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동물원에 가기 - 알랭 드 보통

       - 2006. 10. 15. SUN. AM 12:12

 

 

 

       슬픔이 주는 기쁨

       삶의 단편들을 놓고 흐느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 걸.

       - 세네카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어 술술 풀려나가곤 한다.

 

 

 

       공항에 가기

       열차야, 나를 너와 함께 데러가다오!

       배야, 나를 여기서 몰래 빼내다오!

       나를 멀리, 멀리 데려가다오.

       이곳의 진흙은 우리 눈물로 만들어졌구나!

       -보들레르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든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우리의 공포나 비애가 얽힌 장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작다.

 

 

 

       진정성

       이 모든 소란과 안달은 왜일까?

       왜 이리도 절박하고 어수선하고 번민하고 고군분투하는 걸까?

       그런 하찮은 것이 왜 이다지도 중요해진 걸까?

       -쇼펜하우어

 

       나는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상상하고,

       그 눈을 통하여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녀에게 누구인가?"였다.

 

 

 

       일과 행복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결실과      

       가장 위대한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태롭게 사는 것이다!

       너의 도시들을 베수비오 산기슭에다 세우라!

       -니체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있다.

 

 

 

       독신남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왜냐하면

       친구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

 

       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정신을 팔 일이나 친구도 없어 깊은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사랑의 본질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글쓰기(와 송어)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프루스트

 

       이제 우리는 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하늘의 음영에,

       한 사람의 얼굴의 변화무쌍함에,

       친구의 위선에,

       이전에는 우리가 슬픔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부터 밀려오는

       축축하게 가라앉은 슬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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