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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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내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게 해줄 사람

내가 읽어 주는 시와 짧은 글들을 들어 줄 사람

내 숨결을 냄새 맡고. 내게 얘기해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나를 두 팔로 껴안고 이불을 잡아당겨 줄 사람

등을 문질러 주고 얼굴에 입맞춰 줄 사람

잘 자라는 인사와 잘 잤느냐는 인사를 나눌 사람

아침에 내 꿈에 대해 묻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해 줄 사람

내 이마를 만지고 내 다리를 휘감아 줄 사람

편안한 잠 끝에 나를 깨워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람

 

-내가 원하는 것

-자디아 에쿤다요(수혈 중 에이즈 감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 엮음

-2005. 08. 31. WED. PM 11:36

 

잠언 시집.

내가 좀 더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도록 도와줄 아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 손이 갔던 책.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지만 난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내 옆에는 이렇게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는다.

난 아직 가능성이 있기에.

정작 무서운건.

내가 늙어서 저런 말을 중얼거리고 있을까봐.

후회하고. 한숨짓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까봐.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그 10년 젊은 지금 현재.

한껏 사랑하고. 한껏 목숨걸고. 한껏 춤을 춰야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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