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조 작가의 [오늘도, 무사]를 읽었다. 부제는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이다. 2년 전에 [아무튼, 떡볶이]를 읽고 요조 작가의 매력을 듬뿍 느꼈었는데, 그 보다 더 전에 출간되었던 [오늘도, 무사]를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사실 [아무튼, 떡볶이]를 읽기 전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이 더욱 익숙했다. 그런데 저자의 책도 읽고 ‘책, 이게 뭐라고’의 팟캐스트 진행자였다는 것을 알고 더군다나 독립서점의 어엿한 사장님이라는 것에 놀람 더하기 경외의 느낌마저 들었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작지 않은 인지도가 책을 출판하고 워크삽을 진행하는 데에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되며 그것 또한 저자가 쌓아놓은 인생의 업적이기에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2014년 말에 도서정가제가 시작된다는 기사에 솔직히 더 이상 책을 대폭 할인 받아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나마 인터넷 서점에서는 1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서점에서는 거의 정가로 구매해야 하기에 더욱 그랬다. 외국에서 살때 그렇게 비싼 돈으로 전공 책을 구입했으면서도 제 나라에 와서는 왜 그리 인색하게 굴었는지 지금은 부끄럽기만 한 기억이다. 그런데 도서정가제가 정착된 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바로 독립서점들의 부흥(르네상스)이라고 할 만큼 대형 서점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작은 서점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출판된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고도 정당한 가치로 대우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지적재산권의 인정에 대한 새로운 변화였다. 특히나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종종 방문했던 '소리소문'과 같은 작은 서점들이 없었다면 한적한 곳에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머물고 있는 장면을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나 책을 좋아하고 아끼는 이들이라면 독립서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독립서점 에디션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소장할 수 있는 그런 표지가 아니라 마치 나만을 위해 작은 서점이 준비해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제주에 머무는 장소가 서쪽이었기에 주로 그 근방의 카페와 서점을 찾아가보곤 했다. 제주를 떠날 날 무렵 '소리소문'의 사장님이 큰 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한 달 동안 문을 닫고 새해에 만나자는 인사를 남긴 것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게 되었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한 달 후 수술을 잘 마치고 다시 책방을 열었다는 소식을 보게 되니 뭔가 마음이 뿌듯하면서 아마도 책방을 들른 많은 이들이 사장님이 쾌유를 한마음으로 기원하지 않았을까 싶다. 동쪽에 요조님이 운영하는 책방이 있다고 알기는 했는데, 차마 연예인을 구경하러 가는 것처럼 보일까 싶어 주저했었는데 다음에 제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요조님이 신간을 들고 가서 사인을 받는 용기를 내볼까 한다. 

“‘대체로 우리는 비슷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는 말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한곳에 고정된 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다보니, 혼자 생각하면서 깨닫는 것과 실질적으로 조망하며 아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머리로 알게 되는 것과 몸으로 알게 되는 것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나는 책방에서 한결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남들과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일체의 욕심을 버렸다.(134)”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정말 아름다운 일이 맞다. 그러나 자신이 책을 많이 읽으므로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그 생각으로부터 멀리 달아나야 한다. 그건 틀렸다. 책은 인생의 유일한 묘약은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 한심한 바보 멍청이들도 되게 많다(나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책은 좋은 것이다.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 아름답게 한다. 그것만 조용히 혼자 알고 있으면 된다.(174-175)”

“나를 포함해 작은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부분 이런 아날로그가 주는 ‘옹기종기의 힘’을 가장 우위에 놓을 것이다. 월세도, 인건비도, 공과금도, 책장도, 바닥도, 천장도, 조명도, 진열된 책들도, 엽서도, 천 가방들도 그런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그 옹기종기함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느끼고 싶어 할 것이다. 그게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손님들도 너무 좋아하며 공간의 사진을 담기 바쁘고, 덕분에 자신들의 하루가 의미있고 행복했다고 말하며, 이런 공간이 없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 공간들이 없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2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