한 삶은 그저 한 사람의 몫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태석 신부님을 탄생시킨다.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님을 만났던 그 아이들이 어디선가 또 다른 이태석 신부님이 되어 줄 거라 믿는다. 


“환자들이 들어오면 처음 5초는 걷는 모습을 보고 나머지 5초는 눈을 잘 들여다봐요. 눈을 보는 5초는 짧은 순간이지만 정말 대단한 순간이에요. 진실된 순간이기 때문에…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볼 때 그 마음보다 더 진실된 순간이 아닐까, 왜냐하면 환자가 의사 앞에 있는 순간이잖아요. 모든 것을 고하고 싶은. 그런데 고해성사는 안 그렇잖아요. 조금은 미화를 시키기도 하고….(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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