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지음, 이강룡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침대로 끌이기 전에 서로에 대해 좀 더 친밀해질 수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

"이를테면?"

"음, 질투를 갖게 된다든가 맹세하는 것,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토하기, 코 후비기, 발톱깎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

..........

 

"발톱을 깎는다는 건 아주 사적인 일이잖아.

발톱이 발가락 위에 놓여있다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일단 깎이고 나면 쓰레기가 되잖아.

그 순간 사적인것이 되는 거지. 그냥 누군가의 머리칼을 보는 것과 욕실에서 그의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발톱을 깎는 일이 섹스보다 더 친밀한 행위라고?"

"앞에서 태연하게 발톱을 깎아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가 됐을 때 섹스를 해야 한다는 말이야"

...........

 

따라서 친밀해지는 것은 유혹과는 정반대의 과정을 거친다.

친밀함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비호의적인 판단 -사랑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생각되는-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이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혹이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 또는 가장 매혹적인 정장차림을 보여주는 것에서 발견된다면 친밀함은 가장 상처받기 쉬운모습 또는 가장 덜 멋진 발톱 속에서 발견된다.

복잡한 과정이다.

 

-KISS & TELL(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05. 09. 10. SAT. AM 6:48

 

" 이 책의 원제 KISS & TELL 은 유명한 인물과 맺었던 밀월 관계를

  언론 인터뷰나 출판을 통해 대중에게 폭로하는 행위를 뜻한다."

 

책표지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누구나 좋아하는 하늘.

그렇지만 책 제목과는 영 언발란스하고 쌩뚱맞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주인공이 여자친구랑 키스하기전에 무슨말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어색한 분위기를 피할 수 있는지

뭐 그런것들을 써놓은 건가??

실로 읽다보면 그런것들이랑은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는 어릴 때 많은 사람들의 전기를 읽을 것을 강요받는다.

유관순. 이순신. 세종대왕. 장영실....

(난 어릴때 읽은 전기문이 별로 없었나?? 내가 뭘 읽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들을 쓴 저자들이

유관순누나와 식사를 함께 했거나

이순신과 고스톱을 한판 쳐 보았거나

세종대왕과 골프를 치러 가본 경험이 있을까?

그렇게 사소한 것들조차도 함께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의 일생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알랭 드 보통은 그와 함께 인생의 한 부분을 보낸

이사벨이라는 여자에 대해 전기문을 써보기로 결심한다.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신밖에 사랑할 줄 모른다는

전 여자친구의 비난에서 벗어나

이사벨이라는 여자에게 '감정이입'을 해보기위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이미 눈치를 챘었지만

알랭 드 보통의 관찰은 정말 심히 예리하고 독특하다.

그녀가 어떻게 어린시절을 보냈는지에서부터

어떤 남자랑 키스까지 갔고 어떤 남자랑 섹스까지 갔는지

표로 작성해서 깔끔하게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는 어떤 버릇이 있는지. 곧 그 버릇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세세한 것까지 그녀의 전기를 써내려간다.

이사벨의 어렸을 적 사진뿐만 아니라

그녀와 사귀었던 남자들의 사진까지...

이건 소설이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의 에쎄이였다.

 

 

그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알고자 하는 의지는 줄어든다는 역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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