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2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저는 천하의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스스로 자애할 수 없었으니.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죽거든 금수도 관도 쓰지 말고

       옛 동문 밖 물가 모래밭에서 시신을 내버려서

       개미와 땅강아지. 여우와 살쾡이가

       내 살을 뜯어 먹게 해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저를 경계 삼도록 해주세요.

 

       -2005. 11. 23. WED. AM 1:48

       -황진이1.2 -전경린

 

       우리 문학 수업 중간고사 과제이다.

       전경린의 황진이와 홍석중의 황진이를 읽고 비평문쓰기.

       아니....그 많고 많은 책들 중에.....왜 하필 황진이냐고....

       것두 1.2권 나눠있으니 총 4권...ㅡㅡ; 이걸 사 말어???

       중간고사 끝나자마자 여유를 즐길 새도 없이 일주일동안

       이 4권을 붙잡고 아웅다웅 해야만 했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부터 큰 고비였으니...

       이 작품에 대해 기대란 처음부터 없었을 수 밖에...

       사람이란 그런거다.

       '기대'라는 게 처음부터 엇갈리게 만든다.

       게다가 고등학교 때 다른 작가의 황진이를 읽고

       그다지 감흥받은 게 없어서 더 냉담했었다.

       그런데 똑같은 인물을 두고...

       어떻게 이렇게 판이하게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지...

       오히려 일주일동안 황진이한테 빠져버렸던 것이다.

 

       이 나라에선 여자는 몸 팔아 자식 낳아가며

       얹혀 사는 수밖엔 없으니,

       죄 많은 황씨 댁에 얹혀 처녀귀신이나 되지요.

       혼인 안 한다고 노처녀를 나라에서 잡아가면

       순순히 잡혀가는 수밖에 없고요.

 

       나라에선 암수 짝을 지어 백성을 부지런히 만들어야

       병사도 뽑고 종도 부리고 기생도 만들고 세금도 걷고

       수탈도 해서 수지가 맞을 테니 말이에요.

       돼지 장수가 암퇘지 접붙이지 않고 평생 놀리겠습니까?

 

       사실 읽은지가 좀 돼서 그 감동이 아직까지 살아있진 않지만

       ㅡㅡ 한가지 확실한 건 여자라면 한 번 쯤은 읽어봐야 할

       소설인 것 같다.

       여자의 자리에 대해서 더 심도있게 생각해 보는 기회라고나 할

       까... 나는 옛날에 정말 심하게 보수적인 사람이었던지라

       많은 것을 새롭게 눈을 뜨게 된 기회가 되었었다.

       여자가 아닌 여장부가 될 수 있는 기회..잡고 싶지 않은가??

 

       내 평생을 다 훑어 모아도

       너와 함께한 지난 넉 달간의 기쁨만 못하며.

       앞으로 사는 보람을 다 합쳐 모아도

       너와 보낸 지난 넉달만 못할 것이다.

       그러니 내 어찌 너를 잊겟느냐?

       생감함도 관계이니, 너를 오래 생각하리라.

 

       우리는 대부분 황진이 하면.

       화담 서경덕 선생과의 진한 우정과 사랑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두 작품에선 시선에서 빗겨간 그외의 인물과의

       사랑담화를 싣고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전경린에서는 이사종과의 사랑. 홍석중에서는 놈이와의 사랑.

       이런 것들이 황진이라는 사람의 다른 면모를 보게 한 것 같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제는 그녀가 요부가 아닌 조선시대의 여장부였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

 

       저마다 일에는 목숨 걸어야 하는 구석이 다 있는 법이니.

       너는 목숨을 걸고 마음을 한곳에 매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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