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사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읽는다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한다 해도 잊어버린다.

 

"이 세상은 살인자들로 득실대고 있소.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놓고

그 사람을 쉽사리 잊어버리는 사람들 말이오.

누군가를 잊어버린다는 것.

그게 뭘 의미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소?

 

-살인자의 건강법-아멜리 노통브

-2005. 08. 20. SAT. PM 8:21

 

아멜리 노통.

이 여자의 소설은 '오후 네 시'에서 처음 접했었다.

정말 미친듯이 책장을 넘기게 되는 그녀의 소설.

이런 그녀의 매력이 그녀를 어린 나이에도

'아멜리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유명하게 만들었나보다.

사실. 그녀의 소설은 큰 움직임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소설도 단지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에 걸린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를 인터뷰하는 과정이

이 소설 전개의 유일한 무대니까.

그러나 그 하나의 무대에서 우리는

분노와 스릴과 공포와 지루함과 동정과 웃음을 모두 맛볼 수 있다.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가 두 달 뒤에 사망할 거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자 전세계의 기자들이 너도나도 팔순의 노작가와

단독 인터뷰를 하겠노라고 나섰다.

노작가는 분명 대단한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그의 인터뷰는

처음에는 이 책의 주인공이 단지 '문학'인 것처럼 보인다.

이 과정에서 타슈는 책을 읽지도 않고 인터뷰 한답시고

달려드는 네명의 기자들을 잔인한 언변으로 '죽여'버린다

그러나 다섯번째 기자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부터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한다.

그것도 작가가 그렇게 증오하는 암컷작가로부터...

그 암컷(여성)작가는 미완성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이 갖고 있는

비밀을 밝혀내려 함으로써 추리소설의 성격을 갖게되고

타슈가 제 입으로 그의 살인을 자백하게 만든다.

 

"그들이 사랑이라 일컫는 것보다 더 비루한 것은 없소.

그들이 사랑이라 일컫는 게 뭔지 아시오?

웬 불쌍한 여자를 데려다가

노예로, 임산부로, 추물로 만드는 것이오

바로 이것이 나와 같은 성별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자들이

사랑이라 일컫는 것이란 말이오"

 

'영원한 어린 시절을 위한 건강법'을 만들어

하루 2시간씩만 자고 버섯만 먹으며

프레텍스타 타슈와 레오폴딘은

그렇게 어른이 되지 않기위해 자신들의 몸을 자라지 않도록

학대시켜갔다.

그러나 축복받아야 할 레오폴딘의 첫 월경은

그들에게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었으며

타슈의 손이 레오폴딘의 목을 졸라 죽임으로써

자궁이 존재하지 않는. 추잡하지 않는.

여자가 아닌 영원한 소녀로 남게된다.

 

그 암컷기자에 의해

프레텍스타 타슈 자신도 목이 졸져 죽임을 당하는 반전까지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멜리노통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