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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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은 여행이다.

그대에게로 떠나는.

그리고 나 자신에게로 떠나는.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 (神聖)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오자히르 / 파울로 코엘료

      -2006. 06. 11. SUN. PM 11:46

 

      화창한 어느 날. 피자를 사들고 소방서에 놀러갔다.

      소방관 아저씨를 옆에 둔 덕에

      소방서로 놀러도 가고. ㅎ ㅏ ㅎ ㅏ

      비록 소방서안엔 한발자국도 못들어가고

      옆에 조그마한 공원에서 깨작깨작 먹는 수준이지만..ㅡㅡ;;

        

      그가 이 책을 건넸다. 오자히르.

      똑같은 말만 되풀이해서 적어놨다고 투덜투덜하면서.

      마침 그의 책에 흠뻑 매료되어있던 터라 너무 반가웠다.

      사막을 헤매이는 듯한 여인이 그려진 표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제목.

      다른 세계를 내 손안에 넣은 기분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는 사랑했던 여자들 속에서

      늘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 헤맸다는 걸 깨달았어.

      그녀들의 깨끗하고 맑은 얼굴을 바라보고,

      그 위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지.

      그녀들은 나를 보고 내 얼굴을 뒤덥고 있는 그을음을 보았겠지.

      고상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들이었는데도

      결국 내게 비춰진 모습만 보고는

      그게 자신의 모습이라고 믿은 거야.

      부디 그런 일이 당신에겐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참 어려운 책이었다.

      어려우면서도 가슴이 저며오는 책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

      나도 그 중 한명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내 옆에서 항상 나를 바라봐 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내일 당장 없어진다고 해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될까?

      에스테르가 선택한 곳처럼 전쟁터같은 절박한 상황에서야

      순간순간의 나의 행복에 감사할 수 있을까?

      내일이 없기에 지금의 사랑과 행복을 눈물이 나도록 고마워

      할 수 있는 그 곳.

     

      그러므로 그녀를 다시 보기 위해,

      나는 내 얼굴을 그녀의 얼굴처럼 정갈하게 씻어야 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만나야 했다.

 

      나의 자히르는

      아마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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