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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문을 열다 - 코스모피아 천문대장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별 이야기
이세영 지음 / 계명사 / 2012년 6월
평점 :
밤하늘의 아름다운 세계를 상상하며 책을 펼치긴 했으나 푹푹찌는 더위는 이 상상의 나래와 감흥마저 반감시키고 말았다. 심기일전하며 펼쳐든 책은 낯선 용어와 이론적인면을 무시할 수 없기에 중학교 물상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나열하기 시작했다.
허나 한장 한장 넘길수록 코스모피아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방문했던 여행자들과의 여담, 그리고 무엇보다 별에 얽힌 내용의 전설이나 책을 이용한 인용문들이 한층 더 구미를 자극하며 읽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천문대장님의 들어가는 서두에 코스모피아의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14년이란 세월을 지켜낸 그 인내와 용기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계절별 별이야기 중에 부모와 아이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처음 방문한 곳의 썰렁한 분위기에 냉담했던 엄마가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의 반응에 오히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 부족에 반성했다는. 적은 수의 아이를 낳는 요즘 부모들에겐 잠자리, 주변 시설이 아이의 관심사보다 더 신경쓰이는 요소가 되어 버렸다. 내가 그러고 있던 터라 뜨끔하기도 하고 조금 부족하더라고 무엇이 주가 되는지 그 주요소가 아이의 호기심에 큰 역활을 했다면 그걸로 만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말로만 듣던 별자리나 외계인이 살지도 모른다는 화성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일까? 요즘은 영화에서도 천문학적 지식이 이용되나보다.
'코리올리의 원리'를 이용한 장면을 이야기하는데 나 같아도 모르고 그냥 넘겼을 부분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명을 이야기하는 부분을 보면서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양은 우주를 논의하기는 하나 보다 추상적인 개념으로 접근했고 서양인들은 눈에 보이는 과학적 사실에 의해서만 논의되고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그런지 서양이 천문학 쪽은 훨씬 더 발전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고리를 달고 있는 토성, 학교다닐 당시만해도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 이름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외었었는데 어느순간 명왕성이 행성에서 사라진 이야기.
명왕성의 퇴출 이유는 첫째, 태양 주위를 돌아야 하고 둘째, 구의 형태를 갖추어야 하며 셋째, 자기 궤도에서 중심적인 역활을 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76년간 유지해오던 행성 지위를 박탈당했다 한다. 웬지 생명이 없음에도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작위적으로 빼버린 것 같아 씁쓸하고 불운아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반가운 이름 핼리 혜성. 어린 나이에 핼리 혜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 기억엔 남아 있는데 대체 언제적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았는데 1986년에 왔었던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생때였으니 선생님과 방송에서 연속해서 들었음이라. 꼬리를 날리며 끝없이 떨어지는 찬란한 별똥별의 모습!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류는 새로운 것에 갈망하고 또는 그 세계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었다고 믿었던 그때부터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끝없는 탐구의 정신으로 우주를 개척한 과학자들과 천문학자들로 인해 우주의 끝없는 세계를 발견하고 미지의 그것과 조우하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이 작은 공간에 존재하는 나는 우주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그런건 다른 나라 이야기고 현실에 안주하며 넓은 세계를 보는 시야를 가지지 못한다. 큰 그릇은 못되는 모양이다. 과학의 발달은 분명 윤택한 생활과 진실을 보는 안목은 가져다 주었으나 달나라의 토끼를 앗아갔고 밤하늘의 나만이 느끼는 별들의 모습을 바꿔 놓았다.
이 책을 덮으며 코스모피아를 얼른 검색해보았다. 아직 정상화가 안된 듯 했으나 가족들과 찾아가 그 멋진 천문대장님을 만날 그 날을 기대해 본다.