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 - 생태마을에서 배운 교육, 지혜, 사랑,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배움 시리즈 1
김우인 지음 / 열매하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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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인 님의 [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를 읽었다. 부제는 ‘생태마을에서 배운 교육, 지혜, 사랑’이다. 프랑스 떼제Taizé, 독일 지베린덴Sieben Linden, 이탈리아 토리Torri, 잉글랜드 비치 그로브 부르더호프Beech Grove Bruderhof, 스코틀랜드 핀드혼Findhorn, 포르투갈 타메라Tamera 이렇게 6개의 마을을 다녀온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도 유럽의 마을들을 조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떼제를 제외한 다른 곳은 모두 생소하고 나라 이름이 설명되어 있지 않다면 어느 곳인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경우도 많겠지만 이렇게 세계의 각지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진다. 

저자가 다녀온 공동체들의 특징은 초기 공동체 사회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핀드혼의 초창기 세대와 지금은 젊은 세대들이 갈등을 겪는 것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르고자 하는 이들의 갈망과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에 더욱 강조점을 둔 이들의 고집으로 인해 생겨나는 부딪힘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중요한 것은 그 갈등으로 비롯된 다툼과 거리감을 어떻게 회복시켜 나가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마을의 기원과 상황을 전해받으며 그들이 삶으로 생태마을 공동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단 하나라고 생각된다.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견디어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는 초대이다. 우리가 그 초대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머리가 아닌 실제의 몸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한다. 이것은 비단 자연과 사람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사귀기 힘들어지는 이유는 겁이 많아지고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저런 경험을 많이 하다보니 짐짓 스스로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상대방을 쉽게 판단해버리는 오류에 점점 길들여진다. 그 길들여짐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예전처럼 몸을 부대끼며 다투고 토라지고 서운해하는 시간을 견뎌내야만 새로운 사람을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그 친구는 나에게 온 생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줄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런 처음의 마음을 함께 회복해나가자고 손짓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예술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칠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온 삶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아름다움에 맞추는 사람이다.(88)”

“한국 사회는 사람도 나무도 저마다 지닌 섬세한 감각들을 마구 도려내어, 아프다는 사실조차 느낄 수 없게 만드는 곳 같았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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